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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새학기



재희여기여기!”


 무슨 새벽부터 불러내고 그르냐.. 자야대


얌마너는 내가 고용한 피고용인이야고용인 말을  들어야 돈을 받을  있는거다!”


그런거냐?”


그렇지..”


 그나저나 뭔데 말도 안하고 오라고만 한거야.”


우선 들어가자.”


편의점 알바가 끝나자마자 소헤이녀석이 불러대는 바람에 터덜터덜 학교로 향한 나는 그녀석을 보자마자 틱틱 쏘아댔다소헤이는 대수롭지않다는  나를 이끌고 그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진과 현상실로 나를 데리고 갔다.


이것좀 봐봐라..”


여태 여기서 뭐했냐..”


소헤이는 가볍고 변태녀석이지만 사진에는 진심이었다 안어울린다 생각이 들었지만 그가 찍는 사진을 보면 의구심은사라지고 다시 보이기까지 했다사진실력을  좋은곳에 쓰지 않았으면 아마 도촬범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나쁜길로 빠지지 않도록 인도해야겠다 싶었다.


 이거 보라고.”


뭔데 이게..”


어두운 인화실에서 그가 나에게 보여준것은 내가 얼마전 그의 소개로 갔던 뒷산 공원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니가 전에 헛소리같은걸 해서 내가 직접 가봤지근데 여기 이거!”


뭔데?”


니가 그랬잖아 비석 같은거 있었다고



여기저기 사진 담다가 찍은건데 봐봐라..”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자내가 말했듯이 조각들 사이에 비석이 보이는듯 했고  옆에 사람이  있었다 사람의 형채는 검은  머리를 흩날리며 비석에  손을 얹은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뒷모습이어서 얼굴은 옆얼굴만 살짝 보일뿐 자세히 보이진 않는다.


뭐냐다른 모델도 구한거야?”


아냐 임마우연히 찍힌거라고..”


…”


그제서야 나는 그곳에서 봤던 미스테리한 소녀를 떠올렸다.


그래서 아이는 누군데?”


 뭔가 기분이 묘해서 멍하니 바라보는데 내쪽을 보더니 갑자기 가버려서..”


안쫓아갔어?”


정신 차리고 따라가는데 어찌나 빠르게 뛰어가는지 벌써 저만치 사라지고 없더라.”


궁금증이 더해간다 소녀가 편의점앞의 소녀인지는 알지 못한다아직 아무것도 모른다그리고 나는 비석에 쓰여있던이름을 생각해냈다.


혹시에리카..라는 사람 알아?”


에리카..? ..글쎄..외국인은 아니지?”


아냐여기 살던 사람 같은데..”


“….모르겠는걸웬만한 여자들은  알고 있는데 말야.”


지랄하네…”


어쨌든니가 말한대로 오묘한 분위기이긴 하다나도 오랜만에 가봐서 그런가..예전엔 안그랬던거 같은데..”


..그래서 이게 다냐?”


?“


이런거면 나중에 불러도 되잖냐


 그럴까 했는데 사진 현상하다가  으스스해서 말야 


한마디로 무서웠다는거네!”


아니라고는 못하겠다아무도 없으니..”


선배!!!”


순간 누군가 들어오는  하더니 소헤이의 등을  덮치며 소리를 지른다.


으아아악!!”


무심하던  조차 깜짝 놀랄만큼 갑작스럽고 발랄한 목소리였다소헤이 녀석은 아니나다를까 바닥에 엎어져 부들거리며머리를 감싸쥐다가 목소리의 정체가 누구인지 눈치챘는지 벌떡일어나  여자아이의 멱살을 잡는 시늉을 한다.


 이좌쉭누구 죽는꼴 보고싶어서 그르냐!”


아하하하하하하  선배 이런걸로 죽음 어떡해요 남자가!”


죽는건 내가 아니라 너다!!”


꺄아아아하하하하하


새벽부터 다들 기운이 넘친다갑자기 나타난 그녀는 짧은 숏커트의 밝은 갈색 머리를  귀여운 소녀였다작고 귀여운데 비해 가슴과 엉덩이는 한껏 발달한 말그대로 베이글의 정석이라   있는 소녀다.


 인사해라이쪽은  친구 신재희이름보면 알겠지만 한국에서  유학생.. 아닌가어쨌든..여기서 사는 이상한놈.”


..안녕하세요선배가 친구가 있다니..”


 안녕..나도 의아하긴 ..이녀석의 친구가 된게..”


아하하하 저는 카즈하 레미레미라고 불러주세요이번년도부터  학교 다니게  새내기 입니다 부탁드려요.”


  재희라고 불러근데 소헤이랑은..”


 이녀석어렸을때 옆집에 살던 꼬맹인데맨날 쫓아다녀서귀찮은 녀석이다 레미이시간엔 왠일이냐여긴 외부인 출입금지야!”


저도 이제 내부인인데여이렇게 이쁜 후배를  쫓으실  아니죠그리고 한살 차이밖에 안나는데 꼬맹이 꼬맹이 하지마시죠!”


머라는거야  쪼그만 녀석이..사진학과도 아니잖아 .”


꽤나 친한가까운 사이인듯 보인다.


 친한가보네..소헤이  주위의 여자들 중에 내가 모르는 사람이 있다니..”


..선배..아직도 그러고 다니는 거에요정말..정신 차리라니까..”


..돌겠네..  새벽 댓바람부터 여기와서 쫑알거리냐..”


헤헤..저희 오늘 오리엔테이션 가거든요오늘 이른 아침 출발이라..”


..오늘이냐의대 오티그나저나 시간이....”


?”


벌써 시간이 6시다오늘 오전까지 준비할  많은데 아아..”


 도와줄거 있음 말해.”


아냐아냐.. 그리고  야외 사진 촬영 가는 날짜는 2  주말이다금요일 밤에가서 일요일에 올거야괜찮지?”


그래


선배들 어디 가요나두나두 갈래요!”


니가 어딜가  공부나 


저도 주말엔 심심하단 말예요!! 저도 데려가요제발요..”


이이익


그녀가 그녀의 무기인  가슴그리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울상을 지으며 소헤이의 팔에 부비적 단다소헤이는 이런것에 약하다.


으으....대신 공부 뒤쳐지고 그런거 책임 안진다 의대가 무슨 장난인줄 알면 안돼공부는 제대로 해야지.”


알겠어요학기초라 괜찮을거에요그럼 저도 가는거에여!”


하아..우리 근데 놀러가는거 아니다공부일하러가는거야.”


네네그럼  이만 가볼게요한국 오빠도 나중에 봐요!”


어어..”


하아..”


어둡고 고요한 인화실에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다시 고요가 찾아온다


 어울리는데?”


말도안되는 소리하지마라.. 말괄량이에 고집불통에어우 지긋지긋해..”


그래도 좋아하더구만..아니 게다가 귀엽지 몸매좋지 성격 좋지뭐가 아쉬워서?”


..그래도..안돼 쟤는..”


소헤이가 어울리지 않게 정색을 하며 고개를 젓는다.


뭐야..그나저나 의외네의대라니 


그치저녀석 어렸을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만능이었다니까안그래도  하려나 싶었는데 의대라니..나도 첨엔 엄청 놀랐다 아마 성격도 싹싹해서 이쁨도 많이 받을거야.”


한마디 했는데 열마디가 돌아왔다아무래도 그냥 친한것 같지는 않은데나는 꼬투리를 잡아 놀리려다가 소헤이 녀석의진지한 눈을 보고는 이내 관둔다


그나저나 소헤이  바쁘다며?”


..맞다어쨌든 알았지연락할게.”


그랴..수고해라


소헤이 녀석도 신입 오리엔테이션 준비로 바쁜것 같았다이래봬도 실력있고  부러지는 녀석이라 사진학과에서도 어느정도 위치를 점하고 있는듯 보였다가볍긴 하지만 생긴것도 준수하고 재밌는 녀석이라 인기도 많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아직 해가 보이진 않지만 동쪽 하늘이 파랗게 물들어 있다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는  하다새벽 바람이  곳곳으로 파고들어입고있는 파카를 더욱 여미게 만든다.


우웅..왜이렇게 늦어써…”


집에 들어가 씻고 침대에 누우니 옆에 잠들어 있던 카오리가 잠이 살짝 깬채 웅얼거린다.


미안미안소헤이가 갑자기 부르는바람에..”


이시간에..?”


 별거 아냐..얼른  자요.”


우웅..”


그녀는 꾸물덕대며  품안으로 파고 들어 남은 잠을 청했고 나역시 그녀의 온기를 이불삼아 잠에 빠져든다.


…………….


한국 오빠!”


어어..? 너는..”


레미요 레미..그세 까먹었어요?”


  아냐 갑자기 당황해서..어쩐일이야?”


제가 묻고 싶은데요학교엔 어쩐일이에요?”


..”


나는 학생도 아니면서  학교엔 겁나게 들락날락 하는듯 하다관련학과 교수나 조교들은  안다치고그냥 있어도 솔직히 학생으로 보일테지만 말이다


오늘은 소헤이 녀석이 미팅  해서  알바 전까지 밥먹으며 계획을 짜보자 해서 불렀다.


 그러고보니오티는  다녀왔어?”


그럼요완전 재밌었는데잘생긴 선배들도 엄청 많구..”


흐음..그보다 의대라니 놀랐어..”


왜요날라리에 공부 못하게 생겼어요?”


아냐아냐  그런게 아니라..뭔가 의사라는 직업을 생각해보면 뭔가가 그런거 있잖아 


알아요 ㅋㅋㅋ 그래도 저같은 성격의 의사도 있을거에요그리고  소아과 지망이라..”


 그건  메리트 있겠다좋네..”


그쵸근데 한국오빤 여기 어쩐일?”


레미라는 아이는 학교  한쪽 밴치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반갑게 아는채를 하더니 자연스레  옆자리에 앉아 쉴새없이나불거린다.


  소헤이가 밥먹자고..”


저도 같이가도 돼요같이 가게 해주세요!”


..내가 정해도 되나.. 소헤이가 사는거라..”


에이  어때요같이 가요?”


 모르겠다  좀있음 소헤이 나올테니까 같이 기다려보던지..”


네에!!”


언제봐도 밝고 명랑한 아이다잠시만 같이 있어도  텐션까지 오르는듯 했다얼마  소헤이가 나오고그녀를 보더니인상이 구겨진다그리고는 절대 같이 안간다고 떼를 쓴다.


그냥 밥먹는거 아녀?”


안돼어쨌든 오늘은 절대 안돼!”


왜요 안되는데둘이 이상한짓 하려고 그러죠?”


아니거든어쨌든 오늘은 안되니까 돌아가


시러안데려가면 몰래 미행할거야!”


아놔 혼날래?”


메롱이네요!”


정신이 없다 안데려가려고 하는지는 이해가 안되어 나도 다시 그에게 물어봤다.


 안되는거냐 근데나도 궁금해서 그래..”


하아.. 정말..아니..그런게 아니라..”


혹시 ..미팅이라는게..정말 미팅 그거냐..?”


소헤이는 죄지은 녀석처럼 고개를 숙이고  눈치를 보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나는 그녀석의 뒷통수를 한대 갈기려손을 들었다가 그녀석이 움찔하는 모습이 하도 짠해서 그만 둔다.


  여친 있다고..카오리 선배가 알면 너나 나나 죽을걸.”


아니..그래서..그냥 머릿수만 채워달라고 그럴라고..”


목소리가 땅속으로 파고 드는듯 하다진상..


뭐야뭐야.. 지금  빼놓고 미팅을 하시겠다안되겠네 선배당장 갑시다거기 어디요!”


 그냥너때문에 그런거자나아놔..  어쩔  없지 셋이 밥이나 먹으러 가자..”


미팅 하려면 


정말?”


너만 나는 레미랑 옆에서 지켜봐주마.”


아하하하하하  그거 재밌겠다 ㅋㅋ가여가여


하아..  형님이 아무리 고수라도 두명은 힘들다 오늘은 포기 밥이나 먹자내가 수습은 할게저쪽에도 도와주는 애가 있어서 말야..연락하고 오마..”


그랴..”


소헤이 녀석은 잠시 떨어져 전화를 하고 오는가 싶더니 우리 앞에서 다시 어쩔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다.


 무슨일인데!”


아니....연락  여자애가나혼자라도 나오라고..”


잘된거 아냐2경험 해봐


아니 ..그쪽도 한명만 나오겠대 사진 보고 맘에 든다고만나기라도 하고싶다고..”


오오오레미야오늘 좋은 구경거리 생기겠다!”


헤헤.. 그러게요..”


그녀는 얼굴은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계속 소헤이의 눈치를 살핀다소헤이 녀석은 아는지 모르는지 뭔가 들뜬 표정으로갈팡질팡 하고 있다.


 모르겠다우선  만나러 간다나중에 보자!”


 나중에봐우리도 갈거라니까니가  산다는건 잊었냐..”


..아니 그래도 오늘은 11이라..”


누가 합석하겠대다른 테이블 앉을테니 어딘지나 안내해라ㅋㅋㅋ


아니....?”


얼른


하아..”


레미는 오늘 나랑 같이 밥먹자괜찮아?”


..좋아요소헤이 선배가..쏘는거죠?”


 됐다가자..방해나 하지마라..“


이런 상황은 언제나 재밌다소헤이도 긴장이 되는것인지 들뜬것인지 말이 많아져 가는 내내 재잘 거리고 있다단지 신경쓰이는건 반대로 조용해진 레미였다.


 먼저 들어갈테니까 니들은  이따 들어와멀리 떨어져 앉아라잉쪽팔리니께


ㅋㅋ걱정마라아주 하나하나  눈에 새겨줄테니!”


미친 ㅋㅋ간다


소헤이가 먼저 약속장소인 식당으로 들어가고 나와 레미는 입구  대기석에 앉아 잠시 시간을 때웠다


괜찮아?”


 저야 ..재밌어요 헤헤


그럼 다행이지만..”


네에.. 한국오빠는 여친 있으시댔죠?”


 학교 선배인데지금은 휴학중이래.”


아아..소헤이 선배는..”


?”


..아니에요저희 이제 들어가요!”


그러자.”


그녀의 재촉에 우리는 나란히 식당으로 들어갔다이탈리아 요리집이라..소개팅하기엔 딱인 분위기들어가며 주변을 둘러보니 소헤이녀석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여유를 부린다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못본척 애꿎은 물만 들이켰다.


띠링


핸드폰 알림음이 들려 확인하니 소헤이였다.


미팅은 괜찮은데 이건 완전히 소개팅이네이런건 약한데..’


잔뜩 긴장한듯한 그녀석쪽을 보며 입모양으로 ‘ㅈㄹ하네라고 내뱉고는 레미와 함께 한쪽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았다나는 소헤이네와 등을지고 있어 안보이지만 레미는 고개만 살짝 들면 보이는 자리였다.


엄청 긴장했네요 선배.”


그러게..녀석답지않게..”


흐음..못생긴 여자나 와라 ㅋㅋ


아하하하..우선 음식 시키자 먹을까?”


우리는 한참 메뉴를 보다가 적당한 먹을것들을 시키고 글래스 와인도 한잔씩 시켰다.


술은 괜찮아?”


  완전 잘마셔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잘마시는 사람 없드라


그런가요어쨌든 취하면 한국오빠가 책임지겠죠 .”


 알바가야되는데?”


걱정마요.”


처음만났을  부터 그녀의 친화력에 동화되어 스스럼없이 대하고 있다그녀는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도 있고  그녀만의 매력을 어필하여 사람을 끄는듯한 매력도 가지고 있었다이유야 어쨌든 그녀와는 대화하기가 편안했다.


오오 온거같아요!”


 그래어때레미 바람대로 못생겼어?”


흐음..몰라요.”


이쁜가봐?”


몰라요여우같이 생겨가지고분명 꽃뱀같은걸거에요바보 선배.”


아하하..그럼 큰일이네


저런 얼굴 좋아할 선배가 아닌데..“


그래저녀석도 취향이 있었나?”


예전에으음….아니에요..아무것도..”


그녀는 가차없이 독설을 쏟아붓고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그러면서도 소헤이네 테이블을 계속힐끔 거렸고미간을 찌푸렸다가 입술을 삐죽내밀었다가 그러면서도 살포시 웃었다가앞에서 그녀의 표정을 구경하는것만으로도 저쪽 상황이 눈에 그려졌다그녀의 귀여운 얼굴의 변화 역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하아한심해..”


소헤이 녀석  엉뚱한짓 하고 있어?”


아뇨..저쪽이 아니라..제가요..”


?”


아니..그냥이게 뭐하는건가 싶어서요 ..”


..그냥 나랑 밥먹는다고 생각하고 음식에 집중해


 그럴까봐요한국오빠   마셔도 돼요?”


괜찮겠어?”


마실래요!”


나는 스파클링 와인을 병으로 주문을 하고 그녀와 나눠 마셨다그녀는 술이 들어가 기분이 조금 좋아진건지 어느새 저쪽은 신경도 안쓰듯 나와 시간을 보내는것에 집중했다소헤이의 이야기가  이상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말예요소헤이 선배가..”


좋아하는구나많이..”


?”


저런 녀석 어디가 좋은거야너라면  좋은 사람..”


알아요근데도 그게 안돼요소헤이 선배는아빠가 없는 저에게 아빠같은 존재였거든요한살차이긴 하지만 뭔가 굉장히 오빠 같은 느낌이어서..아빠는 돌아가시거나 그런게 아니라어렸을때 이혼하셔서..”


아아..나도 비슷해..”


정말요헤헤 어쨌든굉장히 많이 챙겨주고제가 어릴때 아빠 없다고 놀림받거나 그러면 자기가  나타나서 애들 혼내주고..”


저녀석이 의왼데..? 근데 그건 좋아하는거랑 다르지 않아?”


첨엔 저도 그냥 옆집 오빠좋은 오빠착한 오빠이렇게 생각 했었는데어느순간 보니까 다른 남자애들이나 또래들이랑 놀때마다 선배 생각이 나는거에요그러면서 비교도 하고.. 보고싶어져서 무작정 보러 가고..”


..고백은..했어?”


“....고등학교때..근데..”


그랬더니 저녀석은 뭐래?”


얼버무렸죠 ..대학가면 자기같은건 눈에 안들어올거라느니.. 좋은 사람 만날거라느니..”


.. 그럴까안받아  이유가 전혀 없어보이는데..”


그쵸바보에요  선배는..”


그러게..바보네..”


더이상  3자가 말할건 아닌거 같아그녀와 식사를 즐기는데에 집중을 했다레미 녀석도 이제는 소헤이쪽엔 신경을 쓰지 않는듯 맛있게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어느덧 와인 두병을 비우고식사가 마무리 되어  무렵소헤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그렇게 둘이 분위기 내고 술까지 마시냐술값은 니가 내라 밥값만이다.’


그녀석 테이블을 돌아보니 문자를 보내놓고  상대 여자와 히히덕 거리고 있었다.


한국오빠아앙 나한테 집중 안해여!”


뭐야.. 잘마신다며..  꼬였다


아닌뒈멀쩡한뒈..”


그만 마시고 이제 일어나자저녀석이 술값 안내준대서 먼저 나가면서  달아놓을라고


아항  마시구 싶은뒈..”


미안.. 알바가야돼서..”


..맨날 나만 혼자야


그녀는 귀엽게 울상을 짓더니 고개를 숙인채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다나는 그런 그녀의 옆으로  손을 내밀어 레미를일으켜 주었다그녀는 아무말 없이 내가 내민 손을 잡더니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나를 따라나왔다적당히손을 놓고 싶었지만 어째선지 그녀는 손을  잡은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집에   있겠어?”


“…..오늘 감사했습니다.”


내가 ..괜히 온게 아닌가 싶다..”


아니에요..헤헤..정말 괜찮흐흑..흐아아앙


애써 웃어보이려는 그녀의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고였고 그녀는 그자리에 주저앉아 서럽게 울음을 터트렸다짧은 치마를 입고 있던 레미의 다리가 훤하게 드러났고 나는  외투를 벗어 그녀의 다리에 감싸준 후에 천천히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쇼핑센터 공원 밴치에 나란히 앉은 우리는 아무말이 없이 내리는 눈발을 맞고 있었다레미는 여전히 훌쩍이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괜찮아?”


..죄송해여..저두 모르게…”


나야 ..괜찮은데..”


..알바가셔야죠 괜찮으니 얼른 가세요.”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퉁퉁 부은 눈으로 나에게 애써 웃어보인다 모습이 안쓰러워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그녀가 움찔하며 놀라더니 다시 헤헤 거리며 웃어준다


얼른 가세요가셔도 돼요..저도  갈게요.”


아니 그래도어떻게 두구가냐..”


괜찮아여..  가까워요 얼른!”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손을 내민다 작고 차가운 손을 잡고 일어나니 그녀는  등을  밀며 가라고 한다.


추우니까여기 있지말고얼른 들어가 코트는 다음에 주고!”


 아니에요 가져가세요.”


말들어간다얼른 들어가!”


..오늘 감사합니다


그런 그녀를 남겨두고 편의점으로 가려는데 계속 그녀가 신경쓰인다뒤를 돌아보니 그녀는 내쪽으로 보며 손을 흔들고있었다그리고는 다시 벤치에 앉아  하니  숨을 들이키고 내쉰다.


선배난데..오늘 조금 늦을거 같아요..아냐아냐 걱정마요ㅋ  얼른 갈게..조금만 기다려아니면 미노에게 부탁하고 일찍 들어가요 알았어..이따 봐요.”


나는 카오리에게 전화를 걸어 알바시간에 조금 늦을것 같다는 양해를 구하고는 레미가 앉아있는 벤치로 다시 다가갔다.


..?”


일어나.”


괜찮다니까요..얼른 가세요..”


일어나집에 데려다줄게.. 얼어죽어.”


그녀는 다시 나를 돌려세우려다가 내가 완강한 모습을 보이자 마지못해 일어났다그리고 우리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그녀의 집은 정말 가까웠다도심에 있는 고급 멘션세련된 건물의 좋아보이는 인테리어모든것을 갖춘 주상복합이다.


.. 가깝구나..”


거봐요그렇다니깡..”


얼른 들어가서 쉬어소헤이 녀석은 내가 소식 전해줄게.. 번호 알려줄래?”


….”


번호를 교환한 나와 그녀는 잠시 어색하게 그녀의  메인 현관앞에서 우물쭈물 하고 있었다.


그럼.. 갈게..너무 걱정하지마..”


저기 한국오빠..”


?”


커피..”


?”


커피라도 하고..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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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맥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