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로


더이상 커피는 문향보다 못했고

담배는 향이 나질않아 캡슐만 골라

뻐끔뻐끔 입안에 굴리고 있노라면


그대 오면 이제야 좀 어른스러보인달까

칭찬이나 던지려나 뒤돌아보고


그댈 닮아가 우묵하게 패여버린

두눈은 피로와 슬픔만을 담아 

깊숙히 흘러내렸소.


그날의 붉은 입술을 추억하듯

창백해져만가는 피부는 

피부 외의 모든 살갗을

피보다도 붉게 만들었고


그 날 이후로 나는 


연기 너머 자취를 쫓고

처음으로 어두운 골목을 돌고

새파란 블루쓰에 취해 쓰러져도 보고


내게 남은 건

달콤한 비엔나가 아닌

독하디 독한

아이리쉬가 되어버렸소


순정한 포크쏭 담긴

통기타 즈려밟고

오오 DJ


맑은 소리 LP

더이상 들리지 않소

요란한 나이트의

디스코만 들려올 뿐이오

그 너머 슬픈 블루-쓰만이


기억하시오?

당신이 뺏어가버린

젊은 청년을 기억하시오?


기억하시오?

꽃피기 전 불타버린

젊은 청년을 기억하시오?


오오 나의 데카당트여


이제는 잿더미 밖에 

남지 않은 폐인이

지금 보이시오?


그렇다면 다만 나는 

정당한 채권자가 아니겠소,

자 이제 주시오


내 달콤함과

내 향기들과

내 꽃다발을


내놓으시오


그 날 가져가버린

내 절반을 어서


내놓으란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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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너머 블루쓰 3부작

1. 흩어지는 연기너머

2. 피어오르는 과거 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