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느 날이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 한 권을 읽었었다.


그 사람의 글을 보고 있으면 즐거움과 동경심 


그리고 나도 이렇게 멋드러지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어린 나는 글쓰는 법도 배운 적도 없고 읽은 책이라곤 조금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무작정 나는 펜과 종이를 들었다.


괜찮다, 그 사람이 글을 짓는 데는 이 것 두 개면 충분하다고 했다.


사실은 그런 적 없었다, 허나 그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해줬을 것만 같았다.
분명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첫 글을 적었다, 떨리는 글씨로 조금씩 전부 적어갔다.
그 사람도 이런 기분이었겠지, 며칠이 지나 드디어 완성이다.   


그러나.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행동은 비웃음을 불렀고 

나는 다시는 멋진 사람에 대한 동경을 가질 수 없었다.


날개가 꺾인 것이 아니라 애초에 내겐 날개가 없던 것을 몰랐었다.


그러나 나는 유치한 인간이라 진실을 전해줬던 당신이

마음 한 켠으로 괜시리 미워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글을 쓴 종이를 찢었다, 그리고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 동경의 가치가 여기에 있었다


그 뒤로 다시는 글을 쓰지 않는다, 창작은 전부 지워버렸다.

그 사람의 책은 땅에 묻었다, 보기만 하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다.


미운 사람들은 잘못이 없을지라 

비난을 내게 돌리고 드는 부끄러움은 정말 괴롭다.

어린 날 한 줌 동경의 대가는 너무나 비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