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나는 철야 작업을 하고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사건은 새벽 2시경.
내 폰이 갑자기 지진이라도 난듯이 부웅 부웅 우웅 울려댔다.
나는 어떤 새끼인가 빡쳐 하며 일어났다.
한 카톡방에서 어마어마한 알림이 울려대고 있었다.
초대자는 대략 600명.
10년 전에나 일어났던 카톡 테러방인가 싶었으나, 이 것은 결을 달리하는 방이었다.
맨 상단엔 영상 하나가 올라와 있었고
몇 몇 사람들이 제발 나가달라고 사정 사정하고 있었다.
이게 뭔가 호기심으로 터치해보기엔
썸네일 부터가 징그럽고 고약한 것이었다.
나는 알 수 있었다.
이 새끼 몸캠 사기 걸렸구나.
사기범은 악독하게도 사장과 직장 동료들, 친구들과 친지들, 심지어 아무 면식도 없을 사람들마저도 초대하여 이 현장을 전시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군말 없이 나가 주었지만 몇 남성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실허네~. 남자 새끼가 딸 좀 칠 수 있지~ 같은 제 딴에는 옹호의 글을 올렸다.
그 때마다 어머니로 보이는 분께서 제발 나가라고 애원조로 말했고,
누군가는 영상을 재생하면 바이러스가 다운 된다는 통보를 하였다.
영상 좀 봤다고 바이러스라니. 라기엔, 도저히 같은 남자로서 저 섬네일을 눌러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방을 나왔다.
다시 배개에 누웠으나 잠은 다 달아나 있었다.
이야. 씨벌. 요즘 아직도 저걸 걸리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히죽거렸다.
불쌍하긴 하다만, 전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었으므로.
부디 잘 해결되길 바래본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