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넥슨의 블루아카이브,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룬테라 세계관의 요소들을 차용하여 제작한 패러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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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세계물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세계로 트립하거나 전생한 주인공이 다른 게임이나 창작물에 관여하는 것이 좋아서 그런 걸수도 있다.
아니면 단순히 '이렇게 되면 어떨까?' 하는 욕구의 해소를 위해서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곳을 본인이 직접 당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끔찍한 일이기도 하다.

생판 모르는 곳에 아무 이유 없이 떨어져 온갖 난관을 자기 손으로 헤쳐나가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고통을 받건 간에 그것을 이야기할 상대는 없다.

설령 전생하거나 트립한 케이스에서 돌아간다 해도 그곳이 트립이나 전생 이전처럼 멀쩡한 일상을 줄 리도 없다.

그것이 이세계물의 현실이자, 진실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이세계물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세나 아바루의 일기장 1page 中]

-Side ???-

가라앉았던 의식이 천천히 부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항상 들리곤 했던, 아니 들려야 했던 스마트폰의 알람소리가 들려야 했음에도 들리지 않자 먼저 후회가 밀려들어왔다.

'알람을 맞췄는데도 너무 늦게 깨버렸어. 이제 깨어날 줄 알았다면 차라리 알람을 15분 단위로 맞춰놓을걸...'

어제 롤을 너무 많이 했던 여파인걸까. 아무래도 의식이 흐려지다 못해 필름이 끊겨 깨질 못한듯 싶었다.

'이정도면.. 롤도 타임머신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낯선 천장이네. 낯선 풍경... 아니 잠깐만.'

생판 모르는 집에서 눈이 뜨였다.
창 밖에는 푸른 하늘에 빛의 고리로 보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내가 블루아카이브를 너무 해서 꿈을 꾸고 있는 건지에 대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블아 세계관을 알면 이런 하늘은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는 거니까.

그렇게 서서히 자기합리화를 하며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나의 생각은 곧이어 창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와 폭탄 소리에 잠잠해진다.
꿈이라기엔 너무나도 사실적인 소리와, 폭발음이 들릴때마다 느껴지는 미약한 진동에 나는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지금 상황이 냉정해질 상황이 아님에도, 그럴 내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게 꿈이라면 총성과 폭발음이 이럴 정도로 사실적일 리 없어.. 한번 확인을..'

순간적인 판단 하에 나는 내 볼을 스스로 꼬집었다.

'으윽.. 방금 통증이 느껴졌다는 건 설마..!'

방금 전까지의 그 정보들을 통해 지금까지의 정보를 토대로 견적을 내본 결과는 이랬다.
여기는 확실히 키보토스고, 나는 설마 했던 이세계 트립물의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내가 드디어 정신이 나간건가? 먹지 말아야 할 걸 먹진 않은 것 같은데."

블아 트립물이나 전생물 특징 중 하나인 TS까지 적용되어버린 것인지,
내 목소리는 어디 가고 여자 목소리가 입에서 나왔다.

게다가 지금 이 목소리도 내가 롤을 하면서 들은 적이 많은 '그 서폿'의 목소리다.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패닉에 빠지지 않은 나는 갈수록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으며 재빨리 전신 거울을 찾았다.

그렇게 전신거울로 보게 된 내 모습은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빛의 감시자 복장, 영혼 마법으로 인해 초록색 빛을 내는 눈동자같은 외형적인 면부터,
거울의 반대편에 세워져있는 거대한 유물포까지.

유일하게 다른 점은 빛의 감시자 마크를 닮은 헤일로가 내 머리 위에 떠있다는 것 뿐.

"...어쩌다 보니 이런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네. 왜 하필 이 모습으로 이 세계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세나 아바루, 구원자.
[Senna abaru, the Redeemer]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중 하나이자, 원딜형 서포터의 대표적 챔피언.
나는 내 모스트 1픽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채 이 키보토스에 떨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