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화) 6화 7화 7.5화 


[현재. 마을이장실 안] 



- 그게 무슨소리죠? 범인을 불러내겠다니?


- 그전에 몇가지 질문만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나 이민. 현재 나는 마을 이장님을 만나기위해 이장실로 와있다. 하지만 나를 본 이장님은 나의 행동을 보고는 의아해하는 표정과 함께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또한 나도 약간 굳은 얼굴과 진지한 모습을 풍기며 이장님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있었다. 그러고 이장님은 나의 물음에 한박자 늦게 입을 때셨다.



- 질문이라.... 네. 좋습니다. 어떤게 궁금하신거죠?


- 중요한건 아니지만 한번 되짚어보고 넘어갈려고요.



그렇게 나의 대답에 이장님이 물음에 응해주셨고, 나는 이장님의 응답에 따라 지금. 이장님께 몇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마을에서 일어난 전대미문의 실종사건과 진실을 파헤치면서 알아낸 뜻밖에 숨겨진 슬픈 진실을














지금 이자리에서. 밝혀내고자 한다.










제 8화. 그래서 용사는 울지않았다










난 마을이장님께 딱 3가지 질문만을 물었다.



- 먼저 첫번째. 제가 이 마을에 처음 도착해서 날이 다 저문 바람에 하루를 묵어 1일, 다음날 리내가 실종된후 그날 제가 마을 밖으로 뛰쳐나가 5일. 또 그 다음날 제나마저 사라져 이장님께 찾아가 신고를 한 날 1일. 그리고 현재 오늘 1일까지 합쳐, 총 8일이 지났습니다. 맞죠?


- 아, 예. 용사님이 이 마을에 오셨다고 소문으로 다 들었습니다. 그렇겠네요. 그후로 딱 8일이 지났습니다.


- 그럼 두번째. 마을에서 2번째 날, 즉 초아와 리내가 사라졌던 날. 그때 마을사람들은 초아와 리내의 자취를 물어봤지만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장님도 마찬가지인가요?


- 그때 특히 마을이 소란스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저도 못봤습니다. 딴건으로 일을 처리하느라 못본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그날 도움이 못돼서...(꾸벅) 


- 괜찮습니다. 그럼 마지막. 마을이장님은 초아와 리내, 그리고 제나를 한번도 본적이 없으신거죠?


- 예. 일때문에 바빠서 직접 찾아 뵙지 못했네요. 제가 정확한 정황은 듣지 못해서 말이죠.


- 네. 좋은 대답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묵었던 초아 아주머니네 집으로 같이 가볼까요? 마지막 작별인사를 드리고자.


- 예. 그러시죠.



탁탁


이후 마을이장님은 내 의도를 파악하시지 못하셨는지 의문을 품은 얼굴을 하고선 우리는 같이 아주머니네 집으로 향하였다. 아주머니네 집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갔을때, 아주머니는 탁자에 앉아 가만히 기다리고 계셨다. 



- 아니, 용사님하고 또 이장님께서 직접 우리집을 찾아주시다니. 어서 자리에 앉아 기다려주세요. 당장 차를 대접하겠습니다.(벌떡) 


- 그럴 필요없습니다. 용사님께서 작별인사를 직접 고하고자 같이 찾아뵙자고 부탁하셔서 그리 오래 있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 네. 이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여기서 작별인사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동시에...


“이 자리에서 범인을 불러내고자 합니다.”


- 예에???



동시에 당황한 목소리로 나를 바라본다음, 얼굴을 돌려 주변을 둘러봤다. 나는 둘의 반응에 동요하지않고 그 다음말을 이어나갔다.



- 두분 다 진정하세요. 아직 이자리에 범인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아주머니에게도 질문 몇가지만 던져 보고자 합니다.


- 예에..? 어떤 말을...?


- 아주머니께서 초아와 리내랑 같이 사라지기 전에 초아가 어디론가 가야한다는 말만 남긴채 떠났다고 하셨죠?


- 네. 하지만 정확한 곳은 저도 못들었습니다.


- 그럼 뜬금없는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저희에게 아침밥을 몇번 차려주셨는지 기억나시는지.


- 아, 그거는...


그리고 천천히 손가락으로 세어보더니 이내.


- 한 8번 정도...?


- 그럼 딱 제가 머물렀던 날짜대로네요. 그럼 리내와 초아는 밥을 먹고 나간건가요?


- 딱 한번이요.


- 그렇다면 이번에는 제가 집을 곳곳이 둘러보면서 질문해볼테니 정확하게 응답해주세요.


- 예예, 알겠습니다.



먼저 나는 1층에 소파와 TV가 놓여있는 창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여기 처음 들어오면서 느꼈던건데, 이 창문은 특이하게도 밖에 잠금장치가 달려있네요?


- 그건 모든 집이 다 그래요. 우리 마을이 원래 범죄도 안 일어나고 인심도 좋은 마을이라 주로 열어놓고 다녀요. 밖에 나갈때는 창문으로 닫는데 모두가 안보다 밖에서 잠그고 다니는 편이라서요.


- 흐음... 매일 열어놓는 편이시군요. 그럼 2층에 올라가서 방을 둘러보도록 할게요.



그렇게 우리들은 2층으로 계단을 밟고 올라가 이윽고 리내의 방에 다다른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보니 전보다 잘 정돈 되어있었다.



- 빈병같은것들이 어지럽혀져 있었는데, 그새 다 치워놓으신 건가요?


- 네. 너무 지저분...아니 어지럽혀져 있어 미리 치어놨습니다. 


- 여길 둘러보다가 뭔가 이상한걸 발견했는데 확인해보시겠어요?



나는 주머니에서 텅 빈 빈병을 꺼내어 두분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둘다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 이게 뭐죠?


- 이건 여기서 주은 그냥 빈병일뿐이에요. 이장님. 한번 이 병 안을 자세히 살펴보시겠어요?


- 아 예. 그러도록 하죠. 



이장님은 내가 들고있던 빈병을 잡고는 안을 골똘히 살펴보셨다. 그러더니 이장님은 빈병을 바라보다 갑자기 하품을 내셨다. 그리고 나는 이장님에게 말했다.



- 그 병이 뭔지 눈치채셨나요?


- 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더니 졸음이...


- 네. 아마도 그거 수면제로 보입니다. 


- ! 듣고보니 그렇겠네요. 근데 그게 어쨌다고...


- 리내는 마법사지만 수면제를 소지하고 다니지 않아요. 굳이 마법이 있는데 수면제 같은게 필요할까요?


- 그러면 이건 누구거죠?


- 아마도 범인이 쓰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는 사이에 일을 벌이려고 말이죠.


- !!! 아니 그런!


- 또한 여기 방마다 똑같이 화분이 놓여있는데, 화분 안에 빈공간과 함께 자동으로 분사될수 있게 만든 타이머가 부착된 커버가 있더군요. 시간이 되면 저절로 켜지는 방향제 같은 역할을 한거같습니다.



그러더니 아주머니는 기겁을 하셨고, 이장님은 놀란 얼굴로 방 곳곳에 놓여있는 화분을 살펴 보셨다. 실제 내가 말한 그대로 놓여있는것을 목격하시더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을 지으셨다. 이런 일이 처음이신건가. 나는 그런 이장님을 데리고 내가 묵었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 어째서 우리 마을에 이런 일이...! 


- 진정하세요. 아직 우리가 몰랐던게 남아있으니까요.


- 또 이 방에 뭔가 있는건가요?


- 지금 여기 들어오고나서 뭐 느낀거 없어요?


- 흠.... 그러고보니 아까 전 방보다 약간 작아보이네요. 


- 아, 그거는 새로 방을 만들어서 그래요. 원래 크게 두방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여기 찾아주시는 다른 여행자분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공사했습니다. 보세요. 다른 방보다 벽이 덜 오래되지 않았나요?



아주머니 말대로 다른 방보다 특히 이 방은 무척 깨끗한 편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방에서 한가지 의문을 제시했다.



- 여기서 이 밖에 다른 점을 눈치 못 채셨나요?


- 네? 다른 점이요? 그런건 잘...(!) 


고개를 돌려 방을 살펴보고는 이내 이장님은 입을 때셨다.


- 잠깐, 그러고보니 이 방엔 침대가 없고 두꺼운 이불만 깔려져 있네요!


- 네. 방금 둘러보실때 진짜 침대는 제가 1층으로 옮겨놨습니다.


- 잠깐만요. 용사님! 아까 전만 있었던 그 큰 침대를 어떻게 옮기신거죠?! 대체....


- 그건 아주머니가 더 잘 알텐데요.


- 네? 그게 무슨말이에요? 제가 더 잘 알다니요;



아주머니는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셨다. 이장님도 아주머니를 놀란 얼굴로 바라본다. 아랑곳 하지 않는 내 눈을 빤히 보시더니 이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 제가 잘 알고 있다니 갑자기 그런 식겁한 농담을; 용사님도 참...


- 그럼 방마다 놓여있는 화분, 아주머니도 보셨죠?


- 네네. 용사님께서 방금 알려주신 거잖아요.


- 근데 이상하지 않아요? 수면제가 든 병은 처리해놓을려고 했는데, 방에 있는 저 화분과 커버는 그대로 놓아둔게 말이죠. 저 같으면 아예 없애버렸을텐데.


- 듣고보니 그렇군요.


- 사실 저게 오늘만을 위해 설치해둔게 아니라, 전에도 매번 똑같은 방법으로 한짓이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러더니 아주머니는 식은 땀을 흘리며 고개를 떨구고 한참을 굳어 있었다. 나는 아주머니가 그 다음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내 생각대로 아주머니는 다음 말을 금방 내뱉으셨다.



- 하하하; 그게 어쨌다고 그래요. 화분과 커버를 처리 안했다고 한들, 저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거죠? 


- 지금 보여줄겁니다. 아주머니가 했다는 증거를 말이죠. 우선 침대를 어떻게 1층으로 옮겼냐고 말씀하셨죠? 이 자리에서 다시 보여드리죠.



나는 그 말을 남긴채 혼자 1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한참후, 나는 1층에서 아주머니와 이장님이 내 목소리를 들을수있게 큰 목소리로 불렀다.



- 이제 됐습니다. 먼저 이장님. 거기 침대에 잠시 누워주시겠어요?


- 아예. (털썩) 누웠습니다.


- 그럼 당길게요. 좀 놀라실수 있어요.


- 그게 무슨 소리...어어어?!!



그 소리와 함께 이장님이 누워있던 침대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면서 계단 형식처럼 바뀌어 마치 미끄럼틀 처럼 주르륵 내려왔다. 그리고 부엌에 미리 깔아놓은 침대 위로 털썩 누웠다. 그리고 꽤나 충격이었는지 아주머니는 직접 계단으로 내려오셨다.



- 이렇게 하면 누구나 손쉽게 1층으로 내려올수있어요. 무엇보다 이 집 구조로 봤을때 제 방 밑에가 바로 부엌이니 더더욱 쉽게 말이죠.


- 그럼, 정말로 아주머니께서...!


- 아니에요! 저 이런거 처음 알았어ㅇ...


- 그럼 아까 전에 공사해놨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설마 이 집을 살고있는 주인이 자기 집을 어떻게 해놨는지 모를리가 없잖아요.


- !


- 심지어 저 계단은 저 방에 비해 상당히 낡았어요. 사실은 두개의 방이 있었던게 아닌 ‘다락방’ 같은 용도로 쓰였던게 아닐까요? 제 말이 틀렸나요, 아주머니?


- ....네, 사실은 숨기고 싶었어요. 용케도 알아내셨군요. 이런 누추한 방에 사실 다락방이었다고 하면 여행자들께서 얼마나 싫어하시겠어요. 그래서 사실대로 말 안한겁니다. 제대로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버릇처럼...호호호.


- 그럼 아까 처음에 질문했던것 중에 모순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부정하실건가요?


- 무슨 질문이요? 아, 아침밥 말인가요? 분명히 아침밥은 꼬박꼬박 차려서 정확히 기억한다구요.


- 이장님. 제가 처음 여기와서 지금까지 총 8일이 지났다고 말씀했죠? 그중에 제가 처음은 어떻게 묵었다고 했나요?


- 아마 날이 다 저물어서.....잠시만요. 아침밥을, 그러면 8번 차려줄수가 없을텐데?


- 맞아요. 또 하나 초아와 리내가 사라졌을때, 밥을 먹고 갔다고 했죠. 아침 일찍 나갔는데 밥을 1번정도 먹었다? 그것도 말이 안돼요.


- 그건 제가 계산 실수로...;;;


- 아니요. 방금 전, 아주머니께서 당당히 말씀하신것들 중에 틀린건 없습니다.


- 틀리지 않았다니요. 그게 무슨 소리죠? 용사님 말씀대로라면 최대 7번은 될텐데요.


- 아니요. 아주머니 말이 맞아요. 버릇은 속일 수 없죠. 



“8일속에 하루가 더 숨겨져 있었던거죠.”



모두가 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억지 같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이장님도 얼굴을 풀며 농담이 지나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떤 행동을 취하든 난 담담히 말할뿐이었다.



- 여기서 한가지, 제가 꿨던 꿈인지 현실인지 알수없는 경험을 했습니다. 제방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 저를 향해 칼을 휘두르더니, 들키자 창문 밖으로 나가버렸고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내 머리를 쳤다고 말한적이 있었죠. 아주머니?


- 그건 당연히 꿈이죠;; 2층인데 어떻게...


- 꿈은 아닌듯 싶네요. 2층과 1층이 연결되어있는 이 통로를 보면 말이죠.


- 분명히 방에서 일어난 일이었을텐데 어떡해야 창문을 열고 나가죠? 이런식으로 내렸갔다쳐도 어느정도 큰 충격이 있어 금방이라도 눈치챘을텐데.


- 여기서 약간에 심리트릭을 이용한거죠. 그때 전 느꼈습니다. 그 검은 그림자는 사실 한명이 아니라 두명이 있었다는것을 말이죠.


- 엥?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한명이 또 있었다구요? 이번에도 전혀 모르겠습니다;


- 제가 누워서 자고있었고, 그림자는 그때 저를 해칠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겠죠. 근데 제가 그림자를 완전히 인식하기전, 그러니까 한번 잠이 완전히 깨지않은 상태에서 전 그림자를 목격했던 겁니다. 그림자는 그때 놀랐을거고. 전 약간 의식이 생길려고 할때 이미 저는 의식이 끊긴거에요. 


만약을 위해 대비한 저기 있었던 방향제가 자동분사 됐기때문이겠죠. 그리고 진짜 도중에 깨어났던곳은 2층이 아니라 1층에 부엌으로 이미 옮겨진 상태였을겁니다. 그리고 2층 창문이 아닌 1층 창문으로 도망친 거겠죠. 또 한명이 뒤에서 나타나 제 머리를 때렸던 겁니다. 아마 그게 아주머니였을거에요.

[단검이 울렸던게 인식하기전 1층, 검이 울린후가 그림자를 인식한후 2층] 


- 아무리 그래도 말이 안되죠. 어떻게 누가 방인지 부엌인지 구별을 못하나요.


- 아니요. 가능합니다. 저기 창고에 있었던 암막 커튼(검은 천조각)으로 말이죠.



그리고 나는 미리 꺼내놓은 암막 커튼을 천장에다 달았다. 그러니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마치 지금 밤인거 같은 생각이 들정도로.



- 진짜 구별을 못하겠군요;;


- 제가 확신할수 있었던건 부딪힌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이에요. 바로 저기 보이는 미처 치우지 못한 저 작은 세탁기 덕분에. 밑에 흠집이 아직 남아있을겁니다.


- 그렇다면 아직도 풀리지 않은게 있어요. 8일이 아니라는 사실과 검은 그림자가 실은 2명이었다는거 말이에요.


- 그것은 이 집과 이장님이 있었던 곳에 공통점을 알면 쉽게 알수있습니다.


- 공통점...?


- 제가 집과 이장님이 있던곳을 살펴보니 시계는 다 있는데, ‘달력’만 유일하게 없더군요. 어떻게 된거죠?


- 아, 그건 말이죠. 우리마을은 원래부터 달력을 쓰지 않습니다. 여기에 세월을 얼마두지 않은 노약자분들이나 환자분들을 위해 저희 마을엔 날짜란 개념이 없어요. 세월에 속박받지 않는 저희만에 이상향을 펼쳤죠. 직접 시민들이 동참해서 말이죠. 


- 그렇다면 이걸 한번 보시겠어요. 이거는 이 마을에서 구매한 제나가 갖고있던 물건(브래지어)에 붙어있던 상표입니다. 근데 분명 여기에 제조일자, 즉 날짜가 찍혀있어요. 그럼 방금 하신 말과 모순이 되는데요?


이장님은 내가 들고있던 상표를 유심히 보시더니 겨우 입을 때어 나에게 해명하셨다.


- 하하하. 이거는 우리마을 상점에서 딴 마을에서 수입한 물건입니다. 우리 마을이 아침•밤을 제외하고 매일 수입하고 있거든요. 


- 그럼 아침에 사라진 초아와 리내는 아예 못봤겠군요.


- 네? 그 둘이 아침에 사라졌다구요? 그게 무슨...?


- 몰랐습니까? 초아와 리내는 아침에 사라졌습니다.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 그럴리가 없을...아니 잠깐 마을 밖으로 실종됐다고 하지않았나요? 


- 아니요. 저는 제나만 마을밖으로 나갔다고 했지, 리내와 초아에 대해 언급한적이 없습니다. 이미 아주머니께서 말씀드렸을거라 생각해서. 


- 이런 뭔가 큰 착오가 있는거 같은데, 아까 말대로 아침•밤은 열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아침에 사라져...


- 전 쭉 아주머니 말만 믿고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유일하게 목격한 사람은 아주머니 한사람뿐이니까요.



약간 당황한 모습이 슬쩍 엿보였다. 하지만 그새 태세를 바꾸고 내게 직관적으로 도리어 물어보셨다.



- 아마도;; 제가 잘못 착각한거 같군요. 하지만 아침에 나가지 않았다면 그 둘은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요? 여기서부터 말이 안되네요.


- 뻔하죠. 이 마을 안 어딘가, 아님 근처에 있을 수 도 있겠죠.


- 설마 우리 마을사람들이 저질렀다는 건가요? 아주머니가 범인이라느니, 이번엔 저희 마을주민들을...도저히 들어줄수가 없군요.


- 아니요. 일으킨 사람은 오직 한명입니다.예를 들자면, 오직 왕의 말만 따르는 백성들만 사는 나라가 있다고 합시다. 거기선 왕이 곧 법도. 근데 어느날, 누군가 반역을 일으켰어요. 이상하죠? 왕의 말을 거역한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말이죠. 그럼 여기서 문제. 백성을 한명씩 들쑤셔 보는게 간단할까요? 아님, 왕을 의심해보는게 간단할까요?




“어떤게 가장 간단할까요? 이장님.”




이장님의 얼굴색이 변하시더니 내게 큰 목소리로 소리지르려고 하는 그순간. 나는 한순간 말을 가로채 이장님을 보며 외친다.



- 창문밖으로 도망친 그림자, 이장님이 바로 이 실종사건을 일으킨 주요 범인입니다! 


- 용사님. 지금 무슨소리를 하시는거에요?! 제가 범인이라뇨?!! 어떻게 그런 결론이?!!!


- 아주머니는 여기서 언제나 이장님에 지시를 기다리고 계셨겠죠. 특히 제가 이 마을을 처음 와서 묵었을때, 저는 처음으로 늦잠을 잤습니다. 여기서부터 이상했어요. 모두가 같이 방에 들어간 시각. 저만 늦게 일어나고, 나머지는 일찍 일어났으니까요.


- 그게 어쨌다는 거에요?!! 무슨 상관이 있다구요?!!


- 그때 전 느낀겁니다. 여기서 저는 몇시간을 잔게 아닌 하루를 넘게 잤다는 사실을. 바로 저기있는 방향제때문에. 이때부터 정확히 하루가 더 흘러간겁니다.


- 하하, 증거가 있어서 말씀하시는겁니까? 달력이 없다고 막 의심하시는거? 이러면 저라도 곤란합니다;


- 네. 말씀대로 있습니다. 당장 보여주도록 하죠. 바로 이겁니다.



난 주머니에서 아이들이 먹을법한 간식거리를 꺼내어 이장님에게 보여주었다.



- 하하하. 난 또 뭐라고. 애들이 먹는 간식거리 아닙니까? 이걸로 뭘 어쩌려고...


- 이건 리내 방 옷장에서 찾아낸 간식거리 이지요. 그럼 제조일자가 당연히 붙어있겠죠? 제조일자에 날짜를 잘 살펴보면, ‘6월 2일’ 이라고 적혀져있네요. 보이시나요?


- ....예. 근데 무슨...?


- 아직도 눈치 못채셨어요? 이건 처음 오고나서 2번째날, 이 마을상점에서 샀을 간식. 그러면 이장님 말대로라면 7일전에 산 간식일겁니다. 근데 아까 전에 이장님이 매일 상점에는 물건이 들어온다고 하셨죠. 그럼 지금 밤이 다 되어가니, 이미 들어오고도 남았겠군요.


- !!!


- 이장님을 찾아가기 전에 혹시라도 한번 상점에 들렸는데, 이미 새 상품이 들어왔다고 하네요. 그럼 오늘 산 상품의 날짜를 비교해볼까요?












“이런, 6월 10일이라고 찍혀있네요. 정확히 총 머물렀던게 8일이 아닌 9일이 지난셈이겠군요. 이건 어떻게 설명 하실거죠?”



- 그...그건...!


- 전에 아주머니께서 1번정도 초아하고 리내에게 아침밥을 차려줬다고 했습니다. 이 뜻은 제가 자고있었을 시각, 또한 제나도 저와 같이 마취된 상태로 자고 있었을때쯤, 이때 리내와 초아는 아침에 밥을 먹고 간식을 사러 나갔다 온후 초아의 방에 있다가 방향제로 인해 잠이 들었을 겁니다. 그래야 아침 일찍 깨울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그다음날, 아침에 깨워 둘을 납치해 마을 어딘가에 감금. 그리고 제나가 깨어나 나를 깨우고 찾으러 다녔을때, 특히 마을사람들이 모른다고 부인한 이유도 이 하루사이에 이장님께서 주민들에게 묵인하라고 시켰겠죠. 


다시한번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보러 가볼까요? 만약 물어봤을때 한명이라도 봤다고 하면 제 추리가 틀린겁니다. 그리고 아무도 못 봤다고 하면 이건 어쩔수없는 사기극일겁니ㄷ.....


- 네....!!!!! 모두 제가 꾸민 일입니다! 용서해주십시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이장님께서 무릎을 끓고 고개를 숙이더니, 내게 잘못을 자백하고 토로하고는 이윽고 제자리에 일어나서는 다음말을 이어 나갔다.



- 사실 우리마을은....크흑! 마왕군에 의해서 지배당한 마을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마을은 목숨을 뺏어가지 않는 대가로, 언제나 마왕군의 부하들에게 끌려가 막대한 노동과 무슨 명령이든 따르며 매번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왕군의 사령관 그러니까 간부가 제게 찾아와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마을주민들을 해방시켜 줄테니 대신....


“매일 다른사람들의 영혼을 바치라고 말이죠.”


- 저도 처음에 거절하려고 하다가 문뜩 떠올랐습니다. 아주머니와 초아 모녀같이 고통받는 주민들에 모습이...!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말았습니다. 여기서 사실대로 고백하겠습니다. 초아라는 소녀도 우리와 한편입니다. 용사님! 우리 모두를 구원해주십시오. 우리도 더이상 이런짓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그렇게 지른 이장님에 절박한 목소리는 옆에 있던 아주머니 마저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현재 이장님의 얼굴은 무척 초라해보였다. 마을을 위해 이런 일들을 벌였다는 것이 나에게 있어선 충격 받을 일이다. 그치만 사람들을 대신할 영혼을 바치기위해 여행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는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더욱히 용서 받지 못할것은.....





















“더이상 거짓말은 그만두시죠. 이장님.”


“....뭐라구요?”



나는 이장님의 말을 단호히 잘랐다. 이장님과 아주머니는 나의 이런 태도에 놀라기라도 하신듯 몸을 가만히 있지 못하시더니, 이내 입을 벌리고선 아까보다 더욱 큰 목소리로 버럭 질러댔다.



- 제가 이 상황에 거짓말을 왜 치겠습니까?!! 전 이 마을을 이끄는 이장으로서 제가 맡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주민들을 생각했습니다!!! 근데 거짓말이라고요!!! 말씀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버럭) 


- 이장님이 하신 말씀에 한가지 거짓이 있습니다. 한번 증명해보이도록 하죠. 이장님이 큰 소리를 지르셨으니 이제 곧 증인이 오겠네요.


- 에???????증인??????








내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누군가가 바깥에서 현관문을 가볍게 여러번 두드렸다. 아주머니는 약간 흠짓하셨는지 뒤로 물러나 계셨고 이장님은 현관문만 계속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성큼성큼 현관문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이장님, 아주머니 둘다 못본걸 본듯 앞에 보이는 누군가를 보고선 동시에 외쳤다.











“초...초아야?!!”



하지만 초아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않았다. 그저 창백한 모습을 띄울 뿐.



- 초아 너 어떻게...!!!


- 진정하세요. 아주머니. 분명 이장님께서 한편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근데 아주머니께서 왜이리 놀라시는거죠?


- 당연히 초아한테만 시켰으니까요. 얌전히 숨어있어 달라고.......(!) 


- 그럼 전 어떻게 숨어있던 초아를 이리로 데려올수 있었을까요?



난 그 말을 하고나서 마지막으로 주머니에서 반짝거리는 각각 작고 큰 반지 2개를 꺼냈다. 하나는 전에 갖고있던 수식이 새겨진 작은 반지, 다른 하나는....



- 용사님, 설마 그 제안이...!


- 맞습니다. 설마 제가 이 사실을 모를줄 알고 주신겁니까?


- 이....이이게 어떻게 된....!


- 이장님, 이건 제가 어젯밤 아주머니께 찾아가 제안을 해서 얻어온것이죠. 사실 전 아주머니가 범인인 사실을 그날 미리 알려줬습니다. 만약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결백하신다면, 아주머니께서 가장 아낄것 같은 아주머니 손가락에 끼워져있던 이 반지와 제 단검을 서로 맞바꾸자고 말이에요. 만약 범인이 아니라면 전 순순히 마을을 떠날거고, 맞다면 진실을 모두에게 밝히기로 말했습니다 . 일종에 담보인셈이죠.


사실 이 반지, 이장님꺼죠? 제가 실종서에서 찍혀진 도장 무늬와 반지 안쪽에 새겨진 무늬를 봤더니 정확히 일치하더군요.


- (뜨끔) 지금 들은 말이 사실인가요? 아주머니?


- .......


- 그럼 이제 보여드리죠. 당신네들이 어떻게 해왔었는지 낱낱이.


자, 여기 어눌하게 새겨진 ^17ㅋ¡ K everyear= top wyd on NEED 0√ 0는 실은 리내한테 줄때, 초아가 반지의 용도를 수식으로 새긴것입니다. 그럼 이 반지를....



나는 반지 2개를 들고가서 도착한곳은 푸른 괘종시계 앞. 나는 괘종시계 문을 열고 시계종 바로 양옆에 붙어있는 긴 실에는 작은반지를 짧은 실에는 큰반지를 달아놓으니 평행을 이루면서 괘종시계는 점점 소리를 높혀가며 옆으로 서서히 밀리니, 이윽고 뒤에 감춰졌던 또 다른 비밀의 공간이 나타났다.


“시계(^17ㅋ¡)열쇠(Key)=2개(two)의 평행을 이룰 반지(0√0)가 필요하다(NEED)”


모두를 이끌고 숨겨져있던 계단을 밞으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점점 어두워지다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빛이 밝아지더니 우리는 결국 비밀의 공간 아니 더이상 비밀이 아니게되버린 이 방을 밟게되었다.


하지만 도착한 그 방은 결코 사람이 살만한 방이 아니었다.

주위에는 검붉은색 혈흔들이 여기저기 방 안에 흩어져 있었으며, 천장에는 거미가 보이지 않는 홀로 쳐져있는 거미줄과 곰팡이가 쓴 낡은 탁자, 구석에 맺힌 약간의 웅덩이가 있는 마치 버려진 폐가에 있을법한 모습이 나도 모르는 사이 목을 조여온다. 난 이런 참혹한 광경을 바라보며 차마 입을 때어 소리를 낸다.



- 이런곳에 매일 초아를 숨겼다는 말씀인가요. 다시한번 말씀해보시죠. 이장님!


- 저...저저저도 몰랐던 곳이에요!!!! 진짭니다;;;!!!!


- 그럼, 초아가 여기서 어떤짓을 당해왔는지 조차 부정하실건가요? 


- 아주머니네 집에 있는 지하에 있는 비밀방이 내가 해놓은 짓이라니!!!!!! 하하하하——!!!! 정말 웃기지도 않아요!!!!! 


- 그럼 마지막으로 우리가 나간후, 초아가 이장실에서 지금 가져온 문서를 한번 봐주시기 바랍니다. ....초아야, 괜찮겠어?


- .......네 (내게 건내주며) 여기있어요. 


- 뭐...뭐라고....! 그..건...아....안돼!!!!!



“저번달까지 합해 총 58명(처리 인원)/74명(마을 인구)•••• 


5월 4일: 전사 2명, 마법사 1명 

보고란) 처리완료. 마왕군 제 2부대 운송 예정 

보상) 황금 35개, 비단 15개 수령•체크완료


5월 19일: 정령술사 1명, 궁수 1명, 광대 1명 

보고란) 약간의 오차가 있었으나(수정) 처리완료. 마왕군 제 5부대 운송 예정 

보상) 황금 85개, 수정 20개 수령•체크완료


6월 1일: 용사 1명 *취급주의*, 마법사 1명, 무녀 1명 

보고란) 일행 中 무녀 포획 완료.

비고) 마법사 행방불명 • 계획차질 대책 시급 

보상) 현재 수령 예정액 금은보화 5000개 (용사는 반드시 포획)”



- 이미 마왕군하고 몰래 거래한 보상 흔적이 고스란히 적혀 있습니다!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 할거죠?


- 크윽...! 아닙니다....! 아니라고....!(실성) 


- 이미 초아에게 다 들었습니다. 이장님께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초아를 구박과 학대를 했었고 또한 마을사람들을 이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당신은 욕심의 눈이 멀어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입었습니다!!!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이제 그만——!!!“



갑자기 초아는 내 말을 더이상 듣기 싫었는지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아주머니 뒤에서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자아냈다. 저 소녀가 여태까지 쌓였던 무수한 상처와 어린나이에 혼자 맞서지 못하고 이용당한 자신을 한탄하면서 이제서야 경건했던 미소뒤에 감춰져있던 또 다른 원래모습을 들어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소녀는 내게 아니면 모두에게 자신의 간절했던 마음을 담아 소리로 외친다. 


“전 아무도 다치지 않기를 원했어요!! 누군가 눈물을 흘리는게 싫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떠나는게 무서웠어요!! 그래서 열심히 모두를 지키기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깨달은건, 무엇보다 무서웠던건 결국엔 저때문에 모두를 잃는다는 사실을!! 근데 전 아무것도 할수없어서!! 내가 너무 나약해서!! 결국 전 현실을 외면하고 마음속에 할수있었던 일은, 나말고 지켜줄 누군가를 찾아 제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소원이 전부였어요..... 결국은 용사님 일행을 위험에 빠뜨리게 한 전.....”



난 놀랐다. 누군가를 잃는게 싫어 아무렇지도 않게 미소를 지으며, 리내를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웃었던 소녀를 보며 나는 내 자신에게 없던 무언가를 느꼈다. 나약함, 외면, 두려움, 눈물....그딴게 아니었다. 저 소녀에겐 나에게 없던 강한 ‘믿음’이 있었다. 나중에 올 위험은보이지 않기에 희망을 품으며 살아갈수 있었지만 정작 어두운 현실에 부딪히게 되면 눈물부터 나온다. 왜냐하면 어둠은 다시 찾을수 있을까하는 약간에 믿음마저 사라지게 만드니까. 하지만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꿈꿀수 있다니...난 주저 앉아 하염없이 울고있는 어린 초아에게 다가갔다. 난 말했다. 결코 넌 도망쳤던게 아니야.



- 오히려 네가 싸워준 덕분에 모두를 구할수있게 된거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초아.”


- 용....사님?


- 아니 같이 싸웠으니 너도 용감한 용사라고. 지금부터 현재의 용사인 내가 오늘을 지켜낼테니....





















“내일은 네 손으로 지켜내라고. 미래의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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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도 (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