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이 주택가 4차선 도로를 레이싱카 마냥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트럭은 도로를 달리며 조금씩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한산하디 한산한 도로였지만 이 시간쯤에는 항상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트럭은 모퉁이를 돌면서 제 힘을 가누지 못하고 그 소년을 들이받으려 했다. 아니, 제 힘을 가누지 못하도록 트럭기사가 운전했다.
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그 소년은 트럭을 발견했다. 어제도 그저께도 일어났던 일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소년은 간담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소년은 반사적으로 트럭을 향해 팔을 쭉 뻗어 트럭 앞쪽에 집중하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트럭 바로 앞에 버스 하나가 갑자기 나타났다. 트럭이 버스를 들이받자 버스는 그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데굴데굴 굴러 가로등을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섰다. 그러더니 이윽고 폭발음을 내며 불길에 휩싸였다.
트럭기사가 버스 너머로 죽음을 피해 도망치는 소년을 목격하고 운전석 손잡이를 세게 내리치며 1주일 치의 분노를 강하게 표출했다.
"아니, 니 환생시켜주겠다는데 이게 뭔 개짓거리냐고!"

트럭기사가 트럭에서 나와 참혹한 철근이 되어버린 버스르 바라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입에서 쌍욕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어디론가 통신을 걸었다.
"인생지원부 정동병. 이번 환생시도도 실패했습니다."
그가 통신을 한 곳은 다름아닌 천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