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을 올려라.

그저 바라만 보던
닿을 수 없기에 아름다운 그들에게
직접 다가가 어루어 만지기 위해 움직인다

차근차근 한 층씩
하늘에는 여전히 그들이 점점이 깜박이고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보며 걷던 모두가
땅을 보며 고개를 넘어 탑으로 움직인다

위를 향해 뻗어올렸던 손
이젠 땅바닥으로 떨궈내려
한땀한땀 자재를 옮기고

시간도 공간도 생각도
이것저것 다 잊은 채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기를
반복, 또 반복

먼 곳에서 살랑이며 불어오던
따뜻한 바람은
어느덧 삼천년의 서릿발이 되어
휘몰아쳐 오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문득 고개를 들어 탑을 바라보는데
올려다 본 탑은 여전히 바닥에 있으매
그저 동경하며 올려다본 그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여전히 우리는 땅을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