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저급 소설가의 유미주의 소설을 본 일이 있다


그의 눈이 반짝이고.


나는 호흡을 여기서 한번 멈추어본다

그의 소설에서는 태양이 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의 세상에서 태양은 영원이 지지 않을듯이 타오른다

그리고 어느 저급 소설가의 유머는 우리의 태양을 신격화하듯

일으켜세워, 억지로 눈을 감겨본다


우리네 땅은 온갖 검고 추한 것들로 가득히 차오른다

어느 저급한 소설가의 탐미는 우리의 폐병을 검게 타오르는 미학으로 부른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태그가 영 마음에 오지 않는다

힘없이 넘어지는 태양의 풍선이 끝모르듯 비상하는 것 처럼

나는 그의 천박하고 저급한, 활자대로 자살로 가득찬 그 글을 저주한다

그런대로 이 큰 눈의 문학을 저주한다

노란색으로 흐르는 지방덩어리 가짜 문화양아치에게 패악을 부린다


그리고 그런 나의 심술이 끝나면 그 소설가의 눈은 다시 저급한 것으로 가득찬다

문학을 오도하는 문맹 버러지의 눈이 문학의 껍질을 쓴 조증으로 가득차는 것

나는 그것을 잠잠히 앉아, 발로는 그 소설가의 역력을 밟고 지켜본다

그의 눈에서는 싸구려 눈물만이 흐른다

모두가 알아야지, 저 인공눈물의 고매한 거짓들을!


그러나, 역시 그 저급한 소설가의 눈 주변에는 맹인만이 있다

입이 멀고 타자를 치는 그 마디마디의 말초가 썩은 문화 맹인만이 있다

그는 오늘도 자살할 것이다.


그 음산하고 우매한, 문학이라 스스로 믿는 활물들을 어지럽히며

그 자살을 추앙하고 그 패륜을 추앙하는 환자들의 발작적인 박수 속에서

오늘도, 아니 내일도

그리고 그의 가짜ㅡ태양이 떠오르는 소설의 백만년 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