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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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시즈카는 집 앞에서 유키카게와 만났다. 지난번에 그 일 때문인지, 유키카게는 시즈카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날 제대로 바라보는 게 어때? 이래선 ‘데이트하는 커플’이 아니라 ‘그냥 남녀’로 밖에 보이지 않을 거야.”


“하지만 말이야…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라고 일본식 가치관을 지닌 ‘일본인’인데… 시즈카 쨩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자라고 미국식 가치관을 가진 ‘미국인’이잖아. 게다가 난 그렇게 적극적인 타입도 아니고.”


그 말에 시즈카는 더욱 유키카게와 밀착했다.


“유키 군~? 이쪽을 봐. 네 여자친구한테 좀 더 다정한 눈길을 보내란 말이야.”


유키카게는 하는 수 없이 시즈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이었다. 유키카게는 금방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Hmm~ 이런 숙맥.”


유키카게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제발 너무 달라붙지 말아 줘… 시, 심장이 너무 아프단 말이야! 아메리칸 걸 들은… 다들 이렇게 적극적인가?’


그때, 바람을 타고 근처 가로수에서 거미 한 마리가 날아와 유카카게의 어깨에 붙었다.


“거미가… 어느 책에서 본 녀석이네, ‘깡충거미’라는 녀석이야. 수명은 평균적으로 약 1년, 사냥하거나 멀리 이동할 때 이름처럼 점프를 하는 게 특징이지.”


헌데, 시즈카가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유키카게로부터 대략 10미터 뒤에 위치한 가로등을 붙잡고 벌벌 떨고 있었다.


“시즈카 쨩? 왜 그래, 거기서.”


“나, 난 거미가 싫어…! 거미 공포증(아라크노포비아)란 말이야! 8살 때 숨바꼭질을 하다가 들어간 낡은 창고에서 ‘거미 때’가 내 위로 쏟아졌을 때부터!! 빨리 치워버려!”


유키카게는 놀란 듯 시즈카를 바라보더니 거미를 근처 가로수에 다시 올려주었다.


“됐지?”


그제야 시즈카도 조금이나마 진정한 듯 유키카게에게 다가왔다. 그 가로수에서 한참 떨어진 채로.


“가자. 그리고… 혹시 ‘가로수’가 없는 쪽으로 가면 안 될까? 방금 그걸 보니까 가로수 근처에도 가기 싫어!”


“알았어~ 어차피 어느쪽으로 가든 비슷할 거니까.”


“오, 이게 누굽니까? Miss. 죠스타.”


두 사람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재하였다. 유키카게는 본능적으로 그를 경계했다.


“죄송하지만 누구시죠?”


물론 시즈카는 단숨에 그를 알아보았다.


“아, 재하 군! 이 사람이야, 저 분이 날 구해줬어!”


유키카게는 재하를 바라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시즈카 쨩을 구해주셨다는 분이군요. 그녀의 ‘남자친구’로서 감사드립니다.”


재하 역시 고개를 숙였다.


“아니요, ‘남자’ 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두 남자 간에 묘한 신경전이 오가자, 시즈카가 나서서 상황을 바꾸려 했다.


“그러지 말고… 유키 군, 재하 군. 어차피 같은 ‘스탠드 유저’끼리 그러지 말자고.”


재하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던가… 그보다 죠스타 씨? 혹시 ‘시즈카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마음대로. 존칭도 안 붙여도 되는데.”


결국 시즈카와 유키카게에 이어 재하까지 골목을 걷게 되었다. 두 사람이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즈카가 둘의 사이에서 걸었지만, 그럼에도 둘 사이엔 대화 없는 신경전이 오가고 있었다. 마침내 먼저 인내심이 떨어진 유키카게가 무어라 입을 열려던 그 순간, 골목 한쪽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실례합니다만… 혹시 이 ‘거울’을 사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갑작스러운 물음에 셋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베일을 쓴 중년 여성이 똑같이 베일로 가린 거울을 들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가 애원하듯 말했다.


“거기 아가씨, 거울 사실 생각 없으십니까? 아가씨 같은 얼굴이라면 이 ‘거울’도 더욱 빛이 날 건데요.”


시즈카는 베일로 가려져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집에 제대로 된 거울이 없긴 하지만… 이렇게 가려두면 거울이 얼마나 큰 지, 집과 잘 어울리는지… 그런 걸 알 수 없잖아요?”


여자는 매우 공손한 자세로 미소를 지었다.


“어디에 걸아 놓아도 잘 어울립니다! 특히 ‘테두리 장식’은 유명 장인이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들었습죠. 뒤에 두 분도, 거울 어떻습니까? 정 원하신다면 한번 보셔도 좋습니다.”


시즈카가 먼저 베일을 걷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Hmm~ 확실히 단순한 ‘공산품’은 아니네요. 우리 집에 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그 순간, 여자는 갑자기 장사꾼 특유의 유순한 표정을 싹 바꾸더니 목소리를 내려 깔았다.


“그 ‘거울’을… 좀 더 자세히 바라보길 바랍니다. 미스 시즈카 죠스타… 당신이 봐오던 최고급 거울보다… 좀 더 ‘특별한’ 것이 보일테니까요.”


‘잠깐… 저 여자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지?’


시즈카가 의문을 가짐과 동시에, 거울에 비친 시즈카의 형체가 뒤틀리더니 거울 속 ‘그녀’가 손을 뻗어 시즈카의 목을 붙잡고 거울 안으로 끌고가려 들었다. 


“거울이…! ‘네버마인드’!”


그러나, 네버마인드조차 거울 속에 비친 네버마인드에 의해 함께 붙잡혔다. 유키카게가 소리쳤다.


“시즈카!! ‘다이너마이트 퀸’!”


“라젠카!”


두 사람의 스탠드가 그 여자에게 달려들던 그 순간, 여자는 거울 두 개를 꺼냈다. 두 사람과 그들의 스탠드가 거울에 비치자, 시즈카와 똑같이 거울에 비친 ‘상’이 그들을 붙잡아 거울 안으로 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거울이!”


“이 자식… ‘스탠드 유저’!”


“’부서진 꿈들의 거리(스트리트 오브 브로큰 드림즈)’. 너희가 무슨 ‘생각’을 할까? 너희가 무엇에 ‘공포’를 느낄까? 궁금하다… 너희의 ‘무의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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