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2화 


호흡이 가빠졌다. 눈앞이 공포로 흐리다.


뭔데 뭐야 뭐냐고!!! 그 노인은 일어나려는 날 지긋이 누르고 소름끼치는 웃음을 짓더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난 태어나서 이가 그렇게 사포로 문댄 것 마냥 날카로운 사람을 본적이 없었고 고기가 중간중간 끼어 있는 무시무시한 치열을 보자 내 신경들이 이곳에 처음 온날처럼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젠장 여태 너무 비현실적인 일만 겪다가 사람 보니 너무 풀어졌나? 아니 생전 처음 보는 외국인인데 난 왜 그렇게 안심한거지!? 한국도 아닌데!?? 납치? 노동착취? 설마 식인종인가?!? 아니야! 만약 그랬으면 오두막 오기전에 좆됬겠지! 그럼 진짜로 뭐지?!? 맞서야 하나? 아니 그 덩치를 보고도!!?? 으어어어 위액 올라온다아아아!!!


온갖 불길한 생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 신경을 짓눌렀다.


이대로 가다간 아무것도 못하고 또 기절할거 같았기에 난 그 거인이 없는 틈을 타 도망치기로 맘먹었다. 


나는 문을 열고 주변을 잔뜩 경계하며 최대한 조용히 오두막에서 나왔다.


그 뒤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냥 미친듯이 뛰었다. 


한참을 가서 오두막이 안보이고 호흡이 정상 궤도로 돌아오자 나는 그제서야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주변엔 아직 새벽 특유의 푸르스름한 어둠이 깔려 있었고 난 기아 트럭만한 멧돼지가 나오는 숲속에 혼자 있다는 사실을. 


역시 염병할 패닉은 살아남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군...이젠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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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저장창고에서 고개를 숙이고 뒤적거리는데 작은 동물이 부스럭 대는 듯한 소리가 들려 뒤돌아 봤다.


그 인간이 발작을 하며 숲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 허약해보이고 심신이 불안정해 보이는 작은 친구를 혼자 냅두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가끔 만나는 사냥꾼들과 달리 마음도 신체도 더 나약했는데 그걸 간과하다니.


난 서둘러 활과 화살을 챙긴 뒤 돌도끼를 쥔채 그를 뒤쫓아갔다. 그가 아직 살아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