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이름을 영원히 저주할것이요

나는 너의 죽음을 영원히 축복하리라


월,일,시,분,초. 이런걸 보통 시간을 제는 단위다. 우리가 왜 시간을 제는가?. 그것은 낮과 밤이 바뀌고, 지구가 돌고 그에 따라 우리의 상태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 만약 낮과 밤이 존재하지 않고, 전혀 돌지 않고, 늙지도 않고 배고파지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시간이라는게 존재할까?. 이 아무것도 없는 백색공간에서 오랫동안 있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초라도 세면서 얼마나 시간이 지나고 있는지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기억이 안난다. 귀찮아졌다. 애초에 시간을 잰다고 해서 바뀌는게 있을까?.


애초에 내가 왜 이런곳에 있는거지?.


"아 맞다. 나 쓰러졌지"


그말을 한 순간 누워있던 내 눈에 보인건 새하얀 공허가 아닌 낮선 천장이였다. 몸을 일으켜서 주변을 둘러봤다. 장식을 보아하니깐 델포이 회의 건물인것같았다.


그래. 내가 쓰러진 이유는 그 망할 델포이 회의때문이였다. 받아들이기 힘든 정보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워진것이였다. 생각해보라. 내가 이곳에 전생했는데 그것때문에 원래 세계가 아예 멸망했다. 내 가족도, 만나지 않게 되었지만 알고있는 친구들도. 전부 다.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가 고작 어떤 개같은 새끼들의 이익을 위한것이였다. 근데 정작 나는 이세계물의 주인공들마냥 강한 힘을 지니지도 않았다. 내가 현재 다루는 이 힘은 오로지 차원도서관에 노력한 결과였다. 그것도 대마법사인 사이키 선생님 덕분에 백색공간 기준으로 30년밖에 안걸렸으니 망정이지, 아니였으면 족히 500년은 걸렸을것이다. 


근데 시발 아직도 부족하다. 이런데 왜 내가 불려나온거냐고. 대체 왜


"깨어났는가?. 신..승우? "


들어본적 없는 목소리에 순간 고개를 돌렸다. 보라색 눈에 장교복을 걸친 자였다. 특히 그 안광과 옷차림에 맞지 않은 젊은 외형은 그가 마법인이라는것을 알려줬다.


그리고 난 이 자가 누군지 모른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데 함부로 들어와서 미안하네. 내가 좀 급해서"


"너 누구야"


"아. 소개부터 하지. 난 이런 사람일세"


갑자기 명함을 주길레 난 자연스럽게 두손 모아서 받았다. 마치 이런것에 익숙한것처럼 말이다. 명함에는 [차원 연합 칠성 함대 대제독 카라스]라 적혀 있었다. 칠성함대. 들어본적은 있었다. 느슨한 연합체를 이루는 차원연합에서 통합된 군사력을 지닌 두개의 집단중 하나.


이를 이끄는것이 칠성함대 대제독이라고 들었다.


"이렇게나 높으신 분이 왜 이런곳에 온겁니까? "


"설명하자면 꽤 길지. 어쩌면 예언의 장난질일수도 있고"


뭔놈의 말을 시발 알아듣게 해야지. 순간 속으로 품던 말이 입밖으로 조금 드러난것같았다. 대제독의 얼굴이 참 오묘했다.


"..오랜만에 욕을 듣는군. 상대에게 욕을 내뱉고 나서, 검이 날아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진 않을거라 믿는다네"


"아니 시발 나 환잔데?.욕좀 내뱉었다고 환자한테 검을 휘두르는거야!? "


"뭐 그것말고도 명분은 충분하지만"


내목에 날아오던 칼날이 순간 멈췄다.


"아무래도 방해꾼이 온것같군"


나는 조심스럽게 대제독의 뒤를 봤다. 사이키였다. 그가  손으로 카라스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마치 철판을 격파하려는것처럼 말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그의 손은 충분히 사람 목을 날려버릴수 있다는것이였다. 그것도 매우 정교하게


"차원연합 대제독이 대마법사의 제자의 목에 칼을 들이밀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있다는 소리는 들어본적 없다만. 조용히 거두고 조용히 나가는게 이로울것이야"


"법칙의 마법사 사이키. 그 현실조작마법이 전개되기 전에, 내 검이 너의 목을 떨어뜨리지 않을거란 보장이 있나? "


"보장이 아니라 확신이다. 이 거리에서 너가 무슨짓을 하든 모두 상쇄된다. 그것이 내가 이곳에서 정한 법칙이다.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한, 너가 할수있는 모든 종류의 공격이 물거품이 될것이다. 내가 지금 여기서 너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한 너의 모든 검술은 흐트러질것이다. 그러니 나가라"


사이키의 주변에 검붉은색 전격이 튀기 시작했다.


"오 그래?. 너의 그 현실조작 마법을 너무 맹신하는군. 하지만 자네도 알잖나. 현실조작 마법도 엄연히 한계가 있다는걸"


"그래. 느껴지는군. 이 주변에 위치를 예측할수 없는 영력들이 느껴진다. 내가 관측할수있는 범위 밖에서 공격하려는거겠지"


사이키의 주변에 검붉은색 조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반투명한 베리어가 주변에 형성되었다.


"그럼 방어하면 그만이다. "


"...쯧"


순간 대제독이 빠르게 발도하며 사이키를 향해 검을 날렸다. 사이키는 손에 부가되는 모든 저항을 차단하여 빠르게 타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순간 보라빛의 까마귀들이 창문을 깨고 사이키와 부딪혔다. 베리어는 없었다. 대제독은 바로 사이키의 한쪽 팔을 자르고는 그의 목에 검을 댔다.


"현실조작 마법은 고도의 컨트롤이 필요한 마법이지. 발동중에는 다른 종류의 마법을 사용하는게 불가능해. 너는 그걸 알기때문에 현실조작 마법을 사용하는동안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격투술을 연마했지. 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대응책이 있다고"


"..아무래도 내가 실수를 했나 보군. 처음부터 벽을 부수고 널 밖으로 내던져야 했어"


"날 내던질수는 있고?. 뭐 가능하겠지만, 어차피 지나간 일인데 뭘 탓하겠"


순간 카라스의 눈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눈의 혈관들이 낙뢰처럼 내려치는게 보였다. 그와 동시에 카라스의 관점이 뒤틀린 색으로 뒤덮이고 있었다.


"이게...무..슨..? "


"[뒤틀린 예술가의 관점]. 약빨고 그려지는 아티스트의 그림에 영감을 받은 마법이야. "


순간 그림자속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순백의, 하지만 혈흔묻은 로브를 걸친, 붉은눈을 하고있는 백발의 소녀. 백야의 마법사 녹스였다. 그녀의 눈동자 역시 핏줄들이 낙뢰처럼 내려치고있었다.


"보통 이 마법을 쓸땐 난 이렇게 말해. '너의 색은 무슨 색일까? '. 아 너무 오글거려. 근데 못참지. 아 이제와서 말하네. 녹스 등장~. 너님을 아주 좆으로 만들어줄려고 왔단다~ "


"허...백야의 마법사...정신을 미쳐버리게 만드는 백야의 마법을 완성시키기 위해... 자기자신도 미쳐버린 정신나간 마법사라고 들었는데... 완전 또라이잖아.."


"네 네 정신공격에 취약한 개돼지씨는 shut up mouse 하시고요. 난 관심있는 남자 따로있으니까 가만히 계시길"


녹스는 쓰러져있는 사이키를 부축해줬다.


"어떻게 알아채고 온거야..? "


"여기 계속 있었는데? "


"아니 그럼 왜 안나온거야... "


"우리 사이키 팔 한쪽 잘리고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모습 보고 싶어서? "


아무렇지도 않게 해맑게 웃으면서 말하는 녹스에 사이키는 헛웃음을 쳤다. 원래 이런사람이니. 그래도 이런 사람이 아군이라는게 참 든든한것이였다. 녹스는 승우를 봤다.


"여어 오하요 승우쨩~. 비명속에서 죽고싶지 않으면 후다닥 일어서서 후다닥 튀라고~. 아 근데 다리는 멀쩡해?. 아니다 그전에 머리를 걱정해야겠구나"


만나기만 하면 바로 미친년이라고 부르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매우 든든했다.


"근데 얼굴색이 안좋네. 오늘 한발 뺐어?. 니 고자는 아니잖아?. 아침마다 하는거 아니였어? "


방금 한말 취소다. 그냥 미친년이다.


"그래서... 우리 사이키 팔 한쪽 날린 우리 친구분께서는 하실 말이라도 있는지? "


녹스가 백야의 빛으로 이루어진 검을 꺼내들었다.


"대답하지 않으면 죽일거임. 아 참고로 죽이는것도 종류가 있는데 어떻게 죽여줄까?. 수십번 내려쳐줄까?. 아니면 망나니 스타일로 물 뿌리면서 단칼에 죽여줄까?. 혹시 단두대 필요해? "


"말 많군.. 난 아직 죽고싶지 않다. 그러니 말하지. 그 전에 이 망할 마법부터 해제해"


"음?. 남자가 말대꾸를 하네?.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미소녀가 마법을 걸어줬으면 감사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


"녹스. 마법을 풀어줘"


사이키가 일어서고는 내 상태를 살피면서 말했다.


"진심이야?. 너 이녀석한테 당할뻔했어? "


"알잖아. 나 한번 당하면 어떻게 하는지"


녹스가 흡사 어느 인터넷 밈속 개구리의 얼굴처럼 표정짓더니 마법진을 없엤다. 카라스의 눈에서 흐르던 피가 멈췄다.


"하. 영적으로 뒤지는줄 알았네. 여기 혹시..물..있는가? "


"아 잠깐만. 기다려보셔"


난 일어서서 생수병을 건내줬다. 분명히 날 죽이려고 했는데 아무런 분노도 없었다. 최근에 있었던 여러 일 때문에 이런일에 익숙해진것같았다. 그냥 왜 날 죽이려 했는지 이유라도 듣고 싶었다.카라스는 생수병을 비우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방금 널 죽이려 했는데 아무렇지도 않나보군"


"뭐. 죽을뻔한 일이 많았으니까. 왜 이지랄을 한건지는 들어보고싶거든"


"좋아. 단도직입적으로 예기하지"


카라스가 정모를 벗어던지고 눈을 부릅뜨고 말하였다.


"네놈이 아리아의 여제님의 옥체를 건드셨지? "


아리아의 뭐?


'아리아의 여제!? '


순간 두명의 대마법사가 거의 동시에 큰목소리로 말하였다. 마치 엄청난걸 본것마냥 말이다.


"그게 정녕 사실인가 대제독!?. 아리아의 여제의 옥체에 균열이 생겼다고!? "


"아니 애초에 그사람 다칠수있어??. 야 승우 너 존나 약하잖아! "


"아니 시발 그게 누군데 이난리입니까?. 설명이라도 해주라고"


"그분은"


카라스가 입을 열었다.


"아리아 대륙에서 가장 존귀하고 위대한 지도자다. 대현자 판타지의 선택을 받아 아리아의 통치자가 되신분이란 말이다"


대현자 판타지?


"뭐야. 그사람도 대현자 판타지랑 연관되어있는거야?. "


"그래. 너같이 나약하게 짝이없는 자가 상처입히기에는 너무나도 드높은 존재란 말이다. 헌데 너가 그분에게 상처를 입혔지. 그것도 꿈속에서!. 대체 무슨 방법을 사용한거지? "


"..대제독. 승우한테는 꿈속에서 현실에 영향을 끼칠수있는 힘같은건 없다. "


"아니. 법칙의 마법사여. 여제께선 분명히 신승우. 이자의 이름을 불렀다"


"꿈속이라고 했었지?. 꿈이라는 공간은 시간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 어쩌면 꿈속에서 여제를 해한건 미래의 신승우일지도 몰라.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못믿겠으면 너희 브로켄의 혈족이 지닌 영혼랜즈로 확인해보게. 승우에게 그정도의 힘이 있는지"


카라스는 한숨 내쉬고 안광을 바꿨다. 이내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는 다시 정모를 머리에 씌웠다.


"내가. 아무래도 실수를 한것같군. 목숨을 해하려했던 무례는 용서해주게. 이번일은 내 언젠가 값을 치르지"


"아 뭐. 어쩌다가 미래에 그쪽 임금님 상처입히게되는진 모르지만, 혹시 모르잖습니까"


미래는 언제나 바뀌는법이다.


"그래. 맞는말이지. 하지만 이걸 어쩐담.. "


카라스의 얼굴이 사색에 빠졌다.


"무슨일인가? "


"어..플래그 세우진 말고..? "


사이키와 녹스가 번갈아가며 물어보자 카라스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사실. 저자와의 일때문에 아리아에서 나만 온게 아닌것같거든"


"..뭐? "


"what the fuc-"


그순간 벽이 완전히 부서지면서 돌먼지들이 병실을 휘몰아쳤다. 그리고..


아 시발. 아무래도 내 팔이 무언가에 붙잡힌것같다.


"이런식으로 만나게 될줄은 몰랐군"


먼지가 걷히자 난 부서진 벽 밖에 솟아난 거대한 성체 형태의 골렘을 볼수 있었다. 얼굴의 입 부분에는 포곽형태로 대포들이 나와있었고, 머리에는 초대형 발리스타가 달려있었다. 왼쪽 팔에는 손 대신 거대한 크리스탈이 박혀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무기들이 이 병실을 조준하고 있었다.


"아리아 카스트룸과 골렘성의 호국경이자 수도방위사령관. 캐슬이라고 한다. 신승우. 너는 이제부터 나와 같이 아리아의 여제를 알현하러 갈것이다"


"아니 그 꿈속에 그거 지금의 나 아니라고"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건 너가 여제님을 알현해야 한다는거다. "


"젠장.. 녹스! "


"오키도키!. "


백야의 마법사가 순백의 빛구체를 하늘에 띄웠다. 


"흑주"


그리 말하고는 손가락을 튕기자 빛 구체가 사라짐과 동시에 주변의 모든 빛들이 사라졌다. 아무것도없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사이키는 자세를 잡았다.


"호접"


이라 말하며 사이키는 성체를 발로 크게 내리찍었다. 현실조작의 마력이 적용된 공격에 의해 성체가 크게 뒤틀렸다.


"1번,2번 포곽. 과부화 상태에서 고폭탄 비조준 발사. 크리스탈 장치. 흑마법 역장 가동및 반 마력 조명탄 사출. 발리스타는 조명탄 사출후 흑주 종료 즉시 조준사격 실행"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거상의 어깨갑주형태의 성루에서 대포들이 무차별적으로 발포했다. 갑작스러운 화망에 두 대마법사들이 일시적으로 거리를 벌렸다. 이후 조명탄에 의해 흑주가 걷히자 발리스타는 대마법사들을 조준하고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탄을 날렸다.


"어림없다! "


백야의 마법사에게 날아오던 탄을 사이키가 손으로 잡고는 그대로 부러뜨렸다. 이후 백야가 뒤에서 마법진을 전개하더니 그 위에 백색 태양이 떠올랐다. 거상은 갑자기 오른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으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 요새는 자아가 없는데.. "


"없으면 만들어야지~. 설마 정신계 마법이 무생물한테 무력하다고 생각한거야? "


백야의 마법사가 춤추듯이 회전하자 요새의 벽돌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춤사위가 너무 아름다워보여서일수도 있다. 물론 그 다음에는 바로 피눈물을 흘리며 검을 휘둘렀지만 말이다.


"방력탑! "


호국경이 크게 외쳤다. 그러자 땅에서 테슬라 코일처럼 생긴것이 솟아나더니 전깃줄을 대마법사들에게 내뿜기 시작했다.


"뭐야..이거 마력이 흡수되는거야..? "


"칫..승우! "


순간 사이키가 얼마 남지 않은 마력을 이용해 승우를 꺼내고는 보호막을 둘러줬다. 이후 방력탑의 전원이 꺼짐과 동시에 대마법사의 마력이 모두 소진되었다.


"구해내긴했군. 하지만 마력을 다 소진했을거다"


"대체...목적이 뭐지? "


"신승우. 그가 가진 힘을 이용해 아리아의 국력을 더욱 높일것이다. 전생자의 힘으로 말이다"


전생자?. 갑자기 웬 전생자?


"모른다는 표정 짓지 마라. 난 이번 델포이 회의때 비밀리에 참가했다. 너가 전생자라는 존재인것도, 그 전생자라는자들이 매우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것도. 다 알고있다"


"..너 회의 제대로 안들었냐?. 난 그 전생자의 힘이 없다고. "


"아니면 발현이 늦는걸수도 있지. 그렇지 않고서야 꿈속에서 여제님을 해할수 없을테니. 너같이 평범하기짝이없는 자가 여제님의 옥체에 손상을 입힐수 있는 방법은 딱 그것뿐이다"


"아까부터 자꾸 여제님 여제님 하는데, 시발 그럴꺼면 본인이 직접 오든가 왜 부하를 시키고 지랄이야. "


"여제께서는 존귀하시기-"


"존귀는 시발 얼어죽을 존귀하면 다냐?. 그렇게 존귀하고 위대한 사람이 고작 나한테 상처를 입어?. 니들 여제 머리가 어떻게 된거냐? "


"거기까지"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승우는 고개를 돌렸다. 다시 정모를 머리에 쓰고 칼을 뽑은 카라스였다.


"너가 여제님을 욕하는건 도무지 못보겠다"


"아니 시발 너도- "


"욕하는건 내몫이야"


...내가 뭘 들은거지?


"카스트룸의 호국경 캐슬. 요즘 여제께서 참 지랄맞지 않나?. 분명히 내가 가서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을, 그것도 호국경을 보내다니 말이야"


"넌 임무를 실패했잖아 카라스. 그럴경우를 대비해서 내가 온것이야"


"아 그렇다면 존귀하고 위대하신 여제께서 흑암장벽의 관문을 관리하는 브로켄의 대공을 믿지 못하는건가?. 요즘 여제께서 밖으로 안나가시니 의심암귀에 빠지신것같군. 안그런가? "


"..지금 이게 뭐하는짓이지? "


카라스의 영혼에서 검은색 까마귀들이 빠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까마귀들이 일제히 캐슬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했다.


"내가 확인차 이곳에 왔다. 지금의 신승우는 여제께 위협이 되지 않아. 그렇다고 언제 바뀔지도 모르는 미래때문에 아직 척도 지지 않은 자를 죽이기에는 뭣하지"


"여제의 명을 거역하겠다는건가? "


"이번만큼은"


카라스가 웃으면서 말했다.


"좆까라그래."


순간 카스트룸의 첨탑이 카라스를 가격했다. 갑자기 솟아난 탑에 의해 카라스는 하늘높이 띄워졌다. 그와동시에 호국경을 중심으로 지상에서부터 고딕양식의 첨탑들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 모양새가 매우 날카로워서 카라스조차 기겁한듯 보였다. 순식간에 전개된 대건축. 그것이 카스트룸 혈족의 능력이였다.


"네놈을 위한 새장을 만들어주마. 그리고 그곳에 같힌 상태로 여제님을 알현하게 만들어주마. 새장속에 같힌 날개찢긴 알바트로스처럼 처량하고 비참한 꼴로 만들어주마 네놈의 심장은 프로메테우스처럼 쪼아질것이고 네놈의 날개는 이카루스처럼 녹아내릴것이며 네놈의 목숨은 헥토르처럼 크게 될것이다. 그리고 네놈의 백성과 자손들은 모두 로키의 자식들처럼 비참해질것이다. "


"그 새장을 쓸 일은 없을것같다만"


순간 강력한 벼락이 하늘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윽고 뇌정이 가라앉자 이번에는 불타는 유황비가 내려왔다. 캐슬은 빠르게 지붕을 띄웠고 카라스는 에너지체 사이로 몸을 숨겼다.


사이키, 녹스도 마력을 다시 회복하여 보호막을 펼쳤다. 당연히 나는 건물 안에 있기때문에 안전했다. 아니, 어쩌면 사이키가 그것도 모자라서 방어진까지 씌워준걸지도 모른다. 유황비가 멈추자 나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하늘에는 백발의 소녀가 백발의 옷을 입은체 백색의 여섯날개를 달고 불타는 검을 들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평범한 사람은 전설속 천사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그녀가 누군지 알고있었다.


그녀는 내가 이번 델포이 회의때 만난 레베의 동생. 젠이였다. 인도자 제1위. 고등의회의 모든 신들의 힘을 제약없이 받아들일수있는 자.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얼굴은 그 어떤생물의 것보다도 무미건조하고 무념했다. 마치 눈앞에 아무것도 없다는듯한 얼굴이였다. 순간 그 얼굴을 보자 몸이 굳었다.


대마법사 둘이랑 싸울때도, 이해할수없는 괴물들한테 쫒겨다녔음에도, 아리아라는 땅에서 온 강자들한테 죽을뻔해도, 나는 딱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들 모두 분노하고, 웃고, 능청을 떨고, 적의를 내비치기 때문에. 즉 그들역시 나처럼 불안정해질수있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하늘위의 소녀는 달랐다. 그건 사람이 아니였다. 금속보다도 차갑고, 화약보다도 위험했다. 병기였다. 병기와도 같았다.


그것이 인도자의 본래 모습이였다.


"이곳은 델포이 회의입니다"


소녀가 입을 열었다.


"초대되지 않은 손님은 물론이거와 초대된 손님도 정숙해야하는곳입니다. 신성한 행성에서 소동을 피우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아니, 나는 아리아의 호국경으로써 저자를 아리아로 대려가야한다"


호국경 캐슬이 입을 열었다. 그러자 인도자의 여섯날개의 눈이 뜨고, 불타는 검의 불꽃이 더욱 활활 탔다.


"불허합니다. 이분은 이제 인도자들의 관리자입니다. 고로 이분의 신변보호 역시 저의 임무입니다. "


소녀의 뒤에서 거대한 잔상이 나타났다. 어째서인진 모르지만 분명 저 모습을 인터넷 뒤지다가 찾아봤을것이다. 눈달린 바퀴들이 서로 교차하는, 어째서 성경에서 '두려워 하지 말라'라고 말하는지 알수있을정도로 경외스럽고 무서운 모습이였다. 천사인데도 말이다.


소녀가 조용히 무언가를 읇기 시작했다.


"성 알렉산드르 1세여. 야훼께서 보호하심을 함께 기도해주시고 그분의 권능을 물로 하여금 내려주길 기도해주소서"


그러자 하늘에서 조그만한 물방울들이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그 물방울들이 일제히 호국경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 범위에 카라스도 있었기에 역시나 검은색 에너지체 사이에 몸을 숨기려 했다.


"이게 정녕 무슨일인가"


에너지체들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성체들도 모두 물방울이 닿자마자 가루로 바스라지기 시작했으며 호국경역시 조금 맞았을 뿐인데도 주저앉았다.


"그건 성수입니다. 어둠의 신을 섬기는 존재에게는 더없이 어울리는것. 힘을 쓰실수 없을겁니다"


"쯧. 난 이제 너의 주인과 적대하지 않는데?. 좀 풀어주지 그러나? "


"신승우씨의 허가가 내려진다면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카라스는 간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뭐. 날 봐서 뭐. 난 고개를 돌렸다. 어이없게 무너져내리는 카라스의 얼굴이 참 재밌었다.


"두분의 신변을 마법연맹으로 인도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오ㅃ.. 인도자 레베가 대기중입니다. 순순히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멈춰라"


그순간 그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그리고 건물 아래에 있는, 도시를 돌아다니는, 혹은 지금 일어난 상황을 멀리서 보고있는, 혹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오고잇는 이들 전부가 멈춰섰다. 단순히 말 한마디만으로


"...사이키. 이거 느낌이 왠지.. "


"그래.. 승우, 조심하거라"


"딱봐도 엄청 위험한거같긴 한데..방금 뭐가 일어난겁니까? "


"언령이다"


언령. 들어본적은 있었다. 말에 담긴 힘. 단순히 그 단어를 말하는것만으로 그 힘이 작동되는 마법. 하지만 내가 책에서 본게 맞다면 현재 언령을 사용할수있는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들었다.


"인도자 젠이라고 했나? "


카라스가 짜증섞인 웃음을 내며 말했다.


"움직일수있다면 준비나 하거라. 곧 이단심문관이 온다"


"키르세"


또다시 말이 울리고, 이번에는 홀로 회전하는 4개의 화염검이 인도자를 향해 날아왔다. 인도자는 방금전의 언령이 일어났음에도 가뿐히 몸을 움직였다. 목표를 잃은 화염검들은 건물 벽에 박힌채 계속 회전하며 그 단단한 벽을 어떻게든 뚧으려 하고 있었다.


"대공 카라스. 수문을 지키는 아리아의 충신이 방금전에 여제께 쌍욕을 퍼부었음. 이건 죄목에 들어갈만하네"


젋은 목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왔다. 이제보니 아까 그 천사의 잔상은 반으로 갈라진 상태였다. 그것을 퇴치한건 아무래도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젊은 아리아 혈족인일것이다. 그는 불타는 화염검 4개를 주변에 불러오고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호국경. 노력하긴 했으나 임무에서 실패했군. 결국 내가 나서게 되었잖나. 우리 대주교님 체면을 좀 봐주게"


"너가 여기 왔다는건... "


"그렇다네. 너희들의 신변을 소환하기 위함이지"


"언제부터 여기 온거지? "


사이키가 입을 열었다. 그는 이미 전투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건 녹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만. 무기를 거두지 않으면 그대들의 손이 거꾸로 뒤집힐것이다"


젊은 아리아 혈족이 메아리 섞인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러자 사이키는 마법진을 거뒀다. 자기도 모르게


"넌 또 누구냐. "


난 말했다.


"음..너가 그놈이군?. 여제님에게 한방 먹인 녀석이"


"아 그러니까 그거 내가 아니라고"


"알고있어.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


"묻는말에나 대답해"


"그래. 아리아 의회의 참석자. 대주교를 따르는 니켈의 이단심문관. 어둠의 신의 입을 빌릴수있는자. 그러한 호칭들로 불리우는 내 이름은 산티 베케트라고 하네. "


화염검들이 마치 방금전에 나타난 잔상과 비슷한 형태로 교차하고 있었다. 그가 표현하는 인사법인듯 싶었다.


"지금 이자리에서, 그대를 당장 끌고가 여제님과 만나게 하고 싶지만"


이단심문관의 눈이 차가워졌다. 그 대상은 브로켄의 대공을 향하고 있었다.


"지금 여제의 백성들을 소환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니. 이 둘만 대리고 물러나고 싶다네"


그러고는 거절한다면 다 태워버리겠다는듯이 화염검들을 우리들에게 겨누고는 불꽃을 키웠다. 차가웠던 눈이 희열감에 찬 눈으로 변했다. 그 눈을 보니 알것같다. 이녀석 내가 알고있는 대중적인 이단심문관이랑 다를게 없구나. 왜 난 미친것들이랑 자꾸 엮이는걸까.


"그... 젠?. 그녀석들 풀어줄래? "


내가 입을 열었다. 이번 델포이 회의로 인해 내가 그녀석들의 관리자가 되었으니 내 말을 들어줄것이다.


"알겠습니다"


그 어떤 항명도 없이 바로 성수를 기화시켰다. 호국경은 부유석에 세워진 성체를 건설하고는 그 위에 올라탔다.


"이단심문관. 저자를 반드시 대려가야한다. 여제의 뜻이다"


"이만 물러나라는 뜻도 여제의 뜻이다만? "


호국경의 얼굴이 변했다. 


"여제께서 철회하셨단 말인가? "


"아마 충성스러운 제후가 타국의 감옥에서 창자 스프나 먹는걸 바라지 않아서겠지?. 숟가락이 아깝나이다 호국경이시여 "


그러고는 이단심문관은 카라스를 염력으로 들었다. 그 역시 끌고가려 한것이였다.


그리고 그때였다. 밝은 하늘에 별자리가 그려진 때가. 순간 그 누구도 이단심문관의 팔이 불타면서 절단되는걸 예상하진 못했을것이다.


"저 마법은 설마"


사이키는 무언가를 안다는듯이 말했다. 그러고는 뒤를 돌아봤다. 문은 열려있었고 그 앞에는 검은색 로브를 걸친 자가 서있었다. 그 로브에는 은하수와 별자리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별의 마법사 매즈였다.


"매즈. 언제 오신겁니까"


사이키가 존댓말을 사용했다. 별의 마법사 매즈는 사이키가 유일하게 존대하는 사람이였다. 심지어 그 둘이 같은 동기였음에도 말이다.


"언제 온거를 묻는것보단, 왜 이제 온건지를 묻는게 더 나을거라고 생각한단다.. 사이키. 저..이단심문관이라 불리는 아이가 이 주변에 장막을 친것같구나. 지금 현재 다른 마법사들이 장막을 모두 제거하는중이란다. "


"이거.이거.이거. 신기하군"


이단심문관이 희열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게 누구신가. 별의 마법사. 콘스텔라의 가주. 노바의 그림자. 그러한 호칭들로 불려지는 매즈 콘스텔라 아니신가. 근데 여긴 어쩐일로? "


"카라스. 그러니까 브로켄의 대공은 내 친구라네. 우리쪽에서 해결하고 싶은데. 허락해줄수 있나? "


카라스는 말없이 침묵하고 있었다. 


"오. 내가 그 부탁을 들어줘야 하는 이유가 뭐지? "


"왜냐하면 이 부탁 다음에는 협박따윈 없을테니까"


순식간에 델포이의 하늘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늘위에 너무나도 밝은 은하수가 펼쳐졌다. 하늘위에 별들이 떠오르자 별의 마법사의 주변에도 별자리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눈에는 이미 은하수가 떠다니고 있었다.


"이건 사실상 협박이 아닌가"


"미안하네. 내가 부탁을 잘 못한다네"


"..뭐. 좋다. 가져가라"


브로켄의 대공이 던져졌다. 당연히 매즈는 움직이지도 않은채 별자리들로 대공을 받았다.


"그리고, 방금전에 한말. 사실인가? "


"신승우라는 자가 여제의 옥체를 해하였다는 말이라면. 맞다네. 왜? "


"애탄해줄수밖에 없겠구나"


별의 마법사는 조용히 눈을 감고는 말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 미래가 변할 가능성이 완전히 바스라졌으니까"


이단심문관의 눈빛이 순간 싸늘해졌다.


"갑시다 호국경. 더이상 이 지저분한 세계에 있기 싫구려"


그 말과 함께 그들은 갑자기 사라졌다. 그와동시에 하늘이 크게 요동치더니 원래 색으로 변했다. 이제보니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동안 하늘은 온통 보라색이였었다.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었다.


"끝나네"


난 힘겹게 말했다. 그리고 문 너머에 누군가 또 걸어왔다. 생긴게 딱봐도 북쪽 야만족같은, 근데 피부색은 창백하고 흰자가 검은색에 검은자가 푸른색인 사람이였다.


"별의 마법사. 장막이 방금전에 모두 사라졌다. 그새끼들은? "


"모두 물러났습니다 서리늑대. 어비스의 샤먼들에게 다시한번 감사할따름입니다"


"하하하!. 나한테 감사하지 말고 니 제자놈한테 감사하지 그러냐. 보아하니 고등의회의 신들도 다들 아우성이더군. 그래서, 그새끼들은 왜 여기 쳐들어왔데? "


"아마 저때문인거같은데요? "


난 조용히 손을 들고는 말했다. 그러자 그 우락부락한 전사가 가까이 달려오고는 내 얼굴을 유심히 살펴봤다.


"오. 알아볼수 있겠군. 너가 그 신승우구나!. 전생자라면서? "


"네. 힘없는 전생자죠. 익숙해졌어요"


이젠 내가 유명인사가 된것같다. 참나 분명 전생에서는 이렇게 유명하진 않았을것이다. 안좋은 의미로


"호라이즌 이 개자식. 이런 약골새끼한테 인도자 지휘권을 준다고?. 차라리 마렐 그 자식이 더 낫지! "


"아 약골새끼라서 죄송합니다만, 님은 얼마나 쳐 잘났길레 그렇게 지랄입니까? "


순간 내 입을 틀어막았다. 아니 시발 나 뭐라 말한거냐


"...방금한말 취소다"


순간 그의 웃음이 사라지고는 등에 찬 검 하나를 꺼내들었다. 아니 시발 무슨 검날 전체가 얼음이였다. 근데 델포이 행성은 생각보다 더운 행성인데 이 얼음검은 녹기는 커녕 주변의 온도를 낮추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는 검을 휘두르려는것같았다. 난 순간 눈을 감았다. 한 5초 지나고 다시 눈을 뜨니, 검은 내 앞에 박혀있었다.


"너 그거 가져라. "


"네? "


"호라이즌 이새끼. 사람 잘 뽑았네. 역시 성질머리 더러운 놈이 최고지. 난 먼저 간다"


그러고는 이 높은 건물을 뛰어내렸다. 아니 진짜로. 분명히 여기 엄청 높은데 부서진 벽을 넘어서 그냥 뛰어내렸다. 근데 이 검 어떻게 하지?


"방금 그인간 누굽니까? "


"현 어비스의 대추장"


별의 마법사가 말했다.


"그게 뭐하는 인간인데요? "


"마법의 현자중 한명이라네"


또 엮이는 사람이 생겼다.


시발


"승우. 그 검 손대지 말게"


내가 검을 집으려 하자 사이키가 말했다. 손톱만 닿았을뿐인데도 그 냉기가 뼈져리게 느껴졌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검이라고 생각해서 집으려고 했지만 전혀 아니였다. 얼음이 아니라 겨울 그 자체로 만들어진 검이였다. 그렇기에 녹지 않고 주변의 온도를 낮출수 있는것이였다. 근데 사이키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고는 그대로 차원틈세 사이로 넣었다.


"어비스 사면들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검일세. 마력에 능숙하지 않으면 얼음마력에 의해 사용자가 침식되지. 충분히 훈련을 하고 그때 사용하게. 그동안 내가 보관하고 있겠네"


"사이키의 말이 맞단다. 어비스의 백성들은 모두 죽은자들의 자손들이지. 그들의 힘을 다루려면 적어도 독자적인 마법진을 만들줄 아는 경지에 올라야된단다. "


두 대마법사가 번갈아가며 설명을 한다. 근데 그걸 다 알아듣는 나도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백색공간에서 몇년동안 뼈빠지게 수행해서 그런걸까.


"승우"


뒤에서 누군가 날 불렀다. 레베랑 젠이였다. 


"레베?. 너 대기중이지 않았냐? "


"아 그게... 저 카라스라는 분은 별의 마법사씨께서 직접 인도하시겠다고 해서요. 저희는 승우씨를 대려가야돼요"


"대려가?. 어디로? "


인도자 레베의 얼굴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인도자 젠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뭐야. 왜"


"너무 늦는거 아닌가? "


순간 하늘에서 누군가 내려왔다. 신이였다. 영락없는 신의 모습이였다. 날개는 불사조의 날개를 하고있었다.


"아. 그게 이거 설명을 하기가 좀 번거롭거든요?. "


"그런가?. 뭐 걱정마라. 그냥 얼굴보려고 부른것뿐이니"


"누굽니까? "


난 힘빠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오늘 너무 많은 이들을 만났다. 이젠 좀 끝내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였다.


"아무래도 지친듯하군. 장황하게 설명하는것보다는 본론만 예기하는게 좋겠구나. 내 이름은 케이아스. 고등의회가 위치해있는 셀레스티얼의 관리자라네. 센터행성의 천신이기도 하고. 다름이 아니라 자네를 우리 셀레스티얼에 초대하고 싶다네"


"거절합니다"


"거절이 너무 빠르잖나"


"안돼요. 못해, 돌아가. 나 오늘 쉬고싶다고"


"신의 명령을 거절하는건가? "


천신의 날개가 더욱 타올랐다. 불 불 그놈의 불을 대체 몇번이나 보는걸까.


"신이고 뭐고 쉬고싶다고요. 오늘 내가 델포이 회의에서 온갖 못볼꼴 다 봤는데 신이라면 좀 자비라도 내려주면 안됩니까? "


"흠.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군"


"두려워할필요 있나요?. 신보다 무서운것들 천진데"


"맞는말이네. 그럼 부탁이라도 하나 할수 있겠나? "


천신이 깃털 하나를 건내줬다.


"이게 뭔데요? "


"나의 사념. 나의 메세지. 이것을 도서관의 대현자께 전해주게"


뭐야 그냥 심부름이잖아. 이런건 나 말고 다른사람 시키ㅁ...


"잠깐. 대현자요? "


"그래"


"무슨 대현자? "


"도서관의 대현자면 당연히 명의 대현자 아니겠나? "


대현자 판타지. 그를 만날수 있다고?.


"사이키?. 갑시다"


"뭐?. 갑자기... "


나는 깃털을 잡고는 말했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이건 못참지"


***


스테인글라스에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거대한 도서관 방에서, 한 소녀가 신문을 읽고있다. 그 신문에서는 델포이에서 일어난 일들이 적혀있었다.


"소피아. 대체 무엇이 그리 급한걸까요"


소녀는 조용히 말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천신에게 부탁했던 내용을 떠올렸다. 어떤 유적에 대한 조사. 그 결과를 깃털을 통해 전해줄것이였다.


물론 소녀는 알지 못했다. 그걸 전달해주는 사람이 누군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