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탄 배는 아드리아 해의 태양과 달을 여러 차례 지나고, 지중해를 돌아 샤르데냐 섬과 코르티카 섬의 근처로 향하고 있다. 화물선으로 위장한 이 배 안에는 두 대의 헬리콥터와 화물선으로 위장하기 위한 컴퓨터, 그리고 두 척의 조디악과 선교가 있다. 몰타나 시칠리아로 밀항하려고 했다면, 튀니스에서 출발해야 했겠지. 우리가 지중해 어딘가의 작은 섬으로 가려고 이 배를 탄 이유는 '루이지 도르니엘리'라는 이름의 구릿빛의 피부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인 '협력자'와 과거 일본군의 원수부에서 볼 법한 상을 가진 '시로야마 하츠유키'라는 일본인 원로가 같이 찾아와서 한 남자를 사살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원로께서 먹음직한 고기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은 것이 진짜 기억에 남는군."

"그야, 상대가 굵직한 카모라의 보스고, 그 시장을 뺏는다면 돈이 철철 넘쳐흐를 정도로 들어올텐데, 우리가 없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블루라이트 외에 빛이 오직 작은 LED 등 하나 뿐이라 할 수 있는 이 선교에서 전투복 차림으로 시가를 피우는 나와 왼쪽 벽에 주렁주렁 매달린 모니터로 주변 상황과 타겟의 저택 주변을 정찰하고 있는 '프리츠 블라이징엔'이라는 이름의 '오퍼레이터'라 불리는 참모가 서로 얘기를 나눴다. 이런 배를 빌리고, 이런 참모들하고 작전을 계획하고, 우리같은 '캄프그루펜(독일어로 전투단)'에게 의뢰를 맡긴 것을 본다면, 상대가 그렇게 허접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같은 킬러들 대부분이 혼자 임무를 수행할 때, 우리는 왠만한 특수부대급의 무장을 갖추고, 거물들 중에서도 거물들만 잡아서 발할라로 보내는 캄프그루페다. 우리에게 임무를 맡긴 협력자와 '원로원'의 '원로'가 의뢰를 맡긴 타겟은 '알레산드르 디 체솔로니아'라는 이름의 보스다. 그가 주름잡고 있는 시장은 로마에서 볼차노와 트리에스테인 반면, 원로께서 언급하신 공동 의뢰자인 '프레멘토 패밀리'라는 어느 마피아 조직만의 시장은 시칠리아에 국한되어 있다. 돈 많은 곳을 다 쳐먹은 돼지가 돈 없는 곳 조금 밖에 가진 늑대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으로 보여서 그런지, 돼지의 노쇠함과 한 섬에서의 수뇌부 회의를 틈타 수뇌부를 쓸어버리고 분열시켜 북부로 조금씩 진출을 하리라는 의도로 의뢰를 맡긴 것 같다. 마침, 원로께서도 이탈리아에 사업을 진출하고 싶은 의욕이 있으셔서 협력자의 의뢰에 한 숟가락 얹으신 거고. 

"우리가 하는 일은 그냥 타겟들의 육체에 납과 화약을 선물해주는 것 뿐이다. 아, 슈타이츠. 계좌 보안은 다 뚫었나?"

"거의 다 뚫어갑니다. 지금,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내서 스위스에 있는 슈트라우스한테 보내려고 하는데, 진행할까요?"

"그러지. 변호사 양반의 말은 누구라도 믿을 테니까."

마르코 슈트라우스라는 우리 측 오퍼레이터로,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로, 우리 캄프그루펜의 오퍼레이터로 붙었다. 회계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어서 캄프그루펜의 수익금 분배도 맡고 있기도 하는 그가 이번에 타겟의 변호사로 위장해 저쪽 자금을 빼앗아서 우리의 전리품으로 만들 것이다. 그래서, 슈타이츠는 그걸 돕기 위해 계좌 번호를 알아내는 중이고. 지금, 거의 다 뚫어 간다니 도착할 때 쯤이면 비밀번호와 계좌번호를 부르고도 남을 것이다. 

"약 먹을 시간이군."

지도와 메모지, 그리고 작전 계획도가 어지럽게 놓여진 책상 위에 둔 약통을 꺼내 다섯 알을 꺼내 입에 털어넣었다. 하나는 항우울제, 하나는 항불안제, 나머지 세 개는 내가 달고 사는 병에 대한 약이다. 뱃 속에서 태어난 지 36년 중에 20년을 나와 함께 했던 이 지병 덕에 크게 무너질 뻔 했고, 아직도 가끔씩 크게 고통스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상관없다. 언젠가는 그 병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으니까. 어떤 방식이든지 간에.

"괜찮으십니까?"

"괜찮네,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선교 내부에서 별들과 달이 떠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다 선장이 말했다.

"이제 10분 뒤면 도착하니, 자네들이 데려온 놈들 갑판 위에 집합시키라 하시오."

"알겠습니다. 전 대원에게 알립니다, 10분 뒤에 도착 지점에 도달할 예정이니 갑판 위로 집합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난 갑판 아래로 내려가겠네."

슈타이츠의 안내 방송이 끝나자, 선반 위에 놓아둔 P90과 P226, 야간투시경과 헬멧을 들고 내려갔다. 갑판에 도착하니 나처럼 칠흑색의 옷과 방탄조끼, 헬멧과 야간투시경을 쓰고, P90과 P226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9명 정도 있었다. 그들을 둘러다 보다가 말을 열었다. 물론, 나는 연설을 할 능력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만 했다.

"작전 계획은 이미 들어서 알고 계시리라 믿고 있겠습니다. 보트로 부두에 잠입하여 탈출로를 막은 다음, 저택으로 향하여 보안시설의 무력화 및 타겟 사살을 진행하면 되는 큰 틀의 진행과정 속에서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조금씩 작전을 변경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내 의식의 흐름대로 5분 정도 말을 하다가, 출발 신호를 보내고 조디악에 올라탔다. 

"에르거 팀, 준비 완료."

"미하엘 팀, 준비 완료."

"코만도, 통신 방해 전파 가동 완료. 출항 허가."

두 보트에서 준비 완료를 외친 뒤, 고무보트를 연결하고 있던 크레인의 줄이 풀리고, 수면과 맞닿게 되었다. 엔진 시동을 걸고, 앞으로 나아가자 초록색으로 도색한 화물선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보다가, 내 옆에 앉아 있던 '알프레드 로스터'라는 이름의 신참이 말을 꺼냈다.

"지휘관, 지휘관께서는 왜 킬러가 된 겁니까?"

킬러가 되기 전에 6년 동안 병에서 벗어나려는 것과 동시에 대학 생활을 마친 뒤, 아버지의 용병 부대에 지원하게 되었다. 할 일이 없어서 지원했다는 대답을 예상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사실, 나를 킬러의 세계로 이끈 근원이 있기는 하나, 아무한테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 근원이 뭔지 알고 있는 두 명이 있긴 하지만, 쉬체(독일어로 소총수)들에게는 당분간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도에서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이렇다.

"그냥 나의 운명이 이끄는대로 살다가 이렇게 된 거라네."

"근데, 지휘관의 운명이 뭐라고 말했길래 여기로 온 겁니까? 야누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가진 신)같은 우리 캄프그루펜에 오는 것보다 다른 회사에 가는 것이 더 좋았을 거 같은데 말이죠."

왜 온 것인지는 말하기가 싫어서 그냥 무시하고, P90을 만지작거렸다. 날 여기로 이끈 동기는 오직 나만이 알고 있게 할 것이다. 당분간은.

"말하기 싫은 거 같군요."

말하다가도 계속 조디악이 밤하늘과 지중해의 수면 위를 가로지르며 나아갔다. 밤하늘의 별과 달이 수면을 비추는 걸 바라보며 멍 때리다가, 멀리서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불빛이 아마 등대의 불빛일 거라는 생각으로 보트를 멈추게 한 뒤, 망원경과 지도를 번갈아가며 동태를 정찰했다. 지도를 살펴본 결과, 우리의 현재 위치는 섬으로부터 5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과 부두에 있는 경비원들은 본 것만 해도 총 20명, 무장은 대략 MP5나 AK-103을 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등대 옆에 무기고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하엘 6, 우리는 등대를 무력화하러 가겠습니다."

에르거 팀의 지휘관이자, 캄프그루펜의 부지휘관인 '에르거 우비차' 씨가 등대를 무력화하겠다고 무전을 걸면서 보트의 방향을 변환하는 것을 요청하였다.

"에르거 6, 알겠습니다. 무기고도 제압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에르거 팀과 갈라지고, 우리 미하엘 팀만이 있는 보트에서 작전을 브리핑했다. 

"작전은 간단하다. 지도에 표시한 지점까지 서행하다가 도착하면 바로 부두 좌측을 소탕한 뒤, 주차장에 있는 차량들과 통신서버가 있는 이곳을 무력화한 뒤, 에르거 팀과 합류하여 저택에 진입한다. 알겠나?"

주머니 속에 넣어둔 색연필로 지도에 표시를 하며 브리핑을 하자, 대원들에게서 알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좋아, 비슈. 시동 걸어. 최대한 빠른 방법으로 좌측에 상륙한다."

시동을 걸라는 명령을 내린 뒤에 모터보트의 엔진이 소리를 내면서 나아갔다. 천천히 바다 위를 떠다니며 고무보트가 부두 좌측의 절벽으로 향하는 것과 동시에 무전기에서 무전이 들려왔다. 아마도, 에르거 팀일 거라 생각하며 무전기를 받았다.

"미하엘 6, 현재 등대 밑에 도달했습니다. 저는 등대를 맡고, 나머지 네 명은 무기고를 맡을 예정입니다."

"알겠습니다. 에르거 6. 저희도 곧 부두 좌측에 도달합니다. 도착하는대로 무전 보내겠습니다. 이상."

에르거 팀이 등대와 무기고에 도착했다는 말을 들은 지 3분이 지나자, 우리를 태운 고무보트도 부두와 조금 떨어진 절벽에 도착했다. 뭍으로 보트를 끌고 올라와 정박시킨 뒤, 대원들과 함께 절벽에 가까이 간 뒤, 줄 발사기를 들고, 절벽 위로 발사했다. 총구에서 발사된 후크가 허공으로 날아가다가 절벽 위에 걸린 걸 확인한 뒤, 고리를 연결하고, 절벽 위로 올라갔다. 두 개의 밧줄에 의지하여 8m 정도 되어보이는 절벽을 오른 뒤, P90을 꺼내서 장전하고 부두로 향했다. 칠흑색으로 도배된 헬멧과 방탄조끼, 전투복을 입은 다섯 명이 부두 좌측의 주차장으로 향하는 동안, 또다른 무전이 걸렸다. 

"미하엘 6, 등대와 무기고 정리 완료했습니다. 지금 어디쯤이십니까?"

"에르거 6, 지금 주차장 서쪽 400m 지점입니다. 최대한 빨리 부두로 향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AR-15 저격형을 거치했으니, 말만 하신다면 지원해드리겠습니다. 이상."

다행히도 에르거 팀이 우측의 등대와 무기고를 정리했다는 보고였다. 그 말에 대원들을 서두르게 하여 달려간 결과, 주차장 밖을 돌아다니는 경비원 두 명을 보았다. 그들을 바라본 뒤, 잠시 멈춘 대원들에게 수신호로 조준 명령을 내렸다.

"내 신호에 맞춰서 사격한다. drei, zwei, ein....(셋, 둘, 하나....)"

하나에서 소음기 다섯 개에서 납 덩어리가 나와서 경비원들의 머리를 뚫고 벽에 박혔다. 죽었는지 확인한 결과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조금 이동하여 문에 도달해 조심스럽게 문을 연 뒤, 내부를 둘러보았다.

"Chi sei!(누구냐!)"

안에 있는 경비원들이 손전등을 비추며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속도보다 총구에서 총알이 나가는 속도가 더 빨랐다. 총소리를 내며 내부에 있던 경비원 3명을 쓰러뜨린 뒤, 바로 트럭들을 확보하였다. 트럭 키 두 개 정도면 아마 우리 열 명을 싣기에 좋을 것이다. 트럭들을 둘러봐서 붙여놓은 폭탄이 없는지 살핀 뒤, 문을 조심히 열었는데, 바깥에 경비병력이 50명 정도 있었다. 이 정도면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건너가기 어려울 거라 판단해 무전기를 켰다.

"에르거 6, 저격 요청합니다. 바깥에 경비병력이 너무 많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 팀들을 배치시켜 놓은 상황입니다. 그 쪽은 어떻습니까?"

우비차 씨의 무전과 동시에 수신호로 팀원들을 적들이 보이는 창문 근처에 위치하라고 명령하자, 팀원들이 신속하게 창문 근처에 2인 1조로 붙었다. 배치를 확인한 뒤, 출구를 막고 있는 셔터의 문을 경비실에서 얻은 열쇠로 푼 뒤, 무전을 다시 보냈다.

"미하엘 팀, 배치 완료했습니다. 신호 보내신다면 즉시 발포하겠습니다."

탄창을 살펴보고, 수류탄을 집은 뒤, 문을 열 준비를 했다.

"알겠습니다. Drei, Zwei, Ein!(셋, 둘, 하나!)"

신호와 동시에 미하엘 팀과 에르거 팀의 총구란 총구가 불을 뿜기 시작했고, 쥐고 있던 수류탄을 던져 여러 명을 발할라로 보내버렸다. 에르거 팀의 저격총과, 우리팀의 P90이 뒤섞여서 부두 중앙의 병력들을 무참히 도륙을 내고 있는 도중에, 주차장 좌측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드르륵' 긁는 소리를 내며 창문을 지나간 것을 본 나는 저 본부 안쪽에 있는 놈들은 꽤 중무장을 했겠다는 생각을 했고, 본부 쪽과 가까이 있었던 랑케와 비슈를 물려서, 본부 쪽을 기습하라고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랑케와 비슈가 뒷문으로 나가서 본부 쪽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동시에, 기습당한 병력들이 정신을 차리면서 그들이 들고 있던 MP5와 AK-103의 화망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젠장! 저 본부 쪽에 병력만 없었더라면!"

주차장에 남은 세 명이 수십 명의 경비병력이 만들어낸 화망에 의해 제대로 된 사격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반대편의 에르거 팀이 저격 지원을 해준다고 하지만, 그들에게도 화망이 위협하면서 제대로 된 지원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세 명이서 날리는 총알들로 부두에 있는 놈들을 다 죽이는 것보다 저 놈들이 만들어낸 총알이 우리가 의지하고 있는 주차장의 벽을 걸레짝으로 만들고, 우리를 다져놓을 것이 빠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게, P90의 방아쇠를 계속 당기고, 당기고, 당기다 보니, 본부 쪽에 폭음이 들려왔다. 랑케와 비슈가 침투에 성공한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P90을 난사하여 저항했다. 그 두 명이 등 뒤를 노리는 걸 돕기 위해서 수 분 동안 계속 총격전을 지속하다가, 본부 쪽에서 또다시 긁는 듯한 총소리들이 들려왔다. 다만, 우리 쪽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선착장 쪽으로 총알이 향한 것을 보고, 그들의 기습이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옆구리가 노출된 병력들은 세 방향에서 날라오는 총알들을 견디지 못하고, 전멸하였다. 화염이 더 이상 보이지 않자, 다 죽었다고 판단하여 탄창을 점검했다. 꽤 길게 총격전을 해서 그런지, 탄창을 6개 정도 챙겨왔는데, 2개 정도 남았다. 

"에르거 6, 여기는 미하엘 6. 탄창이 부족한데 혹시 무기고에 뭐 좀 있습니까?"

"미하엘 6. 무기고에서 P90 탄창들을 발견했습니다. 합류해서 재보급을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다행히도 P90 탄창들이 좀 있다고 한다. 몇 개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총알 한 발이라도 더 얻는 게 어디인가. 그래서, 랑케와 비슈, 나머지 팀원들까지 트럭에 태우고 7분 동안 달려서 에르거 팀과 합류했다. 저격을 지원해 준 에르거 팀의 팀원들과 지휘관인 우비차 씨께서 P90 탄창들이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오면서 말했다.

"저희들 없었으면 어쩔 뻔 했습니까?"

우비차 씨께서 탄창을 던져주면서 말하자, 내가 망원경 너머에 있는 감시탑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야 다 시체가 되겠죠. 그나저나, 저쪽을 보십시오."

망원경을 보며 서쪽을 가리키는 걸 본 우비차 씨가 고개를 돌려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을 보았다. 그곳을 자세히 본 결과, 감시탑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감시탑 위에 있는 병력들은 부두에 있던 똘마니들이 방탄장비 하나도 걸치지 않고 소총으로만 무장한 것과 달리 이 놈들은 방탄헬멧과 방탄조끼를 입고 있고, M240 기관총과 유탄발사기로 무장한 상태였다. 서치라이트까지 사방팔방으로 배치되어 있는 이 감시탑들이 4개 정도 있는 걸로 보아하니, 타겟의 저택이라 생각했다. 그 말인 즉슨, 맨 몸으로 갔다가 민스미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총 말고 좀 더 강한 무기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마침, 무기고에서 RPG-7 4개를 발견했습니다."

무반동포 대신 로켓이 있다는 걸 에르거 팀원인 '로베르트 베르거'가 말하자, 그걸로 대체해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들고 오라고 했다. 로켓 4발과 발사기 4개가 팀원들의 손에 들린 것을 보면서, 우비차 씨께서 그걸 어디에 쓸거냐고 물어보자, 감시탑을 부술 때 쓸 거라 하며 트럭에 실은 뒤 저속으로 이동하였다. 3km 정도의 거리를 저속으로 10분 정도 이동한 뒤, 내가 아는 가장 가까운 정찰 스팟에 차를 세우라 한 뒤, 차에서 내려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에르거 팀은 좌측의 언덕으로, 저희 팀은 우측의 폐허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은 뒤, 돌파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좋소, 차로 가면 소리 때문에 들킬 염려가 있어서 차에서 내린 겁니까?"

"예, 주변에 사람 키보다 큰 풀숲이 있으니 들킬 일은 없을 겁니다."

그렇게 얘기하다가 지뢰가 있으면 어떡하냐는 로스터의 질문에 나는 또 이렇게 답했다.

"블라이징엔이 지뢰가 묻혀 있는 곳은 없다고 했다. 직접 그들의 기록이란 기록은 다 찾아본 결과이기 때문에, 믿을 만 할 거다."

안심을 한 로스터와 팀원들을 이끌고, 폐허가 위치한 우측 풀숲으로 이동했다. 내 키보다 큰 풀들을 자르며 별의 별 불평이 다 나올정도로 더러웠긴 하지만, 당당하게 장애물이 없는 곳으로 걸어들어가다 죽는 건 싫기 때문이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 쓰레기란 쓰레기들을 모조리 다 부어버린 것처럼 빌어먹을 정도로 많은 쓰레기들과 겨자 가스가 나을 정도로 지독한 악취가 코를 찌르는 풀숲을 지나가다가 폐허에 도착하자, 어색한 자세로 RPG를 들고 온 로스터와 케퍼가 RPG를 바닥에 놓고 탄두를 장전하는 동안, 서치라이트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고 있었다. 다행히도, 장전이 완료되고, 돌파를 준비할 때까지 서치라이트가 폐허로 향하는 일은 없었다.  

"장전 완료했습니다, 지휘관님."

"미하엘 6, 에르거 팀,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우리 팀과 에르거 팀이 둘 다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말과 함께 명령을 내렸다.

"Fertig.(준비.)"

"Angriff!(공격!)"

공격 명령과 함께 발사기에서 로켓이 날아가며 각 감시탑들과 부딪쳐 불꽃이 되었고, 내부에서 큰 혼란에 사로잡힌 소리가 들려오자, 작전이 성공했다는 것을 체감했다.

"Bereit zum Durchbruch!(돌파 준비!)"

부대 전체가 양쪽에서 감시탑 없는 두꺼운 콘크리트 벽을 향해 달려가서 벽에 바싹 붙었다.

"폭발물을 꺼내게."

명령과 함께 케퍼의 배낭에서 돌파용 폭발물이 나왔고, 그걸 벽에 붙인 뒤, 폭발시켜서 틈을 만들었다. 폭발로 생긴 틈 사이로 우왕좌왕하면서 권총을 들고 있는 경호원들이 보였고, 그들이 정신을 차리고 우리를 향해 사격하기 전에 P90을 난사하여 불귀의 객으로 만들었다. 외부에 나와있던 경호원들을 다 처리했다 싶을 때, 저택 내부에서 총성이 들려왔고, 내 바이저를 스쳐지나간 걸 느꼈다. 밖의 소란을 깨닫고 내부에 있던 경호원들이 정신을 차린 것이다. 우리 쪽으로 총성이 더 들리고 더 많은 총알이 우리를 향해 날아오기 전에 창문과 창문 사이 벽에 붙은 뒤, 그래플링 후크를 발사하여 2층에 걸은 뒤에 벽을 타기로 결심했다. 

"나 혼자 간다. 에르거 팀을 지원하도록."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더 위험한 일도 겪었는데, 뭐."

로스터의 걱정을 뒤로 하고, 밧줄을 타고 권총을 든 채로 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창문 틈 사이로 나를 향해 총알 몇 발을 날리려는 놈들을 들고 있던 권총으로 죽인 뒤, 조금 잠잠해진 벽면을 타고 2층으로 향했다. 줄 하나에 의존해 계단을 타지 않고 회의실이 있는 2층에 창문으로 들어간 뒤로 들어가자마자 뛰쳐나온 놈들이 총을 꺼내기 전에 모퉁이에 숨은 뒤 섬광탄을 뽑아 던져서 시야를 마비시켰다. 그 뒤에 방아쇠를 당겨 눈이 먼 그들에게 총알을 선물해준 뒤, 방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숨어있는 놈들을 사살했다. 정보에 따르면, 내부에 타겟들과 경호원 외에 접대부 16명과 사용인 20명 정도가 저택 내부에 있다는데, 그들은 다행히 2층에 없었다. 그들이 위치한 곳은 에르거 팀과 그들과 합류한 우리 팀원들에게서 나온 무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미하엘 6, 여기는 미하엘 2. 민간인들을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처리반이 올 때까지 기다리도록. 슈타이츠, 랑케의 바디캠으로 민간인들이 보이지?"

"보입니다."

"비밀유지각서 출력해서 그들에게 서명할 수 있도록 대기시켜."

슈타이츠에게 명령을 내린 뒤, 검붉은 액체가 흘러나오는 시체들을 가로질러 중앙에 큰 문에 다가갔다. 아랫층에 있던 9명 중 3명만 아무나 2층에 있는 큰 문으로 오라고 한 뒤에 문을 발로 차 강제로 열리게 만들어 내부로 들어갔다. 회의실이라 생각한 나의 직감이 맞았다 생각한 것과 동시에 의외로 도망가거나 숨어있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태연히 앉아있다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온 불청객에게 불쾌하다는 표정을 드러내는 늙은이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상석에 위치한 사람이 주요 타겟이라 생각하며 말을 걸었다.

"이런, 시뇨르 체솔로니아. 손님한테 이런 불쾌한 표정을 드러내는 것은 신사로서의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는데요."

"내 경호원들을 죽이고 내 별장에 초대 없이 침입한 건 백작으로서의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는데, '검은 백작' 나으리."

내 별명을 부르며 P90을 들고 땀으로 머리가 떡진 나를 경멸에 가까운 눈으로 노려다 보는 타겟이 시가를 피우다가 비벼 끄면서 말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나를 향해 걸어오더니 나에게 말을 걸었다.

"누가 자네의 전투단을 고용했나? 나도 자네의 명성은 익히 들었다만, 그 지휘관을 보는 것은 80년을 살아오면서 처음이라네. 더군다나, 자네 부친과 전혀 닮지 않은 어느 이방인이 폰 클로이제거의 성을 물려받고, 그 전투단원들이 지휘관의 지위를 세습하는 것을 인정하여 우리 패밀리들을 이길 정도로 무적의 사나이들을 이끌고, 특수작전처럼 행동하여 한 건에 수십 명을 요단 강 너머로 보내버리는 무자비한 검은 백작 나리를 말이야."

정신 사납게 내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면서 입을 열면서 찬사를 가장한 조롱을 뱉어냈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이런 조롱은 내가 인생을 살아가며 받은 조롱들 중에 새발의 피도 안 되니까. 그래서, 표정 없이 안광 없이 탁한 시선만을 내뿜는 눈으로 그를 노려다 보며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의 조롱이 끝나자, 총을 만지작거리며 그에게 대답했다.

"원로와 도르니엘리입니다."

사실대로 말하자, 그가 순간 멈칫했다. 원로인 시로야마 씨는 늘 이탈리아에 자신의 '킬러 회사'를 진출하려고 시도해왔고, 도르니엘리는 가난한 남부에 만족하지 못해 사사건건 그의 시장인 북부로 진출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의뢰자들에 대해 말하자, 순간 깐족거리던 그가 멈칫하더니 머리가 굴러가다가 모든 인과관계를 파악한 듯한 눈치로 표정이 바뀌었다.

"그리고, 시뇨르 도르니엘리가 또다른 이유를 제시했는데요."

"뭔가? 저번에 그거는 이미 사과를 했을텐데."

타겟이 말한 그거는 체솔로니아 패밀리가 도르니엘리 패밀리의 콘시리엘리와 양아들을 죽인 사건이다. 콘시리엘리는 몰라도 아내와의 부부생활 중에 자식이 생기지 않자, 증발해버린 동생의 자식을 입양해 양자로 삼아 애지중지 키워왔던 그에게 양아들의 총살은 가장 큰 고통이었을 거다. 그래서, 또다른 이유로 부하와 자식에 대한 벤데타를 내세우며 나에게 벤데타를 위탁한 것이다.

"그러면, 왜 그쪽에서 히트맨을 보내지 않고 자네들을 고용한 거지?"

"여기에 숨어있는 사람에게 히트맨 한두 명 보내서 성공할 거라 장담하지 못하더군요. 거기다가, 자신의 부하들을 벤데타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고 덧붙이면서 말이죠."

내가 대답을 하는 사이 발걸음이 들려왔다. 저벅저벅 걸어오는 발걸음이 방에서 멈추더니 총구 세 개가 타겟과 테이블에 앉아있는 간부들을 향한 채로 정지했다. 그것을 본 간부들의 표정이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뀌던 사이 총구 세 개 중에서 두 개가 그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탄환을 내뿜어 그들이 입고 있던 와이셔츠를 붉게 물들였다. 자신의 눈 앞에서 P90으로 간부들이 찢기는 것을 본 타겟의 표정이 순간 겁 먹은 표정으로 바뀌더니 털썩 주저앉았다. 하지만, 팀원들은 그의 처지를 동정하지 않는다는듯이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으어... 으어어..."

몸이 굳어버린 채로 아무 말도 못하는 타겟을 보며 입을 열었다.

"유언은 원래 듣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 꼬라지를 보니 먼저 죽이지 않아도 말을 못할 거 같군요. 그럼, Auf Wiedersehen.(안녕히.)"

작별인사와 함께 P90 네 개에서 발사된 탄환들이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의 대부분의 신체부위를 뚫고 지나가면서 하나의 불쾌한 오케스트라를 만든 채 그의 육신을 다 찢어버렸다. 200발에 달하는 탄환이 몸 속에 박힌 그는 머리의 일부분이 산산조각이 난 채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눈과 코, 그리고 동년배인 노인네들에 비해 많다고 자랑한 자연산 치아는 탄환 때문에 밖으로 튀어나왔으며, 두 팔이 끊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부서진 채로 피로 둘러싸인 고깃덩어리가 되어 갈색 바닥 위에 누워있었다.

"어우, 이번 작품도 잘도 아름답게 뒤졌군요."

비슈가 카메라를 들고 체솔로니아의 시체를 찍었다. 정수리부터 턱 밑까지 그리고 팔다리와 어깨에 박혀서 찢어버린 수많은 총상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를 찢고 내부에서 피의 잔치를 만든 총상들까지 합한다면 수백 개는 될 듯한 시체, 아니 피떡은 사진 한 장으로 저장되었다. 아, 선교에 무전키는 것을 잊었군. 그래서, 선교와의 통신 전파로 맞춰서 통신 방해 전파를 회피한 뒤, 무전을 켰다.

"코만도, 여기는 미하엘 6. 체솔로니아 외 22명 사살 완료. 처리반 출동 바란다. 그리고, 그 쪽으로 사진 파일 하나를 전송할테니 주요 타겟이 맞는 지 확인바란다."

"알겠습니다. 처리반을 보내겠습니다."

"아, 그리고 통신 방해 전파도 끄도록. 이상."

무전을 끊은 뒤, 23개의 시체가 뒤틀린 채로 쓰러져 있는 회의실에서 기다리다가 전화가 울렸다.

"누군가?"

"슈트라우스입니다, 지휘관님. 타겟의 계좌에 있는 돈들과 마피아들의 공동 계좌, 간부들의 계좌에 있는 돈들을 인출해 남김없이 '라운더리'에 보냈습니다."

"고생했네. 23명의 통장에서 돈을 빼내느라 좀 힘들었겠구만."

슈트라우스의 변호사 연기 덕분에 23명의 통장에 있는 돈들과 공동 계좌에 있는 돈들을 합해서 어마무시한 돈이 우리 수중에 들어온 것을 보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 저 놈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돈들이 어마무시할텐데, 우리가 죽인 23명에게서 개인별로 한 개씩만 빼서 모아놔도 꽤 많은 돈이 주머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런 '전리품'들을 '약탈'하는 것은 '죄없는' 타겟의 가족과 민간인들과 연루되지 않는 이상, 암묵적으로 허용된다. 물론, 10%를 남겨놓으라는 규칙도 따라오기 때문에, 각 통장에서 90%만 털어왔지만, 그래도 어디인가. 아무튼, 이제 처리반들과 상부의 적절한 '뒷처리'만 있다면 이 의뢰는 완벽하게 수면 밑에 가라앉게 될 것이다. 그렇게 처리반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선내에서 온 사전 처리반이 타고 온 헬기가 근처에 착륙하는 걸 보고 피로 얼룩진 회의실을 나가 밖으로 향했다. 밖으로 향하니 갑판에 있던 헬기 3대에서 처리반 13명하고 현장을 수습할 도구들이 저택으로 향하고 있었고, 근처에 있었던 민간인 36명이 나머지 분대원들의 감시 하에 밖으로 나섰다. 벌벌 떨며 밖으로 나온 민간인들을 헬기 3대에 나눠서 태운 뒤, 대원들과 함께 이륙하여 추가로 저택으로 향하는 헬기 3대와 스쳐지나가면서 몇 분 동안 새벽 하늘을 날아다닌 끝에 함선에 도착했다. 

"자, 여러분들. 내리시죠. 여러분들께서 해주실 일이 남아있습니다."

착륙하자마자 헬기에서 내린 뒤, 불안에 떨고 있는 민간인들을 선교로 인솔하면서 말을 했다. 그 해주실 일은 비밀유지 각서로, 내가 민스미트로 만들어 버린 체솔로니아는 물론, 간부 22명을 죽인 일과 우리 캄프그루펜이 이 일을 했다는 것을 어디에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서명하는 것이다. 만일, 그러지 않는다면 '처리반에 넘겨질 것이다.' 이것도 죄없는 민간인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품을 수 있겠지만, 킬러의 손으로 죽이지만 않으면 이 일에 대해 추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저, 사람을 잘못 만났고, 그들의 위협을 간과했을 뿐이지.

"그게 무엇입니까?"

턱시도를 입고 있는 늙은이가 벌벌 떨면서 나한테 질문하자, 보면 알 것이라 하면서 선교로 끌고 갔다. 도중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것에 힘들어하는 민간인들이 있었지만, 계속 올라간 끝에 선교에 도착했고, 슈타이츠가 한 종이뭉치를 책상 위에 놓은 뒤, 의자에 앉은 뒤 다리를 꼬고 나서 입을 열었다.

"서명하십시오."

"저 종이들은 무엇입니까?"

"비밀유지각서요. 쉽게 말해서 내가 당신네들 보스와 간부들 22명을 총살한 것을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이 각서로 맹세하는 것이오."

눈치없이 누가 끼어들며 입을 열었다.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강제집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태연한 표정으로 P226을 흔들며 건들거리는 자세로 말하자, 안에 있던 민간인들 대부분이 얼어붙었다. 강제집행의 의미를 잘 이해한 것이다. 얼어붙은 그들에게 다시 한 마디를 하면서 분위기를 완화시켰다.

"이 각서대로만 실천하신다면, 지금 즉시 10,000달러의 보답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해코지하지 않을 것도 약속하죠."

"정말입니까?"

"아니라면 지금 탁자 위에 놓인 권총으로 절 쏘시든지 하시죠."

손가락으로 민간인들 앞에 둔 베레타를 가리키면서 말하자, 너도나도 준비해 둔 각서와 볼펜을 들고 서명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날 죽인다 해도 바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거라는 예감이 든 거겠지. 그렇게 36명의 비밀유지를 받아낸 뒤에 그들을 헬기 3대로 근처 항구에 보내라고 지시했다. 물론, 집으로 보내기 위한 트럭을 대기하라는 요청도 덧붙여서 말이다. 지친 표정과 안도감이 든 표정을 지은 채로 나가는 민간인들을 바라보며 우비차 씨가 시가를 문 채로 말을 꺼냈다.

"이번에도 임무를 완벽하게 성공했군요."

나도 총을 내려놓고 시가를 입에 물고 선교에 들어온 분대원들을 둘러다 보며 불을 붙인 채로 대답했다.

"늦게 들어온 저를 지휘관으로 모시는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확실히, 경력으로 우비차 씨를 포함한 캄프그루페 내의 베테랑들에게 밀리는 나를 존중해주고 내 지시에 잘 따라주는 그들이 고맙다. 짬으로 지휘관에게 반항하는 집단은 제대로 굴러가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전 지휘관인 아버지께서 직접 지목하신 권위 때문에 존중해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도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일이 틀어졌을 때 캄프그루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최대한 모두를 존중하고 있다. 그래서, 방금 전에 말한 것이 가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 말을 들은 전투원들이 내 말을 듣고 역시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 각자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로 뒤덮인 선교를 끌고 화물선이 마르세유로 향하는 걸 바라보면서 이번에도 임무를 허공으로 흘려보냈다. 
------------------------------------------------------------------------------------------------------------------------------------------------

Schwarzen Graf von Rache-시놉시스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재밌게 봐주시고 반응 부탁드립니다!

링크: https://arca.live/b/writingnovel/84712439?p=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