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날 문득 옷걸이를 보면

어제 입었던

와이셔츠

외투

면 바지가

옷걸이에 목을 매고 걸려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행복할 거라며

어제의 내가 공양했던 육신이

교수형을 받아. 걸려 있다

꼭 그렇지도 않은데

그렇지도 않은데


습하고 추운 침상과

매너리즘에 잠긴 뇌

뿌리 없이 떠다니는 악몽들

끝없이 헤매이는 저주의 이야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