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하늘은 꺼멓게 공허하고
네온관 속에서 점멸하는 빛들
하늘에서 끌어내려진 별들은
도시의 밤을 시리도록 빛낸다

불빛 속 부딪치는 술잔소리에
박자를 맞추는 노랫소리
어른들의 풍화된 꿈들은
술에 섞여 스러져가고

오늘과 내일이 겹쳐질 즈음
가방을 짐지고 걷는 아이들
두려움에 떠밀려 학원가나 전전하다가
날아보기는 커녕 그저 전전하지는 않을지

뽈뽈거리며 부스러기나 쪼아먹는 비둘기들은
날개를 쓰는 법을 잊어버린 것일까
날지 못하게 된 것들의 슬픔을 위로하려
서로 지친 몸을 부비적거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