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에는 유리체가 있다는데
유리로 이루어진 체라니
얼마나 작고
가냘픈 것들을 거르기에
유리로 이루어진 것일까
체는 또 작은
십자가의 집합체일 터인데
십자가에는 또 아픈
누군가 못 박혀
슬픔을 걸러 왔던 것일까
포도알이 짓밟힌 상처가
달콤한 와인으로 익어갈 때
증발하는 것들을
천사의 몫이라 부른다는데
나의 눈에서 걸러지던
외롭고, 아프고, 쓸쓸한 것들은
십자가의 몫이었던 것일까
무심코 걸러왔던
가벼워서 한없이 무거운 것들
저에게도 조금 덜어주세요
함께
짐 지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