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2013년에 발매된 GD의 삐딱하게. 들어보셨습니까? 이 노래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 영원한건 절대 없어 '

 이 노래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엔 현대에 유행하는 전형적인 사랑 노래입니다만, 이 구절만큼은 사랑 노래에 어울리지 않는 진리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이 노래가 나왔을 시절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한 - 스스로는 성숙하다 여겼지만 지금 보면 그러한 - 나이였습니다. 그렇기에 그 당시에 이 가사를 듣고서, 지금과는 다르게 ' 영원한건 존재한다 '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후 진학을 거치며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으면서 서서히 제 가치관이 영원한건 절대 없다는, 저 구절과 궤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정확히 언제였느냐 하면, 제 가치관이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던 사건의 계기가 된 2년 9개월 전 쯤부터 시작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고입 지망을 결정하여 원서를 작성해야 했던 시기였고, 그 과정에서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친구를 따라서 지망을 결정하고 결국 친구가 고른 그 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매점이 그 학교에 있던 것도 한 몫 했고 말이죠.


 기억하시겠지만 2년 전, 2020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시작 단계에 있던 터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준의 대처가 있었습니다. 등교 개학은 계속해서 연기되었고, 6월쯤 마침내 개학한 이후엔 이 학교는 평소에 하던 것과 같이 강제적 야간자율학습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변곡점이었습니다. 평소 권위적 마인드를 가졌던 저에게도 야간자율학습은 피해가지 못했고, 저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여 정신적으로 피폐해졌습니다. -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 피폐해지며 서서히 강제에서 벗어나길 원했고, 머릿속에선 강제=권위=억압 으로 받아들여 서서히 억압과 대치되는 단어라 여긴 자유에 대해 갈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것을 저는 가장 큰 변화라 여겼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영원은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그 몇년이란 시간동안에도 가치관이 매우 극심하게 뒤바뀌고, 100년만 지나도 지금 숨을 내쉬는 모든 것들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터. 추상적이거나, 물리적이거나 모두, 영원할 수는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