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대호가 은퇴했다. 41세, 프로에 데뷔한지 22년 만이었다. 21세기 최고의 타자가 어느날 갑자기 좋은 날에 떠나버렸다. 선수단과 220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눈물과 함께 떠나는 그날, 선수단도, 롯데 팬도, 그리고 다른 팀 팬들도 울었다. 나는 어린 시절 매 경기 담장 너머로 공을 날리던 롯데와 이대호를 어렴풋이 기억한다. 반대로 압도적인 투수들로 상대 타자들을 꽁꽁 묶던 SK도 조금이나마 기억한다. 이대호의, 그리고 KBO의 전성기 시절, 8개 팀이 각자 특별한 팀 컬러를 가지고 있었던 그런 때를 기억한다.

 2008년 기적과 같은 올림픽 금매달을 기억하는가?

그날의 기적과 같은 대표팀의 멤버들도 고작 5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 역시 향후 5년 내로 그라운드를 떠날 것이다. 우리의 어릴 적 이야기도 그렇게 전설이 되어 떠날 것이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라는 팀이 있었다. 그들은 2007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한때 그 유니폼을 입은 선수도 이젠 4명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의 시대가 저물어 간다. 그들은 KBO의 암흑기와, 황금기와 또다시 암흑기를 마주한 채 다이아몬드를 떠나고, 또 떠날 준비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0년 전 월드컵 4강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지금 축구화를 신고 뛰어다니는 것 처럼 그날 올림픽 금매달이라는 위대한 기적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지금 동경하던 선수들이 뛰었던, 그리고 뛰고 있는 그라운드에 서 있다. 하나의 시대가 저물어가지만 또 새로운 시대가 막을 올리고 있다.

Goodbye, My Forever No.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