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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원본 


내일은 우리 부모님의 기일이다. 허나 내일은 수요일이라 알바가야해서 쉬는 날인 오늘 부모님이 계시는 하늘공원(납골당)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는 중이다. 매년에 한번씩 늘 그래왔듯이. 헌데 이번에 가는 길은 운영이와 같이 가는 중이다. 주인과 노예사이지만 아무튼 이제 나와 같은 식구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이럴 듯 하다. 오늘은 내가 특별히 운영이의 차림에 더 신경을 써서 내 나름대로 더 예쁘게 입혀줬다. 상아색 세일러 미니원피스에 하얀색 프릴이 달린 니삭스와 갈색 작은 구두로. 원피스는 폭이 좁고 다리가 허벅지의 절반이 보일 정도로 짧은 것을 입혔다. 그래서 그런지 운영이의 각선미가 보여서 좋다. 심지어 속바지도 입지 않고 팬티만 입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바람이 불면 팬티가 바로 보이겠지만 다행히 이 날엔 바람이 불지 않아서 안심이었다. 심지어 니삭스도 딱 여자아이에게 어울리는 것은 신겨서 정말 딱 어린 여자아이의 귀엽고 예쁜 다리의 모범이 된 듯 하다. 아무튼 버스에서 내리고 같이 걸어가며 운영이의 다리를 보는 시간이 정말 좋았다. 

정류장에서 납골당까지 5분 정도 걸어서 도착했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가 왔을 땐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돌아가신 부모님을 누군가와 같이 맞이했다. 부모님의 유골함 둘과 두 분이 오붓하게 찍은 사진이 들어있는 칸을 보자 별 생각이 다 생겼다. 

고등학교 1학년, 밤 9시쯤에 집에 돌아왔을 때 내 폰으로 병원에서부터 연락이 왔고 전화를 받고 들려온 소식은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통해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친척집에서 돌아오시던 부모님의 차가 음주차량에 치이고는 그 음주운전한 새끼도 죽고 부모님 두분도 병원에서 명을 달리했다나 뭐래나. 참 시발... 당연히 하늘이 무너진 것 처럼 슬펐고 그때 그 사건으로 세삼 깨달은건 역시 이 세상엔 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만약 신이 있었다면 그런 사고가 나는 순간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고 설령 사고가 나더라도 적어도 우리 부모님은 죽게 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개씨발. 상상만해도 그 술처마시고 운전한 그 씨발망나니새끼의 시체를 토막내고 싶었다. 어쨌든 당연히 난 고아가 되었고 내가 20살 될 때까지는 삼촌이 날 보살펴 주었다. 삼촌은 내 기분을 업 시켜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줬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우울함은 그렇게까지 많이 나아지지는 않았고 그냥 묵묵히 아싸로 지내왔다. 그 사건으로 음주운전하다 뒤진 그 새끼의 유족들이 피해 보상금을 어느정도 주기는 했지만 물론 그런다고 돌아가신 부모님이 부활하지는 않는 건 똑같다. 내가 계속 울거나 슬퍼해도 마찬가지고. 그니까 나라도 어떻게든 살아가야지. 나라도 잘 사는것이 우리 부모님을 위한 것일테고. 그래서 지금까지 쭉 살아있다. 그럭저럭 전문대도 다니고(물론 대학에서도 아싸였지만) 불행 중 천운으로 복권당첨도 되어보고 당첨금은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 가지며 혼자서만 검소하게 살다가 지금은 노예도 얻게되어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고아라서 전시근로역(5급)으로 판정받아 군대는 안갔고. 이제 생각해보니 내 삶이 롤러코스터구만. 참으로 다이나믹하다. 소중한 부모님을 잃은 대신 적당한 재력과 사랑스러운 노예를 얻었다라... 난 운이 좋은 것인가 안 좋은 것인가......

"주인님, 주인님." 

옆에서 운영이가 불렀다. 운영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의 과거회상이 끝났고 난 운영이를 바라보았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아까부터 사진보시면서 아무 표정도 짓지 않고 계속 무섭게 가만히 쳐다보시기만 하시길래..... 죄송해요? 혹시 제가 방해한 건가요?" 

"아냐, 괜찮아. 내가 원래 여기서 이걸 보고 있으면 그냥 내 과거가 이리저리 많이 생각이 나서 그래. 너가 미안해할거 없어." 

난 웃으며 운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리고 사진 속에 아버지를 보며 말했다. 

"아버지, 오랜만이네. 여기 경치는 좋아? 뭐 좋든 안좋든 행복하면 다행이지 뭐. 아버지가 그렇게나 친구 잘 사귀라고 말했었잖아. 근데 친구는 없고 여자친구 비슷한 존재는 여기 있네? 크크" 

옆에있는 운영이를 안아주며 말했다. 운영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귀여워. 그러고는 다음으로 사진 속 엄마를 보며 말을 이었다. 

"엄마, 역시 사람일은 알다가도 모르겠네. 나 어릴때 엄마가 항상 나 안아주고 뽀뽀해주며 귀여워 해줬잖아. 그때만 해도 난 항상 어릴 줄 알았는데 이제는 내가 한 아이를 그렇게 사랑해주고 있네. 뭐 자세한 설명을 다 말하기는 좀 거시기한 내용도 있지만 암튼 우리 운영이 되게 이쁘고 귀엽지? 엄마랑 아버지한테 받은 사랑을 이제 우리 운영이에게 잘 베풀어줄게. 둘다 사랑해." 

다 말하고 나서 운영이가 우리 부모님의 사진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자리를 옆으로 비켜준 뒤 하고싶은 말 있으면 부담없이 해보라고 운영이에게 말했다. 운영이는 마침 상견례하는것 마냥 살짝 떨리면서 헛기침을 한번 한 뒤 말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주ㅇ... 아니 진혁오빠의 어머님, 아버님. 처음 뵙겠습니다. 주운영이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진혁오빠가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흐훗. 저도 이 이름이 마음에 들고요. 일단 진혁오빠를 낳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혁오빠를 주... 아니 오빠로 두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진혁오빠는 좀 무섭거나 늑대같은 면이 있어도 저를 엄청 좋아하고 사랑하고 배려를 아낌없이 해주시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제 모든것을 바치고 싶을 정도로..... 진혁오빠를 좋아해도 될까요? 전 진짜 진혁오빠를..... 좋아해요. (훌쩍) 아 죄송해요... 갑자기 슬퍼져서..... 아무튼 오랫동안 혼자셨던 진혁오빠를... 그 진혁오빠의 빈자리를.... 흑흑 제가.... 채워도 되는 건가요? 흑....." 

점점 말하면서 훌쩍이면서 울기 시작하는 운영이다. 돌아가신건 내 부모님이고 이미 예전에 돌아가셨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장례식장인것 마냥 운다. 운영이는 감수성이 풍부한 것인지 그냥 울보인 것인지 원..... 

난 뒤에서 운영이를 조심스레 껴안아 주면서 진정시켰다. 

"너같이 완벽하게 예쁘고 귀엽고 착하고 순하고 뭐든 잘해주는 아이를 우리 부모님이 거절할 일이 없잖아? 그러니까 뚝 그치자. 난 너의 웃는 얼굴을 좋아하니까. 우리 1등 노예감... 아니 1등 신부감 운영아. 오늘 같이 와줘서 고마워. 늘 사랑한다. 알겠지?" 

운영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울 줄 몰랐어요... 흑... 하지만 주인님이 그때 너무 슬퍼하셨을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그만..... 울보라서 죄송합니다..." 

"운영아, 넌 제발 쓸데없는 상황에 사과 좀 하지마..... 완전히 바보등신같아. 아무튼 이제 돌아갈까? 할일 다 한 것 같은데." 

난 백허그를 풀어주며 운영이에게 가자고 했다. 

"네, 그래요. 주인님, 손 잡고 가도 될까요?" 

"허 참 ㅋㅋ 그래, 잡아라." 

"헤헤" 

울다가 웃으면 똥꼬에 뿔난댔는데..... 조만간 운영이의 엉덩이의 구멍까지 공략해야하나..... 여러모로 죄가 많은 우리의 귀여운 노예아가씨다. 

아무튼 납골당은 잘 갔다왔고. 

납골당을 나와 버스를 타서 돌아온 뒤 이대로 집에가기엔 시간도 시간이고 뭔가 아쉬워서 운영이와 간만에 데이트를 했다. 아까처럼 운영이는 내 손올 잡고있다. 물론 운영이의 미니원피스 + 니삭스 차림은 나만 보고싶어서 주로 사람없는 골목 위주로 다녔다. 


물론 집에오면 원피스는 그냥 티셔츠로 갈아입히고 팬티는 벗겨진 채로 생활하겠지만 아무튼 지금의 패션 자체는 운영이도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라 다행이다. 이래서 운영이는 내 바비인형이기도 하다. 흐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