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모음집
2. 맺음말에 앞서
3. 단점
4. 장점
5. 맺음말을 맺는 말


*

1. 모음집

[소설]
내가 대회 첫빠따인 건 잘 알겠고-

[시]
내가 대회 첫빠따였는데
一편
二편
三편
四편

[수필]
내가 대회 첫빠따였고, 아마 마지막빠따인 듯


*

2. 맺음말에 앞서

어째선지 제목이 점차 대강대강 설렁설렁 깜냥깜냥 귀결되어 가는 듯합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서평이란 건? 제목보다? 내용이? 중요하지? 않? 나?
뭐 괜찮겠죠. 제목은 거들 뿐이니.

총평이네 맺음말이네 거창한 말을 예고하긴 했습니다만, 쓰다보니 크게 내용이 달라지지도 않더군요.
새로이 내용을 첨부하려드니 괜히 시간만 걸리고, 실속 있는 말은 없고.
그냥 했던 말 엮는 정도로 하려 합니다.

하기의 장단점은 둘다 주관적으로 느꼈던 것들.
총평이니까 못했던 말도 하는 거죠 뭐.
아 ㅋㅋㅋ 어차피 상품은 이미 받았다고 ㅋㅋㅋ.


전체적인 단점: 퇴고의 미흡함.
전체적인 장점: 보조관념 선택을 잘했음.



3. 단점
단점이 간단히 퇴고의 미흡함이라고 떠들긴 했는데, 퇴고라고만 단정하긴 좀 힘드네요.
공통적으로 느낀 점을 뭐라고 한 문장으로 압축하기 곤란해서 저리 한 것 뿐이거든요.

쓰신 글 중에 보면
기起, 승承 의 소재를 그대로 이끌고
전轉, 결結 까지 달린 글이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전환이 없이 초반에 주었던 인상을 주욱 끌고 가는 거죠.

제가 수필 피드백할 때 일찍이 한 말이죠.
산문 쓰실 때 이게 특히 강하시더군요.
소설도 당연히, 일정 부분 이런 점이 있었구.

좋게 말하면 이야기에 통일성이 있는 거지만
나쁘게 말하면 단조롭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이 부분은 좋게 평가하기가 좀.

후술할 장점과 연관시켜 생각해보면,
즉석에서 생각난 소재로 벼락치기 하신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재주입니다!
중요한 재주죠.
단박에 소재를 떠올리는 것도 중대한 재주입니다만....
단박에 떠오르는 모든 소재가 좋은 소재는 아니지요.
좋은 소재더라도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고요.

'여기서 어떻게 비틀어볼 수 없을까?'
'시점은 역순행이 낫지 않을까?'
'기승전에서 뿌려놓은 구조를 떠올리면 결말은 이쪽이 낫지 않을까?'
등등의 여러 고민.
이건 뭐 다들 아실 테니 이 이상의 사례는 생략하겠습니다만.

여하간 고민의 미흡함입니다.
퇴고는 완성된 원고에 대한 고민이고, 이건 미완성된 플롯에 대한 고민이니 여기다 쓰긴 힘들겠네요.
여하간 그렇습니다.
슬슬 말이 꼬입니다. 에잉.
단점 짚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그렇습니다.
장점도 그렇지만 단점은 특히나 버겁습니다.
단점은 이쯤 떠들고 장점이나 봅시다.



4. 장점
보조관념 원관념.
이것도 기존에 말씀드렸던 것이긴 해요.

원관념을 빗대는 보조관념의 설정이 좋았습니다.
잘 나타나던 작품이 <거부감>.
쓰레기봉투와 다가가기 싫은 무언가의 연관성.

이미지 좋죠.
분위기 좋고.

좋은 보조관념의 척도 중 하나는 참신함입니다.
또 원관념의 특징을 은연 중에 얼마나 잘 어필하는가도 척도지요.
둘다 잘해내시는 모습을 왕왕 보여주셨습니다.
글에 있어서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가 될 리는 없는 요소지요.

단연 운문에서만 이런 것은 아니셨고 산문에서도 비슷한 강점을 비치셨습니다.
<지우개밥 이야기> 가 기억에 남네요.
왕국 간 분쟁과 뭐와....
이걸 어찌 지우개밥으로 빗댈 발상을 하셨을까요.

삶은 계란 깨먹는 방법으로 다툼을 표현한 건 걸리버죠.
그 이후로 소인이라는, 효율적이고도 강력한 보조관념은 참신함의 일각을 잃게 됐습니다.
동물? 동물로 사람을 풍자한 것도 이미 많습니다.
그리고 지우개밥. 지우개밥. 크.

이 참신함과, 애둘러 표현하는 능력.
이 재주는 부러운 재주였습니다.



5. 맺음말을 맺는 말
지금까지 모자란 글솜씨로 피드백을 했습니다.
도합 6편이라는, 창문챈치고는 기나긴 시리즈를 내걸고요.
피드백이라기보단 노가리였지만 아무튼 피드백이라면 피드백인 거죠. 호호.

서평이란 녀석은 쓸 때마다 후회막급이더군요.
사유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여느 글처럼, 그저 조금 더 잘 쓸 걸 하는 거죠.

혹자는 이를 두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에 후회가 이는 것이라 매도하였습니다.
하나 지금에 와서 그런 사소한 건 의미가 없는 법입니다.

과정 중에 최선을 다했든, 그렇지 않든, 과정은 과거가 되어버렸으니까요.
현재의 저에게 남은 것은 결과 뿐입니다.
선악과 이후로 인간은 결과를 지고 사는 생물이 되었으니까요.
제게 남은 결과는, 특별상입니다.
기프티콘. 유용하게 써먹어야죠.
마침 숙소에 식수가 다 떨어졌으니 거기에 쓰는 것도 좋겠군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