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신난 몸놀림을 하며 인간 세상에 나타났다.
악마는 자신만만하게 본인 소개를 하였다.
[ 인간들아, 안녕! 나는 지옥에서 1위라고 평가 받고 있는 악마라고 해. ]
악마의 모습은 전형적이었다. 붉은 피부색과 인간보다 3배는 더 커보이는 몸, 검고 짧은 뿔, 큰 삼지창을 가지고 있었다.
악마가 나타난 곳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경악했지만 악마는 그것이 대수롭지 않은 듯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 꽤 그 평가가 오래 가다보니까 나쁜 짓만 하는 것도 좀 질리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도와줘 볼려고 해! 내가 범죄 예측 장치라는 걸 만들었는데, 여기 있는 버튼을 누르면 누른 사람이 언제까지 무슨 범죄를 몇 퍼센트 확률로 저지를지 알게 돼. 신기하지? ]
사람들은 군인까지 동원해 악마를 막았지만, 악마는 털 한 끝도 흔들리지 않은 채로 있었다.
마침 그 장치를 빤히 보던 한 노인이 악마에게 말했다.
" 어차피 곧 갈 몸인데, 내가 한 번 써보겠소! "
" 어르신, 안 돼요! "
[ 으하하하! 그래. 써보게 해주지. ]
악마는 간절히 누르길 원하는 듯 살포시 바닥에 장치를 내려놨다. 모두가 노인을 말렸지만 노인은 거침없이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검은 화면에선 지직거리며 하얀 글자가 떴다. 화면에선 이렇게 적혀있었다.
' 3년 안에 살인 가능성 30%. "
저렇게 늙고 병들어 보이는 노인이 뭘하겠냐며 반발했지만 노인은 그들에게 말했다.
" 솔직하게 말해서... 이게 맞긴 맞소. 요즘 들어서 할멈이 좀... 그렇긴 했소. "
사람들은 충격 먹었지만, 장치가 정말로 사실인지 궁금해져 써보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군인들은 그들을 바라보며 위험할 수 있다고 말만은 했지만 총을 쏠 순 없었기에 그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악마는 말리지 않고 꼭 써보길 권유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그 장치 속 화면에는 많은 문장들이 있었다.
' 1년 안에 절도 가능성 50%. '
' 일주일 안에 강간 가능성 90%. '
' 오늘 안에 납치 가능성 70%. '
등등이 있었다.
악마는 어느 정도 사람들이 이용했을때, 앞으로도 잘 써보라고 말하며 불쾌한 빛을 내면서 인간 세상을 떠났다.
악마가 사라지자마자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 왜 그 악마는 우릴 도와주려고 하는 거야? "
" 모르지. 정말로 심심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고. "
" 애초에 저게 진짜로 우리한테 도움되는 게 맞긴 해? 우리 다 죽일려고 가져온 거 아니야? "
" 그 할아버지가 맞다고 한 거 보니까 순수히 도와줄려는 걸 수도 있겠는데? "
" 사실 악마가 아니라 서프라이즈 이벤트 같은 거 아닐까? 나라에서 말이야! "
끝없는 언론과 여론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며 전국이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때, 선진국인 씨에르에서 악마가 준 장치를 남몰래 가져갔다. 그 나라의 대통령은 생중계 되는 상황 속에서 연설했다.
" 저희 나라는 이 장치가 사실이라고 판단해 사용할 것입니다. 정말로 악마가 우릴 그저 도와줄려는 것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저흰 이제부터 ' 씨에르 범죄 예측 위원회 ' 를 만들어 효율적으로 이용하겠습니다. "
예고도 없이 장치를 가져간 국가에게 다른 나라들은 욕은 했지만 대항할 수는 없었다. 씨에르는 군사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당당하게 연설까지 하며 말한 씨에르는 장치를 이렇게 사용하였다.
.
.
.
" 자자, 현재 장치 사용 예정 명단에는 우리나라 국민 밖에 없고, 전과자들이 소수 포함되어 있다. 다 알아들었지? 이제 가도록 한다. "
" 예! "
" 아니... 짭새들아. 아무리 내가 전에 저질렀긴 한데. 왜 한 번 더 잡아갈려는 거야. 더는 그런 짓 안 해. "
" 예방 차원에서 하는 겁니다. "
" 너 씨발 안 나오기만 해봐라. "
전과자가 버튼을 누르고 전과자와 위원들이 조마조마하며 지켜보던 순간, 화면에서 글자가 떴다.
' 6개월 안에 불법촬영 가능성 90%. '
전과자는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며 목이 터질 것만 같은 목소리로 호소했다.
" 뭐... 뭐? 아니야! 그럴리 없어! "
" 당신을 예비 범죄자로 체포합니다. "
두 목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 아직 범죄도 안 저질렀는데 뭔 체포야! 개소리하지 말라고! 수갑 채우지 마! 너네들 민원 넣을 거야 이 개새끼들아! "
"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이 한 발언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으며... "
예비 범죄자는 속수무책으로 끌려져 나갔다.
.
.
.
사용 과정과 후처리는 거의 비밀리에 진행되었기에 정부 이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전세계 모두가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오직 하나, 이 장치의 식별률은 100%에 가깝다는 점이었다.
그 말에 사람들은 점점 그 장치에 신뢰가 가기 시작했다. 그랬기에 사용 예정 명단에는 점점 씨에르 국민들만이 아닌 전세계인들로 퍼져나갔다.
점차 자신들의 일로 바뀌었기에 사용을 거부하는 목소리도 생겼지만 더 센 것은 위원회의 목소리였다.
" 이것은 지금 굉장히 효과적인 성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용을 멈추는 순간 더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
잠시 동안 멈춰있던 장치 사용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재개되었다.
.
.
.
한 신입이 위원장실에 조심히 들어와 말했다.
" 위원장님, 장치 식별률이 거의 100%라고 들었는데, 그러면 그냥 예비 범죄자들을 사형시키면 안 되겠습니까? "
" 흠... 그거 좋군. 고려해보지. "
.
.
.
그 의견은 정말로 실현되었다. 심각한 일이었지만 이젠 거부도 못하게 되었다. 강제로 해야됐기 때문이었다. 안 해도 죽고, 해도 잘못하면 죽게 되었다.
생각보다 예비 범죄자들은 더욱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 이게 말이 돼? 저게 진짠 거 같냐고! "
" 왜... 왜 천장에 밧줄이 있어? 도대체 왜! 제발! 이거 놔! "
" 제발! 살려줘! 숨이 안 쉬어져! "
" 으아아아아아아악!! "
이 일이 반복되자 지구엔 소수의 사람들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하지만 장치 사용은 끝나지 않았다.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마저도 세상이 야속했다. 어김없이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화면에는 멈추지 않고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떴다.
그들마저도 끊이지 않고 죽어나갔다. 이젠 위원들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위원들도 위원장에게 당한 강압적인 폭행으로 인해 어김없이 장치의 버튼을 떨며 눌렀다. 이번에도 화면에 뜨는 것은 참 다양했다.
' 오늘 안에 살인 가능성 99%. '
' 오늘 안에 협박 가능성 99%. '
' 오늘 안에 폭행 가능성 99%. '
' 오늘 안애 도주 가능성 99%. '
' 오늘 안에 협박 가능성 99%. ' ...
너무나도 많았다. 역시나 위원장에게 사형 당했다.
결국에는 위원장 밖에 남지 않았다.
위원장은 한숨을 내쉬며 장치 앞에 섰다.
위원장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버튼을 눌렀다.
딸깍!
" ! "
위원장 앞에 떠있는 글자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 5분 안에 자살 가능성 100%. '
그동안 나오지 않은 것들만이 문장을 채웠다.
분이라는 단위. 자살이라는 범죄 아닌 범죄. 100%라는 확률이 말이다.
1분 동안, 위원장은 충격에 벙쪄있었다.
1분 동안, 악마가 다시 나타나 위원장을 인정한다는 말을 하며 1위의 자리를 내주고 사라졌다.
1분 동안, 위원장은 장치 사용 예정 명단을 빤히 보았다.
1분 동안, 위원장이 거꾸로 되어있는 밧줄 앞으로 갔다.
1분 동안, 위원장은 목을 매달며 고통스럽게 사망했다.
공동 1등의 두 악마는 저승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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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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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악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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