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마을이장이 있는곳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기는 용사 이민. 하지만 걸어가는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아보인다. 이민은 무언가를 알아낸것인지 아님 알아서는 안될 뭔가를 봐버렸는지 굳어있는 그의 얼굴에서는 예전까지 보지 못했던 비장한 얼굴을 띄고선 마침내 이장이 있는 문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 문을 여는 소리에 이장은 열린 문쪽을 바라봤고, 그 앞에 서있는 소년의 얼굴을 바라보고선 방긋 산뜻한 미소로 답을 건냈다.



- 오! 용사님이시군요. 마침 부르려던 참이었습니다. 때마침 용사 일행분들과 초아라는 아이의 정확한 목격소식과 위치를 전달 받았답니다. 


- !


- 정말 다행이네요! 드디어 일행분들과 소녀를 만날수있어 저 또한 대단히 기쁘군요. 그럼 이 기쁜소식과 함께 목격장소가 표시된 지도를 줄테니 어서 서둘러서 가시면 되....


- 아니요. 이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 네...? 그럴 필요가 없다니 그게 무슨...?



그리고 이장의 어리둥절한 얼굴을 직시하며 약간 차분해진 얼굴과 대비해 소년의 입에서 나온 정확한 목소리가 이장의 귀를 관통했다.











“이 사건의 진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므로 이 자리에서 범인을 불러내는걸 허락해주십시오.”









대체 그 소년이 말하려하는 진실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여기까지 오는데 약 이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 7.5화. 유희비전(愉喜非全) 실종사건









난 서둘러 마을이장님이 계신다는 곳을 찾아갔다. 막 생각해낸 내 의문보다는 지금은 현재상황을 알리는게 중요하니까. 묵었던 집과 외관상 닮아보이는 건물로 들어가 긴복도를 후다닥 달려가선 끝에 보이는 방 문을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고상하게 앉아 이쪽을 바라보는 점잖게 보이는 저 할아버지가 마을이장님인것 같았다.



- 오! 용사님이시군요. 여긴 어쩐일로? 혹시?


- 아, 네. 실종 신고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제나라고 그게...


-  설마 무녀님도 같이 사라지신건가요? 이럴수가. 연달아 일행분들이 사라지시다니, 하필 우리마을에서... 마을이장으로서 정말 면목이 없군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 사과하실 필요까진 없어요;; 걔가 멋대로 행동한 거니까, 제대로 지켜주지못한 제 잘못인걸요. 



마을이장님은 자리에서 훤칠한 몸을 일으키고는 이쪽으로 다가와선 깍듯이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사과를 고했다. 왠지 이쪽이 더 미안한 기분마저 들었지만 지금은 어서 서둘러 그 셋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이장님께서 주신 실종 신고서를 받아 작성했다.



- (그러고 보니 난 제나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구나.)  


- 이정도만 쓰시면 충분합니다. 중요한건 외상착의니까요. 이제 여러 곳에다 문의해볼테니 어서 셋을 찾으러 가보십시오.


- 네, 이장님.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다 작성한 신고서를 주고 방 문을 열고 나서려고 할 때 이장님은 나를 보며 


“부디 찾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나는 그말을 듣고 고맙다는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고 서둘러 나왔다. 원래라면 마을 바깥을 둘러 볼 생각이었으나, 아까전 그 생각에 한동안 나갈까 말까 하고 우물쭈물 할때 아까전 제나에 대해 아는게 없었던 그때가 떠올라 한번 제나의 방을 수색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나는 아주머니네 집으로 돌아갔다. 이때 아주머니는 어디로 나가셨는지 아주머니의 모습이 보이지않았다. 혹시 찾으러 나가신건가? 하면서 난 2층에 오른쪽 구석에 있는 제나가 머물렀던 방을 처음으로...(이 타이밍에 그 꿈이 생각났지만 생략) 들어가 방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 생각보다 별거 없는걸? 아니 소지품이 한개도 보이지 않네. 아마도 나갈때 다 가지고 나간거겠지?



여기저기 침대밑도 살펴보고 사방팔방 뒤져봐도 딱히 도움이 될만한건 나오지않았다. 아니 없었다고 말하는게 낫겠다. 아무리 해도 없는거 같으니, 이제 그만 나가볼까... 하는 그순간, 옷장이 눈에 들어왔다.



- (옷장안에 없었긴 했는데 혹시 옷장밑에 뭔가 있는건 아닐까?)



에이 설마. 아무리 그래도 먼지 많은 옷장 밑에 누가 소지품을 숨겨두겠어. 그래도 밑져야 본전 식으로 한번 옷장 밑에 손을 넣어 보기는 했다. 



-역시 없네. 하긴 누가 여기다 뭘 넣겠


-어?


손을 휘젓다가 빼려고 하는 그순간 무언가 내손가락에 걸렸다. 끈 같은 무언가가.


-뭐가 있는데? 그것도 아주 깊숙하게...읏!



나는 있는 힘껏 손을 뻗어 낚아챌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래도 꽤나 깊숙한곳에 있는것 같아 닿을만한 막대기를 찾아보다가 차고있던 단검을 꺼내어 간신히 꺼냈다. 하지만 나도 예상치 못한 물건이 튀어나와 확 던지며 소리쳤다.



-으윽!! 왜 여기에 까만 브래지어가 나오는거야?! 아무리 그래도 계속 꿈과 매칭시키다니, 이거 누가 장난치는거지??!! 

[참고로 이 부분은 절대신 ???이 직접 생각해서 씀] 



잠깐 근데 상표가 그대로인걸 보면 새거 같은데 왜 굳이 침대 밑에 이런게 나온거지? 전에 제나가...


“여행을 떠나기전에 꼭 입고 갈려고.”


분명 그랬는데. 그럼 이미 갈아입었을텐데? 혹시 제나도 이 마을에? 크흠, 어쨌든 나왔으니까 이걸...(부끄) 됐어. 그냥 옷장에다 넣어놓자.



이렇게 된거 나머지 방도 쭉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초아의 방부터 살펴봤다. 갖갖이 인형들과 소꿉놀이 할때 쓰던 장난감들, 그리고 크레용으로 그린 그림들등 딱 어린 소녀들의 방 같았다. 딱히 건진건 없었다. 이번에는 리내의 방인가.


(두근)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려니 갑자기 가슴이 막 뛰었다. 리내의 방은 들어가본적은 없었지. 그땐 리내의 집 거실에서만 같이 있었는데....

잠깐; 왜 이부분에서 옛날 추억이 떠오르는거야;; 아무리 모두가 이 마을 안에 있다고 안심된다해도 그건 아직 확실치도 않은데, 이 상황에서 이런 시답지도 않은 잡생각이...

[이 부분 또한 절대신 ???이 고안한 부분] 



- 진정하고 얼른 방이나 들어가자.



끼익


그렇게 들어간 리내의 방안에는 딴방들보다 유달리 물건들이 많이 어질러져 있었다. 리내방은 원래 이렇게 너저분 했었나? 어쨌든 방에 있는 물건들을 한번씩 둘러봤다. 분명 주변에 널려있긴 많기는 한데 전부 마법약을 쓰다가 남은 빈병들 같은건가? 처음보는 이세계 물건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거같았다. 그다음은 옷장. 열어보니 옷들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짐을 혼자서? 그렇게 옷들도 뒤적거리다가 뭔가 묵직해보이는 옷 하나를 발견.



- 설마 여기에 또 이상한게 들어있는건 아니겠지? (아까전 일에 대한 후유증)



다행히도 뒤져보니 별거없다. 악필로 가득 적혀서 읽어볼 용기가 안나는 메모장. 간식꺼리 같은거와 각종 부속품들. 그리고...






그랑







- 음? 뭔가 떨어졌는데?



그리고 주어보니 아이들이 끼고 다닐거같은 반짝거리는 장난감 반지. 이런게 왜 떨어진거지? 그리고 반지 안쪽엔 어눌한 글씨체로 알수없는 수식 같은게 새겨져 있었다.



^17ㅋ¡ K everyear= top wyd on NEED 0√ 0



뭔지는 모르겠지만 초아한테 받은 물건인가? 반지를 내 주머니에다 넣고 나중에 리내한테 줘야겠다. 그렇게 방을 다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내방으로 들어갔다. 내방에 뭔가 있을수도 있으므로. 리내의 방에 있다가 내 방에 들어가보니 왠지 낯선 기분이 들었다. 왜 그렇지? 그러곤 방을 나와선 나머지 3개의 방과 내 방을 비교하며 보다가 잠정적인 결론이 나왔다.



- 자세히 보니 내 방이 다른 방들보다 작은거 같은데? 흐음...?



그렇게 방을 번갈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지금 그런게 알게뭐냐. 다시 내방으로 들어가선 방을 살펴봤다. 결과적으로 나온건 아무것도 없었다.



- 방은 다 살펴봤는데.... 한번 아래층도 둘러볼까?



뭐 남의집을 뒤져보는건 꺼림직하지만 혹시라도 아주머니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이 있을까 하고 1층으로 내려와 거실쪽을 살펴본다음, 그러고 부엌, 화장실, 욕실 순으로 살펴봤다. 이번에도 딱히 특별한 흔적은 없었다. 아주머니의 방은 잠겨있어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마지막으로 창고쪽을 둘러볼까 하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려고 할때, 갑자기 푸른 괘종시계에서 댕댕댕 소리가 울려퍼져, 순간 깜짝 놀랐다. 괘종은 정각에 울리는게 당연한데, 설마 벌써 시간이—— 아니야, 분명 창밖은 아직도 밝은 대낮인데?



- 그러고보니 이 시계... 12시에 멈춰서 안움직이네? 고장난건가?



그러면서 시계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시계안에 이상이있는지 괘종시계문을 활짝 열고 안쪽을 살펴봤다. 안쪽 바로 앞에 시계 종 양옆으로 기다란 실과 하나는 짧은실이 연결되어있었다. 이게 무엇인지 궁금해 실끝에 이어져있는 곳을 보니 아까전 반지에 적혀있던거와 같이 알수없는 식이 길게 써져있었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다. 결국 시계안만 살펴보고 원인은 알아내지 못한채 또 다른 의문만 남겼다. 나중에 아주머니께 얘기해줘야겠다. 


그후, 이제야 창고쪽으로 들어가봤다. 창고안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청소한지 며칠 안된것처럼. 안 쓰는 물건들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뒤져보는데도 괜히 미안한 감정마저 들었다. 찾다가 안쪽에 유독 낡아보이는 상자들이 눈에 띄었다. 테이프로 꽁꽁 묶은 상자들 사이에서 검은 천조각이 끼어있어 빼내려고 하다가 오히려 내쪽이 끌려갔다. 작은게 아닌가 본데 천막 같은건가? 어떻게든 꺼내보려고 낑낑 뽑으려고 하다가 등뒤로 툭툭 누군가 쳤다.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 누,누,누구야!!!



그렇게 뒤를 돌아보니 내 괴성에 깜짝 놀라신 아주머니가 뒤에서서 날 겁먹은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나는 급기야 일어나 사과부터 했다.



- 아주머니셨군요;;; 죄송합니다. 깜짝 놀라서 그만;;;


- 저... 근데 용사님은 여기서 뭐하시는 거죠?


- 아아 그게 말이죠. (긁적긁적) 아무래도 집에 가만히 있는것보다 하나라도 사건의 단서를 찾는게 좋을거 같아서요ㅎㅎㅎ 절대 훔치려거나 나쁜짓 하려는게 아닌;;;;


- 아, 그러셨군요! 그런거라면 얼마든지 찾으셔도 됩니다. 그렇게라도 도움이 되어서 기쁘네요. 그럼 마저 찾으시고 식사 준비할테니 기다리고 있을게요.


- 앗! 예;;; ㅎㅎㅎ  



도둑질한것도 아닌데 괜히 혼자 찔려가지고 어색하게 서있다가 몇분있다 창고를 빠져나와 수색은 여기서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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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우~


침대에 가만히 누워는 있지만 오늘은 왠지 잠이 들지 않는 밤이었다. 머리가 멍한건 마찬가지지만, 며칠 지나고 또 이런일까지 겹치니 잠이 없어진 느낌 마저 들었다. 난 머릿속으로 오늘 일들을 정리 해보기로 했다. 


초아, 리내 그리고 제나는 지금까지 일들을 미뤄 봤을때 아직 이 마을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리내가 사라진 방에서 발견한 이 요상한 반지, 멋대로 울렸던 작동되지 않는 괘종시계, 그리고 내방에서 갑자기 죽이려다가 창문밖으로 사라진 검은 물체... 하지만 내방은 미닫이가 아닌 고정창, 그럼 완전히 밀실이나 다름없는 셈.



-역시 가장 의문인건 그 검은 그림자이려나.



만약 그게 꿈이었더라도 내가 재빨리 잡았더라면 꿈인지 아닌지 알수 있었을텐데 말이야. 그때 부딪혀서 넘어지지만 않았더라면...



- (그때 내가 어디에 부딪혔던거지?)



벌떡 일어나 안을 둘러보니 내 방 동선에서 걸려 넘어질 부분이라 하더라도 구석에 있는 화분이 놓여있을 탁자나 옷장 정도뿐, 그래. 그때 분명 크지 않는 물체에 걸려 넘어졌던것 같았다. 크지않은 물체라... 이때 내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그리고 모두가 자고있을 시각 집안을 돌아다니며,


그렇게 나는 하루를 꼬박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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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어떻게 된건지 알거같애.”



밤을 꼬박 새어 아침 햇빛에 비친 내 방의 모습은 구겨진 종이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고 또한 나는 종일 박박 긁어서 생긴 헝크러진 머리를 하고선 한손에는 마지막으로 정리한 메모지 1장과 함께 이 의문의 실종사건, 아니 누군가 일부러 저지른 계획된 일이였던것을 결국 깨닫고야 말았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3가지 과제는 역시 사건의 종지부를 찍을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것. 그러면 범인을 잡을수가 없잖아. 그에따라 사건을 일으킨 이유도 불명확하고. 마지막으로 이 반지 안쪽에 적힌 수식. 역시 특별한 의미를 파악하지못했어. 결국 그저 장난감일뿐이었나... 그러고나서 나는 밑으로 내려가 아주머니를 찾아갔다.



- 어젯밤에 깨워서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마음에 준비는 다 되셨나요?


- .......진짜 알아내신 건가요?



그리고 몇초의 정적 사이 아주머니는 끝내 얼굴을 고개를 끄덕, 어젯밤에 말했던 그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 싶었다. 그리고 나는 이장님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러갈거다. 근데 아침에는 이장님이 없을거라 하셔서 아주머니는 잠시 시장에 갖다온다고 하고 밖을 나가는 사이, 집에 홀로 남아 소파에 앉아 마지막 과제를 골똘히 생각해본다. 


몇시간후, 낮이 되자 밖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노래부르는 소리가 창문너머로 들려왔다.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데도 아이들은 여전히 밝구나. 이런 좋은 마을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으니 이장님도 많이 걱정하시겠지? 이제 그만 일어나자. 이장님에게 부탁하러 가는거야. 그럼 다음은 어떡할까?









멈칫









나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누군가 잡아서도 갑자기 생각난 의문에서도 멈춘게 아니다. 전에 꿨던 제나가 나왔던 꿈속처럼 몸이 경직되더니 이윽고 집안 어딘가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에 귀를 기울인다. 터벅터벅. 내 몸이 이끈곳은 바로 망가진 푸른 괘종시계 앞. 하지만 이 시계 오늘은 


그것도 


아주 정확히


작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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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잠시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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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지금까지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던건지 완벽히 파악했어. 이건 보통 계획된 사건이 아니야. 뒤에 숨겨져 있었던 은막이, 또 이 마을에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도 전부. 이제 남은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일뿐.



“모든 수수께끼는 전부 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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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도 (정리) 


2F


1F


※ 참고로 여기 쓰여진 모든 내용에 힌트가 숨겨져 있음. (어차피 몰라도 되는 사실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