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얘, 영철아, 삼춘이 테레비에 나오면 어떻겠니?”

삼촌이 물었다.

“삼춘이 테레비에?”

콜라를 진열하는 삼촌을 쳐다보며 되물었다.

“그래, 테레비 말이다.”

“이 테레비엘 말야?”

나는 손으로 텔레비전 화면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그래, 그 테레비 말이다. 어때? 괜찮지 않어?”

삼촌이 고개를 으쓱대며 물었다.

“삼춘이 테레비엘 나간다구? 무슨 수로?”

말도 안된다는 듯이 나는 물었다.

“무어, 뭐든 간에 말야. 예컨대 배우라든가 가수라든가 말이지. 진행자도 나쁘지 않겠어. 아, 그렇지 뉴스도 좋구. 희극인을 해볼까? 어?”

삼촌이 들떠서 얘기했다.

“에이, 어렵지 않겠어? 그럼 삼춘 가게 돕는 건 어떡하구? 울 아부지 혼자 하란 말야?”

“형님이야, 무어 알아서 잘 허시겠지. 그것보다도 삼춘이 테레비에 나오면 너는 오히려 기뻐해야 하지 않니? 학교에 가서 동무들에게 자랑거리도 되구 말이지.”

“에이, 될 일을 바래야지. 삼춘이 테레비에 나가면 나는 소설가 하겠다.”

“소설? 무얼 쓸 건데?”

“삼춘을 가지고 써보지, 뭐.”

“날 가지구 말야? 어떤 내용으로? 아, 알겠다. 삼춘이 스타가 되어서 구라파에라도 가는 그런 것 말이지?”

“그런 것 말구. 삼춘이 테레비에 나온다구서 노랠 연습하다 목이 쉬어 대회는 고사하구 장사도 못 하게 되었다 하는…”

“에잇, 이 놈, 그게 뭐냐? 응원은 해주지 못 할망정, 욕이나 하구 있어, 이게, 응?”

삼촌이 내 머리를 쥐어박았다.

“하지만, 어디 될 턱이 있냔 말야. 삼춘이 노래를 해, 연기를 해, 응?”

“이애, 삼춘은 말야. 어렸을 적에도 영화배우를 하란 소릴 들었던 사람이다, 응? 그 이후로도 가수라든가 라디오 진행자라든가 그런 걸 해보란 소릴 많이 들었단 말이다. 비록 아직까진 이러구 있지만, 언젠가는 꼭 테레비에 나가는 게, 삼춘 꿈이다, 꿈!”

삼촌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무어, 그럼 알아서 해. 나는 테레비나 계속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