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쉽게도 두발짐승을 골똘한 사색가로 바꾸는 그대.

   


당신이 가진 은밀한 힘을 알았을 때,

나는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잘 벼린 칼날보다 예리하고,

한겨울 솜 이불보다 포근한 그대.

   


나는 당신이 그저 끄적임 속에 존재하는 줄 착각했습니다.

어찌 형체도 없는 것이 영원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일까요.

   


문명의 처음이자 마지막을 장식할 그대.

우리가 우리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최후의 산증인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