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지역이었다.  동부 지역은 병사들이 설치지 않는 시골이었기 때문에 반드는 이곳으로 향했다. 반드는 예전과 같이 움직이는게 힘들었다. 독이 더 이상 퍼지지 않게 다리를 잘라냈기 때문이었다.

 

 몇날 며칠의 밤도 지나고 여러 해가 지났다. 병사들의 기세는 몰랐지만 반드가 알고 있던 건 하나 뿐이었다. 그 아이가 12살이 되었다는 것. 

 아이는  장작불 앞에서 껑충껑충 뛰어 놀았다.

 "에드. 장작불 앞에서 놀지 마랬지."

 "네...."

 에드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반드 곁에 앉았다. 에드는 반드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반드가 구운 물고기 구이를 손에 잡고 에드는 맛있게 먹었다. 이때 반드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에드. 정의가 뭔지 아나?"

 "약자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아버님이 말씀해주셨지 않았습니까?"

 "그래 맞다. 잘 기억하고 있구나. 나도 예전에 약자를 구하는 일을 했었단다. 이 다리도 그 때문에 이리 된거지."

 "얘기해주세요."

 에드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옛날 나쁜 사람에게 쫓기는 한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갓난아기까지 있었지. 난 아기는 지켜 냈지만, 여자는 지켜내지못했다. 그 여자가 바로.."

 반드는 멈칫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쨋든 결론은 너도 정의로운 사람이 되라는 거지."

 반드는 에드에게 어머니에 대한 고백을 하려 했으나 용기가 안나 실패했다. 이때 에드가 말했다.

 "정의로운 사람... 네. 근데 물어볼 게 있어요. 혹시 그 아기가 전가요?"

 "아..아니다. 너를 만난건 후의 일이다."

 "그럴 리가 없어요. 다리가 그때 다쳤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싸웠다는 말이잖아요."

 에드는 생각보다 똘똘했다.

 "그래. 그 아기는 너다. 지켜내지 못한 여인은 너의 진짜 어머니이지."

 "그럴 줄 알았어요."

 "알았다니?"

 "애초에 우린 얼굴부터가 다르잖아요. 10살 때부터 알고는 있었어요."

 "그랬군. 내가 미안하다."

 "괜찮아요. 어차피 키워준 건 아버님이시니까요."

 그때 갑자기 멀리서 여러 명의 발 소리가 들렸다.

 "병사들이야!"

 반드와 에드는 얼른 도망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이미 늦고 말았다. 병사들은 다리가 없는 반드부터 갈고리로 사로잡았다.

 "대장님 그냥 반신불수 노인 같습니다."

 "그래,  그럼 죽여. 저 꼬마도 같이. 방해되니까."

 반드는 마지막 호통을 내질렀다.

 "에드,  도망가!"

 에드는 눈물을 머금고 반대쪽으로 전력질주했다.

 때마침 숲이 있어 몸을 숨겼다.

 병사들이 간 것은 느끼고, 에드는 다시 그곳에 가보았다.

 그곳에 있던 건 싸늘하게 식어버린 반드의 시체뿐이었다. 

 에드는 눈물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