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네온은 상점에서 둘러보던 중 밖에서 비명 소리를 들었다. 네온은 놀라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좀도둑이 소매치기를 한 것이었다. 그 도둑을 잡기 위해서 네온은 재빠르게 도망가는 길을 향해 달려갔다. 그 도둑은 생각보다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어디서 숨어야 하는 지 알고 있어서 추격에 실패했다고 느낀 네온은 또 한번 도둑의 모습이 보이고 훔친 금품을 가지고 뭐 하는지 미행을 했다. 그런데 성 밖으로 나가더니 빈민촌으로 보이는 마을에 갔다.


"저 도둑은 왜 그 쪽으로 가는 거지? 그냥 훔친 걸로 뭐든 할 건데."


미심쩍은 네온은 빈민촌에 있는 작은 골목길까지 따라갔다. 그런데 거기는 도적이랑 밀거래를 한 것으로 보이는 현장을 목격한다.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뒤를 돌았지만 이미 들킨 상황이었다. 이미 누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기했다가 머리를 순식간에 내리쳐서 네온을 끌고 갔다. 그 시각에 린은 잠재력을 일깨울 만큼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병사가 매그너트 왕에게 보고를 한다. 네온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매그너트 왕은 린에게 알리지 말고 우리의 힘으로 네온을 데리고 오는 것이다. 그렇지만 도적들은 외계세력의 침입에 의해 날이 갈수록 잔인한 방식이 발전했다. 쉽게 네온을 줄리가 없겠지만 자금을 대준다면 없었던 일로 가능하기에 최종적 결정이 내려졌다. 이 소식을 몰래 들은 린은 도적들이 밀거래하는 곳인 빈민촌 골목길을 몰래 나섰다.


"도적들한테 돈을 내준다고 해도 그들을 어찌 믿겠어? 나 스스로 네온을 찾을 거야."


그렇게 린은 위험한 곳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잠입도 아니고 계획도 아닌 무력으로 밀고 나간다. 그 곳에는 역시 도적들이 네온을 인질로 잡고 있었다. 그 모습에 눈이 보이지 않았던 린은 분노로 지켜 세운 마법을 분출하게 된다. 물론 뒤늦게 오던 병사들까지 무심히 바라보기만 했다. 낌새가 좋지 않았던 도적들은 도망가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버린다. 물론 네온도 그 분노의 마법에 휩쓸리게 된다. 네온을 구하고자 했지만 그 곳에는 잿더미 뿐이었다.


"네온? 어디 있어요? 대답해보세요!"


"콜록..콜록..."


"여기 있었군요. 어서 나가요."


"그것보다..우리 사고를 친 것 같은데..맞죠?"


병사들도 죽음을 면치 못해 당하게 되고 그나마 네온도 조금 다쳤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게 된다. 매그너트 왕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보고를 하자니 당연히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거다. 차라리 도망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만 이 모든 결정과 책임은 린에게 맡긴다.


"하아..그냥 좋게 풀면 됐잖아요. 왜 그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한 거에요.."


"죄송해요. 단지 구하고 싶단 마음이 앞서서.."


"일단 왕이 알면 안되니까 도망을 가든지 아니면 거짓말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진실을 알려주면 우린 살아남지 못해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머릿속이 복잡해서."


"이게 회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상황을 보세요. 저만 빼고 전부다 죽었는데 그것도 빈민촌 골목길에서 병사들이 하찮게 죽었다고 생각하면 이 빈민촌 모든 사람들이 낙인 찍힐 거에요. 그래도 이해가 안돼요?"


"그만하세요. 저도 아니까. 그리고 제가 그리 무서우면 같이 다니지 말아요. 그럼 당신도 편하고 저도 편하잖아요."


"그 말이 아니잖아요. 어찌 사람이.."


"그만! 너희 둘 얘기 다 들었다. 내 병사들을 죽인 게 사실인가? 이 잿더미 속에서 너희 둘만 살아남았고?"


매그너트 왕이 직접 이 자리에 찾아왔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요점은 자기 병사들이 죽었다는 거다. 린과 네온은 왕이 직접 본 이상은 피로 물들여진 처벌을 피 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매그너트 왕은 뜻밖의 처벌을 내렸다. 린과 네온을 영구 추방이 내려졌다. 물론 외계 세력 사태를 해결하면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서로에게 찢어지는 상처의 말을 남긴 채 일행을 포기하게 된다.


"이제 해결 됐겠지? 그러니 싸우지 말고 이 일을 해결 할 때 까지 내 왕국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마라. 내가 이 정도로 봐줄 수 있는 최상의 처벌이니까."


"안 그러셔도 되요. 우린 이제 더 이상 다니지 않을테니까."


"잠시만요 린, 우리 얘기 안 끝났어요."


"저 같은 방랑자인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 그리고 저는 애초에 혼자 다니려고 한 건데 당신이 따라온 거잖아요. 이제 안 그래도 된 다고요."


린은 이제 그 왕국도 사이가 좋았던 것도 모두 순식간에 틀어지고 말았다. 굳은 의지를 가진 린은 동료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다시 외로운 모험을 떠났다. 그런다고 해도 상황이 나아질 건 없었다. 이런 상황에 블로토는 콰르투르의 명령에 따라 마법의 원천을 추출하기 위해 지상에 내려오게 된다. 사실상 총공격이었다. 


"제군들이여. 드디어 우리가 마법의 원천을 추출할 방법을 찾았다. 지금이 기회다. 모든 인간들을 없애거나 노예로 만들어라.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 어떤 신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그들의 사기는 대단했다. 마치 인간들이 외계인의 손바닥 안에 있는 것처럼 앞으로 점령하는 데에 시간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한편 린은 네온을 버리고 혼자서 해결 하기로 했다. 지체하지 못하는 강력한 힘이 누구에겐 위협이 된다는 것을. 망연자실 하면서 길 가다가 울고 있는 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뭘 어찌했다는 건지.."


그런데 갑자기 거대한 함선을 이끌고 온 블로토는 매그너트의 도시를 공격했다. 안에는 비명 소리가 린의 거리까지 들려왔다. 네온은 아직 거기에 있었고 차마 모른 척 지나가고 싶었지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 그러지 못했다. 할 수 없이 그녀는 자신이 살았던 곳의 악몽이 재현이 되고 있었다.


"뭐지? 어서 막아야해."


급하게 달려오고 있지만 도시는 쑥대밭으로 변했다. 저항하는 일부 마법사들은 그런 끔찍한 죽음을 내몰리고 있었다. 린은 자발적으로 보이는 외계 세력들을 하나 둘 없애고 있었다. 그리고 매그너트 왕에게 곧장 찾아갔다. 그러나 매그너트 왕은 도시에 없었고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알고 있기도 전에 끌려갔거나 죽었겠지만.


"네온. 네온!!"


문득 생각난 것은 바로 네온이었다. 한바퀴를 돌던 그때 네온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그는 이미 피를 엄청 흘리고 있었다. 린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천천히 다가가면 피를 토하는 네온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네온은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마지막 부탁이자 죽기 전의 유언을 남긴다.


"미안해요...쿨럭..지켜주지...못해서.."


"다 제 잘못이에요. 후회하고 있지만 그래봤자 달라지는 건 없겠죠."


"우리의 인류를...부탁해요..절대로...죽으면..안돼요."


"어쩌다가 이렇게...흐흑..."


"멋진 모험이었어요..당신과 함께 했던 모험은...최고였어요.."


"아직 죽으면 안돼요. 적어도 모두를 구해야 하는데 당신마저 죽으면.."


"저는 그저 이 모험 이야기의 일부인 셈이죠..쿨럭...당신은 무조건....살아남아서...복수를..."


"네온...네온!!!!"


네온은 이제 숨을 더 이상 쉬지 않았다. 린은 함께 앉아 네온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눈을 감으며 상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상상을 줄곧 이어왔지만 대신 그녀는 인내심과 두려움을 잃어버렸다. 


"알겠어요. 저는 무조건 살아 남아서 이 망할 것들을 없애버릴 거에요. 언젠가 다시 만나길 빌어요."


눈물을 머금고 다시 일어난 린은 눈을 뜨자 앞에 나타난 자가 린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인간 주제에. 대단하기 짝이 없군. 나도 인간이었다면 눈물이 날 터인데."


"네가 우두머리냐? 도대체 우리들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두고 보면 알겠지. 그나저나 네가 이 인류 중 가장 강한 존재인가?"


"그게 무슨 소리야? 뭐가 강하다는 거야?"


"거짓말은 필요 없다. 너도 한낱 인간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하찮은 종족은 사라지는 게 맞지. 죽음으로 나를 만족해라!"


블로토는 방패와 검을 들었다. 확실히 순수 고대 문명의 힘이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 날 수 없는 린은 다시 한번 지팡이를 들었다.


"오늘이 네 제삿날인 줄 알아라. 쓰레기 같은 놈."


"그래. 그래야지. 인간이여. 그대의 힘을 보여줘라. 싸울 맛이 날 것 같군."


네온의 이미 죽은 몸을 놔두고 서로를 향해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여기서 물러 날 수 없는 린과 종족의 몰락을 무시할수 없는 블로토의 대결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