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봄의 품에서 움트고 있을 무렵.

 가을까지는 다섯 달이 남았을 때쯤.

 문득, 겨울에 헤어진 네 생각이 나버려서

 추위도 더위도 느낄 뿐.


 그 해 겨울은 시렸나 보오

 하기도 우스울 따뜻하던 겨울.

 시린 생각을 하면 그 겨울 생각이 둥둥

 떠올라 담요를 대신하는 밤에

 네 생각은 시리기만 하고,

 따뜻하기만 하고.


 없어지면 춥고

 나타나면 덥고

뭐가 춥고 더운 지 몰라

 춥기도 덥기도 한 생각에서

 네가 나타나면 덥고

 네가 사라지면 춥고


 없어지면 덥고

 나타나면 춥고

 뭐가 춥고 더운 지 몰라

 춥기도 덥기도 한 생각에서

 네가 나타나면 춥고

 네가 사라지면 덥고


 덥고 춥고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

 걸려버려서 골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