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다


몇백번이고 몇천번이고 보낸 밤이다


밤이면 밀려오는 것은 생각,

나는 왜 아직도 밤에 머무는 것일까


결국 무의미할 결심을 새겼던 적이 있다


언젠가는 깨질 연을 이어보려 했던 적이 있다


부서지고 말 마음을 쉽게 넘겨줬던 적이 있다


우울 앞에 바래질 이유를 애써 찾은 적이 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지나서 모든 것은 폐허로 돌아가

이제 내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은 밤 밖에 없으니


태연한 얼굴에서 새어나오는 것은 눈물,

억지로 구겨 찌그러뜨린 꿈과 연과 마음이 이룬


내가 유일하게 가진 가장 애처롭고도 무의미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