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에

문득 잠기우는 기억에


너도 저 빗방울처럼

아니, 밀려오는 파도처럼


그렇게 내게 왔던가

아니면 스쳐 지나갈 뿐이었나


나는 요동치는 물결에

그저 몸을 기대어


흠뻑 들이마신 축복은

숨이 멎을 듯한 망각


이제 비가 그치고,

어느덧 파도도 밀려났는데


내게 남은 것은

흠뻑 젖은 옷가지와 몸


비가 그친 뒤에야

문득 밀려오는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