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제목 잡고 그것으로 아이디어 내는 게 난 더 좋음 - 창작문학 채널 (arca.live) 


위에 거 계속 해 본다


<호모 死避엔스>

단편.

위의 한자는 각각 '죽은 사' 자에 '피할 피' 자. 즉, 죽음을 피하고 싶어하는 방향으로 인간이 진화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로, 인류는 사람의 죽음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되었다. 인간은 죽고 나면, 분명히 사후의 삶이 있다. 하지만 그 사후의 삶은 그저 온 몸이 분리되는 고통 뿐이다. 사람은 죽고 나서 자신의 신체가 분자 단위로 분해되는 것을 내내 느껴야 한다. 물론, 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 계속 느껴진다.

이게 어떤 것을 통해 느껴지는 것은 모른다. 뇌와 심장은 이미 죽었으니까.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은 되도록 죽음만큼은 피해야 하는 것.

지금까지 죽었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이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세포들이 하나하나 죽어가는 그 고통을 느끼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살아난 후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은폐한 것.

어쨌든 인류는 어떻게든 죽음을 피하고자 하게 된다. 안전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모든 인류는 사고사라는 것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모든 사회 제도들을 정비하는 데 동시에 과학자들은 병사를 어떻게든 줄이고자 노력한다. 이를 위해 UN에서 자체적으로 암 및 여러 질병 절멸 연구소를 각 대륙마다 짓는 수준까지 온다.

10년 후, 일단 모든 교통 제도와 건축 제도 등을 손보고,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안전 수칙들을 머릿속에 똑똑히 박으면서, 본래 있던 사고사의 90%가 사라진다. 대부분의 치명적인 병들도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얼마든지 변종이 나올 수 있고, 암은 아직 정복되지 않았지만.

이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역시 누군가가 의도한 죽음. 그러니까, 범죄. 죽으면 무한한 고통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마자 세상의 여러 곳에서 복수를 위한 살인이 한꺼번에 일어난 전적이 이미 있다. 범죄를 어떻게 없애야 할까? 세상의 정부들은 고민한 끝에, 한 가지 정책을 발표한다. '사람에게 죽음에 이르는 상해를 의도적으로 입힌 사람들은 사형에 처한다.'

범죄학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짓이긴 하지만 이건 매우 효과적이었다. 500년은 거뜬히 넘는 시간 동안 견뎌야 하는 아픔을 생각하면 절대로 죽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한 거이다. 덕분에 사람의 목숨을 노리는 범죄 또한 많이 줄었다. 사람의 범죄를 딱히 노리지 않은 범죄로 인해 우연히 사람이 죽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미 엄청나게 정비된 교통 제도와 건축 제도가 그것을 막는데 충실했다. 몇 번이고 검토되고 24시간 감시되는 교통 시스템에 더불어 안전 수칙이 2배로 강화된 건축 제도 및 안전 장비들이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어느 날, UN의 사무총장이 권총으로 자살한 사건이 일어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이 소식에 충격 받는다. 사무총장이 어떤 아픔을 지니고 있었는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떤 문제든지 간에, 대체 왜 하필이면 죽음을 선택한 건지가 문제다. 사람들은 이미 '죽음을 바란다'라는 것이 거의 금기시되고 있었다. 몇십년 전에 흔히 말하던 '못 죽어서 산다'라는 말은 이미 없어진 지도 오래였다. 죽으면 안된다, 가 그저 보편적이었으니.

사람들이 사무총장의 자살에 놀란 것은 그 때문이었다. 사무총장의 사생활이 급격하게 기사로 쓰여졌다. 사람들은 사무총장의 아픔 하나하나를 알고자 한다. 죽음을, 그 500년을 넘는 시간 동안의 고통을 굳이 감수해야 했던 그 이유를 찾으려고 기자들은 애썼다. 그러나 결과는 제로.

그러니 사람들은 몰랐을 거다. 몇 십년 전, 우연히,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가진 권능을 가진 사무총장의 심리를. 몇십년 전 모든 인간들의 죽음을 고통으로 환원헀던 그의 행동을. 그리고, 마지막 선택으로 죽음을 다시 원래대로, 그러니까 아무 고통 없는 무(無)로 되돌리고 자살한 그의 심리를.

여튼 사람들이 죽은 이후의 고통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 리는 없으니, 세상은 계속 이런 식으로 돌아감.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금기시하는 것은 여전하다. 사무총장의 기억을 아무도 모르는 채, 세상은 아직도 그렇게 돌아간다.



<心 Hz.>

이건 아예 단편들의 연작 장편으로 생각함..

주인공은 영훈, 대학생 1학년. 영훈은 시각장애인으로, 10살 때 사고를 당해 부모님을 잃고 약간의 덤으로 시력도 잃었다. 아, 그리고 덤의 덤으로 이전의 기억도 잃었다. (본인의 회상을 직접 따온 표현.)

어쨌든 모든 것을 잃었던 영훈이지만, 소꿉친구였던 세운이 있었고, 세운의 부모님들이 입양해준 덕분에 어떻게든 살아왔다.

그리고 아, 덤의 덤의 덤으로, 그 사고 전부터 있던 것인지, 그 사고 덕분에 생긴 것인지 모르겠지만, 영훈에게는 초능력이 있다.

그것은, 자기 주변의 1m 안에 있는 사람의 속마음이 들린다.. 그래, 독심술 같은 것. 물론 이 초능력은 저 제목에서 힌트를 얻은 것.

그러니까, 영훈은 주변 사람들의 心의 주파수를 들을 수 있는, 인간 라디오 같은 것이 된 거지.

물론 모든 속마음들이 다 들리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주 희미하게, 오랫동안 집중해야 들리고, 사람이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만 들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숨기려고 하는 것만 들린다

즉, 그 사람이 감추고 싶은 것만 영훈은 독심술로 듣게 되는, 아이러니한 능력이다. 듣고 싶어서 듣는 것도 아니고, 듣는 것을 강요받는 것이다.

영훈은 비교적 빠르게 이 능력은 눈치채고, 세운도 영훈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된다. 여튼 둘은 이 능력을 숨긴 채로 항상 단짝인 채로 살아온다.


이 소설(사실 구상 초반에는 웹툰 기획으로 구상)의 주역들은 영훈과 세운을 포함한 대학교 장애인봉사 동아리 부원들. 이 동아리에 들어간 것은, 어디까지나 영훈의 소원이었었다. 자신이 세운에게 도움받고 살아온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도움이라는 형식으로 갚고 싶었던 것이다. 이것을 세운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영훈의 마음을 알아챈 세운은 그에게 동참하기로 한다.


동아리 부원들의 수는 아직 미정. 6명이나 7명 정도가 적합할 듯. 


이것은 영훈의 초능력과 세운의 추리를 결합한, 특수설정 미스터리에 가깝다. 다른 부원들도 영훈과 함께 일상을 보내면서 점차 영훈의 능력을 알게 되고, 같이 사건을 돕기도 한다. 각자가 각자의 성격이 있고 강점이 있게 되고, 덕분에 동아리는 잘 돌아간다.


이렇게 장편으로 기획한 소설들은 이제 목차의 제목을 정하는 거로 넘어가. 목차의 제목도 물론 맛깔나면서도 지금 정한 이 컨셉이 맞게 해야해. 그러면 또 그 각자의 제목에 맞는 스토리가 술술술.. 나오는 거지.

일단 이건 연작추리소설이니까, 각 목차마다 한 사건씩 해결하는 걸로 하고, 일상물이니까 살인사건이라기보단 영훈과 세운을 포함한 장애인봉사 동아리 부원들이 영훈이 들은 목소리를 기반으로 사건이 일어나려는 것을 막거나, 주변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 적합하겠지.

그러면, 각 사건의 시작은 영훈이 들은 목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 그래서, 영훈이 들은 心의 목소리를 각 목차의 제목으로 잡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각 목차의 제목을 적고, 각 챕터의 줄거리를 생각해 봤다. 그건 다음과 같음. 덤으로 줄거리 생각할 때 각 단편의 결말과 반전도 각자 생각했는데, 그걸 공개하는 건 실재로 쓰게 될 때로.


1. 「아무에게도 안 들켰겠지」

둘이 동아리에 들어가고, 동아리 MT를 간 시점의 이야기. 술게임을 하고 모두가 취한 채 각자 잠에 들던 중 영훈은 잠에 들기 전의 마지막 목소리로, "아무에게도 안 들켰겠지"라는 말을 듣는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동아리의 3학년인 이영. (서이영임. 성이 이, 이름이 영인 게 아님)

일어나고 모두가 각자 아침을 먹던 도중, 동아리의 2학년생인 여자 선배, 희아가 지갑이 없어졌음을 알게 된다. 어제 편의점에서 술 사는데 결재는 희아가 했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호텔로 지갑을 가져온 건 맞다. 그러니까, 호텔에서 누군가 지갑을 훔쳤다는 것. 일단 각자의 짐을 살펴보기로 한 와중, 영훈과 이야기를 전해들은 세운은 당연히 이영 선배를 의심한다. 물론 초능력을 대놓고 말한 수는 없고, 이영을 은근히 추궁함. 하지만 이영은 당당히 부정하고, 이상하게 영훈은 그에게서 어떤 비밀도 듣지 못한다. (이게 거짓말만 안 하면 피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주변 사람이 감추는 것은 뭐든 듣는 거기 때문에, 비밀이 있기만 하면 다 들통난다. 물론 그 비밀을 무의식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안 들키겠지만, 영훈의 초능력을 알아챈 것도 아닌데 자신의 범행을 어떻게든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영훈이 잠자기 직전에 들은 목소리는 분명 이영의 것이었고, 그 특징적인 말투도 있었음. 하지만 이영은 범인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목소리도 안 들림. 이 모순 속에서 고민하는 영훈에게 자신이 알아챈 것을 털어놓는 것은 세운.


2. 「레모네이드가 먹고 싶어」

장애인 초등학교에 봉사활동을 나온 동아리. 각자 맞는 것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해프닝이 있어도 수업은 원활하게 진행된다. 그러는 와중, 영훈은 한 아이의 목소리를 계속 마음 속에서 듣는다. "레모네이드가 먹고 싶어.." "레모네이드가 먹고 싶어!" "레모네이드가... 먹고 싶은데..." 수업하는 내내 들리는 목소리. 모두와 합동하며 수업을 하고 비품을 준비하며, 개별수업을 해 주는 와중에도 영훈은 이 목소리가 계속 신경쓰인다. 이게 한동안 안 울리는 것도 아니고, 10분에 한 번씩은 꾸준히 들리기 때문..

결국 돌아가기 직전, 영훈과 그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세운의 요청으로 학생들에게 의견을 듣고 각자에게 음료수를 사 준다. 영훈은 목소리의 주인공인 청각장애인 아이, 민수가 레모네이드를 한껏 마시는 것을 보고 안심한다. 그렇게 비품을 각자 정리하고 나가던 도중, 음료수를 나눠준 뒤 5분도 지나지 않아 영훈은 다시 같은 목소리를 듣는다. "레모네이드가.. 먹고 싶네. 엄마도 보고 싶고."

다른 부원들이 본격적으로 영훈의 능력을 알게 되는 편.


3.  「미안해」

세운과 영훈, 이영이 동아리방에 들어왔을 때 3명은 희아와 다른 동아리 여자부원인 성유가 싸우는 것을 목격한다. 치고받는 것은 아니지만, 말싸움이지만, 서로 말이 꽤나 험하다. 말리려고 해도 듣지를 않고,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안 알려준다. 서로에게 날리는 말로 유추하려고 해도 너무 단편적이고 추상적이다. 이윽고 둘은 서로 씩씩대면서 동아리방에서 나가서 각자 다른 길로 간다. 그 순간, 영훈은 "미안해"라는 여자 목소리를 듣는다.

이를 세운과 이영, 그리고 5분 후에야 온 다른 남자 선배 우석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미안해"가 누구에게서 들린 거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세 글자만으로는 목소리를 추정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둘의 목소리가 고음과 저음으로 완전히 달랐다면 구분이 쉬웠겠지만, 둘의 음역대가 비슷한 것도 문제. 결국 고민하는 영훈. 하지만 일단 둘 중 한 명이 화해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이영의 지적에 이어 그러면 둘의 화해시켜주자는 우석의 제안이 있었고, 영훈과 세운이 거기에 찬성하게 된다. 하지만 둘이 결국 뭐 때문에 싸웠는지는 모르는 동아리 남성진들의 고군분투.


4.  「그 자식을 죽여버릴 수 있어」

복도를 걷던 중 조교가 있을 교수 연구실 앞에서 영훈이 들은 조교의 목소리. "이것만 하면.. 그 자식을 죽여버릴 수 있어." 이걸 듣고 영훈은 일단 세운이 있는 동아리실로 달려간다. 세운에몽!

일단 동아리원들은 조교가 교수를 죽이려 드는 것 자체에는 큰 의구심을 품지 않고.. 그 살인을 막는 데 집중해보기로 한다. 어찌 됐든 살인은 막아야 하니까. 초능력이 퍼져봐야 좋을 것도 없고 영훈도 그것을 원하지 않으니, 모두는 영훈의 초능력을 숨기면서도 그 살인을 막기로 한다. 결과적으로 각자가 인맥을 다해 그 조교의 최근 정황을 알아내고, 세운과 영훈은 가 조교가 말한 "이것만 하면..."의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5.  「넌 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가 있을까」

세운과 함께 있을 때마다 영훈이 종종 듣는 목소리. 그들이 동거하게 되었을 때부터 영훈은 계속 이 목소리를 들어왔다. 글자만 보면 분노나 원망이 담겨 있는 목소리지만, 세운은 언제나 이것을 슬픔이나 동정이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세운에게 이 목소리에 대해 물어보지는 못하지만, 왜 내가 너무 태평하다고 생각하는지 털어놓고 묻지는 못하지만, 영훈은 이것에 대해 계속 신경쓰인다.

어느날 결국 가장 믿을 수 있고 입이 무거운 선배들인 이영과 성유에게 이에 대해 털어놓은 영훈. 이영은 세운이 지금까지 항상 밝게 보였다며 세운의 심리에 의구심을 갖지만, 성유는 오히려 영훈의 초능력이 문제가 아닐지 생각한다. 영훈의 초능력이 세운에게 그런 슬픔을 느끼게 하는 매개체가 아닐까, 라는 것. 어쨌든 평범한 사람이 영훈의 능력이나 과거를 안다고 '넌 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가 있을까'라고 그렇게나 계속 생각할 리는 없으니, 세운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은 확실. 셋은 마음을 다잡고 세운의 감정을 파보기로 하는데..


6.  「옛날 이야기면 다야」

세운의 감정(5편의 스포일러)가 공개된 후 세운은 동아리에 나오지 않고, 가출해서 살기 시작한다. 영훈은 이를 걱정하지만 시각장애인이니 혼자서 찾으러 갈 수 없고, 따지고 보면 그 자신이 선배들에게 털어놓은 탓이라는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영훈은 회상한다. 세운이 동아리방에서 뛰쳐나올 때, 그는 세운의 목소리를 또 들었다. "옛날 이야기면 다야!"라는 분노한 목소리. 그것은 영훈 자신의 과거와 관련 있을까? 기억을 잃기 전의 영훈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던 거지? 자신의 사고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양부모, 그러니까 세운의 부모가 지금껏 숨겨온 과거를 건드리고 싶어진 영훈. 그는 이런 고민을 품고, 결국 동아리 선배들에게 털어놓는다. 모두가, 이번에는 누구도 상처입히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조사한 과거는, 모두의 예상 밖인데ㅡ.



이렇게.


<心 Hz.>는 진짜 3년 전부터 기획한 소설이긴 한데.. 귀차니즘 때문에 안 쓰고 있다.. 지금 창문챈에서 연재하는 <서관영형>도 귀찮아서 안 쓰고 있는 판에..


여튼 좋았으면 개추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