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각자의 눈과 연필
연필은 황지를 베고있다
연필은 활자의 비상을 기다리듯이
고요히도
이 황지를 베고는 이 방에서는
고요히, 눈 하나 깜빡 안하고
그리고..
황지와 연필과 어린 시인
시인은 적세를 베고있다
시인은 제 몸의 비상 기다리듯이
고요히도
노래할 것 없는 제 조국의 평안한 나날에
부르짖을 것 없는 평안한 민주의 시대에
틔울 것 많아 지루한 청록의 대륙과 바다에
이미 탁해진 저 편, 사랑과 연시에
그리고..
그리고는, 적은듯이
그리고는, 이룬듯이
태연히 제 몸을 어루만지듯이
황지의 저 너머로 몸 돌려야지
모든 것을 사랑하듯이, 모든 것도 아름답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