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검은 우산 쓰고 걸어본다


 오늘 하루는 무슨 일을 했었지

 오늘 하루도 참 열심히 살았구나


 후덥지근한 날씨에 습관처럼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자

 눈앞에 미리내 강물 펼쳐진다


 우산을 굴리면 별똥밭 나타나고

 앞으로 걸어가니 별빛이 쏟아진다

 눈앞에 나만의 우주가 나타났구나


 별구경하며 하염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현관 앞에 도착했구나


 괜시리 아쉬운 마음에

 현관 앞에서 지밋거리다


 구름이 별들을 가리고서야

 우산을 접고선 다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