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간암으로 투병중에 있습니다

현재 날것의 감각을 글로 남기고싶어 쓴 글입니다

글재주가 없어 수려한 글은 아닙니다만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1.

오후 열두시

목에 힘을 잔뜩 준다

힘을 풀어버리면,

힘이 풀려버리면,

 아래놓인 낫에 베일것같기에


2.

어두운굴백오십보,뒤에비친광휘

병신의눈은멀어버렸다

병의살갖은타들어가거라


3.

순백색 깃털의 조류떼가 나의 몸을 감싼다

 날개들로 성큼 야윈 몸을 집어들겠지

백리를 날아 침상에 뉘인 나의 

 한번 깜짝할새 조류떼는 온데간데 없이

백의입은 의사만이  곁에 고요히 남아


4.

예술인도 아니건만 펜을 움켜쥔다

유언아닌 유작을 남기고자..


5.

나의 두손으로 씻기던 어린아이는

서류가 한뼘어치 쌓일만큼 훌쩍 자라나

나의 썩어가는 육신의 구석구석

죽은 피부가 골에서 떨어질것처럼 닦아낸다

그의 눈에선 마른 눈물이 흘러

감각 잃은  허벅지에 떨어진다


6.

추한 시를 쓰는 나는 추한 시인인가

시인은 아니요 가당치도 않다

아마 추한 인간어쩌면 추한 유기체

추한 꼴과 비견되는  빨린 백색 환자복

이는 나를 사센치즈음  추하게 만들었다


7.

사람으로 붐비는 광장

오색빛으로 장식된 놀이기구 수점

 가운데 고요히  

녹아내릴듯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백색 통로에 고요히  

이내 감은적 없는 눈꺼풀을 들어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