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가로막는 유리벽을 머리로 내려쳐

 곳의 계절이 꼬박 두번하고도 반을 지나가도록

그는  그리해왔다


그의 아범은 그를 정신병자라 불렀고

그의 친구는 그를 혁명가라 불렀으며

그의 아내는 그를 모험가라 불렀다


유리벽에 실금을 내고 한달이 흐른 

유리벽은 산산히 조각나-


그의 아범은 체념했고

그의 친구는 열광했으며

그의 아내는 그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집에 돌아온 나는 먼저 조각난 유리를 쓸어담고

카펫까지 낭자한 탁액을 마른 행주를 닦아낸 뒤에야

4구의 말라죽은 금붕어를 집어 변기물에 내리곤

짧게 명복을 빌 수 있었다



어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