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여명

뜨거운 열기가 덮쳐오기 직전의

그 짧은 평화

하루를 그리며 어떤 시간을 보낼까

상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격류의 시간



여름은 낮

작렬하는 직사광선의 제물이 되는

그 고통의 시간

그렸던 하루를 살아가야만 하는

단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내의 시간



가을은 황혼

시린 밤이 덮쳐오기 직전의

그 찰나의 소강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적막의 시간



겨울은 밤

차가운 공기로 나를 감싸는

그 잔혹한 침묵

홀로 인내의 하루를 묻으며 내일의 하루를 파헤치는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정립의 시간 



하루하루 영혼을 채우며

해마다 수명을 채우며

영원을 느끼는 찰나의 시간



이상의 인도를 따르며

현실의 격류에서 헤엄치는 시간



검투장 위의 두 사람

무대는 세상, 상대는 나



우리는 그것을 삶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