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모를 눈물만큼

감은 눈을 못 뜨게 하는 건

세상 어디에도 없네.


그냥, 이 아픔이

더는 내 눈에 들어오지 않게

영영 이 눈물을 풀 삼아버리고픈

낙심과 허탈함으로.


바라던 바를 써내리던 구석을

끝없는 펜칠로 닫아둔 채

가만 의자에 몸을 담가버렸다.


배가 빙산에 맞닿기 전에

어떻게 방향타나 돌려보잔 맘으로

하는 것이 기도인데,


이미, 배의 선두를 씹고

폐를 물로 잠가버린 바다에게

무사를 바란들 무슨 의미랴.


말만 육지를 둥둥 떠다니고,

형체는 그 진위를 가늠 못하게

심연으로 던져진 아틀란티스처럼.


나의 눈도

수도꼭지를 노트 위에 얹어두고,

하염없는 물줄기에 잠겨

아직 갈망하는지, 결국 절망했는지,

가늠도 못하게 숨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