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를 끼워둔 여명으로

남아있는 몸을 이끌고

마지막 장부터 지워져 오는

나의 자서전 한 권은

아직 빛을 보려 하네

지나가는 소나기가 날 깎아내

한 줌 쥘 것도 흐려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