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철문 

삐그덕거리는 경비실 문짝 

정문 앞 푸른 단풍나무


마지막까지 학교를 지키는

운동장 한 가운데 

누런 축구공 


귀에 들리는 건

저- 멀리 취객의 

붉은 고함 소리


눈 감으면 

학생들 대여섯 명의 

경쾌한 박수소리 들려오고


귀 막으면

그리운 벗들과 뛰놀던

따스한 추억이 나를 감싸는데


눈을 뜨고 

귀를 열면

밤공기는 차갑고 자동차 하나 지나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