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를 덮고 먼지투성이 봄비는

마음에 노크하는 마지막 양심.

 

한밤에 태양빛을 한껏 머금은

오만한 달빛은 마치 비웃듯이-

 

노력의 결과는 부러워 하면서

실천은 못하는 불쌍한 중생아

 

100년전에 살았던 어떤 시인이

스스로 한탄하며 말하길: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시조차 어렵게 쓰고있는 시인의

자조섞인 벼락치기 성적은 침전하고

 

노력과 긴장이란 하나도 없이

노트를 펼치는 슬프도록 어리석음

 

먼지투성이 봄비란 마지막 양심의

노크에 답하는 의지의 박약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