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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린 푸른 달이 하늘에서 모든 것을 관조하며,


"아.... 하아... 하..."


바닥으로 떨어지는 이슬비와 함께 울분을 토하며 눈물을 흘리는 한 소년이 있었다.


피와 시체로 범벅된 바닥은 뇌수와 내장들로 진창을 완성시키고 있었으며 썩어 부패해버린 살점에 등에가 붙어 그들의 죽음을 허용하는 그 사이.


성스러운 영역이라도 되는 듯 소년과 그의 팔에 머리를 기댄 채로 쓰러져 있는 한 하얀, 순백의 소녀가 이 피의 안개와 비에 따라 흘러내리는 피가 접근하지 못했다.


아니.


아니지....


내가 그 것을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나라는 책임감 없는 작가가.


이 이야기는 아주 여름날에 피는 아리따운 장미와도 같았으며,


"....아...하...하.. 아아아아!!!!!"


지금 현재, 그의 울분과 절규에 의해 끝을 내어버린 한 비극적인 이야기다.


나는.


나는.. 


그에게 어떻게 해야 사과할 수 있을까.


진흙이 되어버린 바닥에 그녀를 눕히고 쉴새없이 자살충동을 느끼는 그에게 어떻게 해야...


"...이건... 아냐.. 이건 조작됬어."


미안하다.


이 활자라는 매개체가 제발.. 그에게 전해져야만..


이 면벌부라는 것이, 나의 나태와 태만, 탐욕, 오만으로 만들어진 그 결과물...


그 괴물이 되어버린 한 소년에게 사죄를 부디 해야만 했다.


그 소년이 받지 않더라도 나는 사과해야만 했다...


그에게 전율했고 그와 모든 행동을 같이 한것도 나였으며.


그가 몬스터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절망감, 사람을 죽이고 느낀 애절함.


그리고.. 그녀를 만났을 때 그가 느낀 3월의 벛꽃이 핀 고혹적인 봄, 밀려오는 따스한 바람에 가슴이 간질거리는 그 마음을...


오로지 나만 그를 이해 할 수 있었으니까...


"..."


허황되며 허무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그저 그는 눈에 생기를 잃은 채 허공을 응시 했으며...


나는 그에게...


적어도 그에게 사과를 해야만 했기에..


그렇기에.


나는 인과율이라는 법칙을 붕괴시켰다.


"...아... 멸망한... 제국의 망나니가 되었습니다...?"


그의 각광에 새로운 파란 빛이 보였으며, 부디 나는 그를 구원해 주고 싶었다.


그렇게 제 4의 벽은 처참히 조각나며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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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