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예쁘다."
난 달 싫어해.
"별로야? 그러면 저기 야경은 어때?"
사람들이 힘들겠네.
음력 15일이면 날마다 나와 달을 보는 너를 보고, 늘 그렇게 비관적인 생각만 해왔었다.
"저게 대체 뭐가 예쁜 걸까."
"그렇지만, 둥글고 빛난다고 해서 무조건 예쁜 게 아니야. 달이라서 예쁜거라구!"
그래, 예쁘네. 정말 예뻐.
어째서 그때 말을 하지 않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내심 그 광경에 압도되어 버리기라도 한 걸까.
"하지만 달빛이 너무 밝다면, 주변에 있는 별은 안 보이는 게 당연해."
"야, 혹시라도 나중에, 혹시라도 우리가 떨어져 있다면..."
그럴 일 없겠지만.
"음력 15일에, 달을 보면서 텔레파시를 보내기로 하자."
달을 네 눈에 반사된 빛으로만 봤을 때, 그게 눈물이었을까?
네가 주변에 있는 별을 볼 줄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네 눈 속 달빛에 위안하며 달이 안 뜬 밤하늘에도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달을 보면 늘 생각나는 추억이 하나 있는데."
그 다음 달 음력 15일, 나는 그 자리에 있을 너를 만나러 갔다.
네가 있지 않은 음력 15일은 상상하기도 싫었기에.
너무나도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은 채 앉아있는 네가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솔직히 그때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병이 굴러다니는 걸 보고 직감했다.
달빛의 네 시체를 보고
그길로 도망쳐 버렸다.
네가 말하던 추억이란 건 아마 난 평생 모르겠지.
하지만 아마 나와 비슷한 것이지 않을까?
난 이미 알고 있어.
너는 달이었고
달은 가끔 질 때도 있잖아?
네 곁에 있는 별은 요즘 좀 봐?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
별은 늘 여기서 너를 지켜보니까.
그달 음력 15일에 뜬 보름달은
유난히 나를 압도하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