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말들을 적었다.


낡은 집 벽에

가장 높게 달았다.


자린고비 맨밥 먹듯이

우리는 희망 먹고 살았다.


짜디짠 굴비보다는

달콤해서 물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당뇨에 걸리셨나 보다


약 봉투를 들고

걸어오던 날이면


바람 따라 떠나버린,

엄마 생각이 종종 나는지.


더운 눈두덩 위에는

바람 시린 울을 짓고 있어도


아버지는 샘솟는 

울음을 잣고 있었다.


밤이면 밤마다


치켜든 고개 위로

날카로운 신음이 돌았다.


벽에는 아름다운

말을 적었던 족자가 있었고


무거운 소원이었는지

곰팡이 슬고 찢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