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사는 이곳은 태초에 모든 것이 질서 없이 뒤섞인 혼돈의 형태였다고 한다.

우리는 그때를 '카오스'라고 부른다.


하지만 태초의 신이 태어나 혼돈의 세상인 '카오스'를 하늘과 땅, 바다로 나누고 일곱 명의 아이를 낳으면서 신화 시대가 시작된다.


그리고 일곱 명의 아이는 낮의 아이, 밤의 아이, 날씨의 아이, 평범한 아이, 살인의 아이, 욕심의 아이, 탐욕의 아이로 불리게 된다.

그리고 일곱 아이는 서로 혼인을 했다.


그중 '선'의 축에 속하는 아이는 낮의 아이, 밤의 아이, 날씨의 아이이고,

'중'의 축에 속하는 아이는 평범한 아이이고,

'악'의 축에 속하는 아이는 살인의 아이, 욕심의 아이, 탐욕의 아이이다.


'선'의 축에 속하는 혈통들은,

순혈의 낮의 아이인 '천인',

순혈의 밤의 아이인 '마족',

순혈의 날씨의 아이인 '용족',

낮의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선인',

밤의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헌터',

날씨의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기인 (奇人)',

낮의 아이와 밤의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가디언 (더블)',

모든 '선'의 축에 속하는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가디언 (트리플)'이 있다.


그리고 '중'에 속하는 혈통은 순혈의 평범한 아이인 '인간'이 있다.


또한 '악'의 축에 속하는 혈통들은,

순혈의 살인의 아이인 '야차',

순혈의 욕심의 아이인 '마수',

순혈의 탐욕의 아이인 '그리드',

살인의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악귀',

욕심의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마인',

탐욕의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이블',

모든 '악'의 축에 속하는 아이의 혼혈인 '마신'과 그의 하위 호환이자 돌연변이 후손인 '혼란',

모든 '악'의 축에 속하는 아이와 평범한 아이의 혼혈인 '요마'가 있다.


전설 시대 전인 신화 시대 때는 천인과 마족, 인간과 용족이 어울려 지냈고,

야차와 마수와 그리드가 어울려 지냈다.


그때는 천계에는 천인이, 마계에는 마족과 마신과 야차와 마수가, 하계에는 용족이, 중간계에는 인간이, 중간계와 연결된 영계에는 영혼이, 명계에는 사자(死者)가 살았다.


그리고 마신의 하위 호환이자 돌연변이 후손인 혼란이 생겼다.

하지만 마신이 야차와 마수와 그리드, 악귀와 마인과 이블, 혼란과 요마로 군대인 마군(魔軍)을 만들어 각 계에 전쟁을 일으켰고,

천인과 마족과 용족과 인간이 힘을 합쳐 성군(聖軍)을 만들어 반격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전쟁을 '성마(聖魔) 대전' 또는 '아포칼립스'라고 부른다.


'성마(聖魔) 대전'인 '아포칼립스'에서 승리한 '성군(聖軍)'은 악의 축에 속하는 혈통인 마신과 혼란과 요마, 야차와 마수와 그리드를 마계 밑의 지옥인 괴계에 가둔다.


하지만, 야차와 마수와 그리드가 몰래 중간계에 '악의 유산'을 중간계에 남긴다.


또한 야차와 마수와 그리드가 빙의한 '악의 유산'인 악귀와 마인과 이블이 중간계를 혼란에 빠뜨린다.

그 후, 잇따라 '선'의 축에 속하는 혼혈인 선인(仙人)과 헌터와 기인과 가디언(더블/트리플)이 요마와 악귀와 마인과 이블을 퇴치하며 '전설 시대'가 시작된다.


그리고 중간계에 머무르면서 그 곳을 지키는 선인과 헌터와 기인과 가디언(더블/트리플)을 '선인(善人)'이라고 한다.

그리고 중간계에 머무르면서 그 곳을 환란에 빠뜨리는 혼란과 요마, 악귀와 마인과 이블을 '악인(惡人)'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류가 중간계에서 뛰어난 문명을 이룩한 지금의 시대를 '문명 시대'라고 한다.

아포칼립스가 일어난지 2000년이 지난 지금은 봉인이 풀려 혼란이 환란을 일으켰다.


지금부터 여러분이 들을 이야기는 인간의 힘으로 홀로 신의 경지에 올라 영체(體)로 현신한 마신과의 고독한 전투 끝에 죽은 한 사람의 이야기다..


- - -


콰과광-


아주 격렬한 전투로 인한 굉음들이 건물들이 무너져 불타는 디스토피아적인 도시 일대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곳에서는 세상을 멸망시킬 마신과 의문의 사내가 싸우고 있었다.

의문의 사내와 싸우고 있는 마신은 멸세의 마신 타르타로스 오비투스 타나토스였다.

그리고 마신과 불타는 장도를 든 채로 싸우고 있는 의문의 사내의 이름은 하현민.


그의 얼굴은 그동안 힘들게 산 세월이 얼굴에 드러난 듯 매와 같은 눈빛에 날카로운 인상에 역삼각 얼굴형을 지녀 차갑고 날렵한 인상을 주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이 세상이 멸망하기 전, 세상에서 잘생긴 연예인들의 뺨을 수백 번 넘게 때릴 수 있는 매우 준수하고 잘생긴 얼굴이었다. 뺨 때릴 연예인이 다 죽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는 본래 세계 최초의 뛰어난 화속성 M급 가디언이었다.

하지만 아포칼립스 력 2020년 마신의 현신으로 인해 멸망해가는 세계에서 마신에게 저항하는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세계는 이미 멸망했을 것이다.

그래서 일까? 마신의 공격에는 감정이 실려있었다.


"감히 한낱 인간 주제에 내 계획을 방해하다니. 허나, 내 사냥감인 너만 사라지면 지긋지긋한 이 세계는 끝이다."


마신 타르타로스가 화를 참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화를 참는 타르타로스의 모습에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것은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이 세계는 너같은 마신에게 멸망 당하지 않아. 마지막 권능을 가진 신인 내가 남아있으니까."


그 말을 들은 마신은 그를 쳤다. 


우웅-


그가 마신이 공격하려는 부위을 보고 그곳에 손을 뻗어 염력으로 마신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그의 몸이 벽으로 날라갔다.


"커헉-!"


"크하하하하! 좀 더! 좀 더 발버둥을 쳐서 나를 더 재밌게 해다오!!"


마신이 사악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후.. 알긴 알고 있었지만 마신이라 염력은 거의 씨알도 안 먹히는 군..'


그리고 마신의 공격은 그의 생각보다 데미지가 훨씬 컸다.


'아직 여유가 있을텐데?'


놀란 그는 급하게 자신의 신체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아직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그는 다급한 마음에 육안으로 자신의 몸상태를 확인했지만 심각한 외상같은 문제는 없어 보였다.


'설마 마신의 저주 때문에?'


그때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 때문에 그는 시스템을 사용해 상태창으로 자신의 체력와 마력를 확인 했다.


[체력:150767500/603070000] & [마력:150767500/603070000]


역시 그의 가설대로 체력과 마력이 심각하게 줄어있었다.

그의 가설에 설득력이 더 더해진 셈이다.


<마신의 저주 중첩으로 인한 속도 저하, 힘 저하, 체력 -5%(5분마다), 마력 -5%(5분마다)>


'이런, 망할.'


역시 그의 가설대로 싸우기 전엔 넉넉했던 체력과 마력이 마신의 저주로 인해 빠른 속도로 소모되고 있었다. 이번에 확실히 끝내지 못한다면 자신이 위험한 수준이었다.


"이 위대한 마신의 저주 때문에 너도 곧 정신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내 저주 때문에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나와 싸울 의지를 보여서 나를 더 재밌게 해다오!!"


마신이 사악하게 말했다.


"하압!"


그가 기합을 지르며 불타는 장도를 휘둘렀고, 그 칼에서 나온 화염이 그 칼의 검로()대로 화염의 검강기(劍強氣) 괘도가 그려져 마신을 적중 시켰다.


하지만..


"이건 새로 만들어진 마사지 비법이냐? 시원하구나!!"


그의 공격은 마신에게 전혀 통하지 않아 보였고, 실제로도 그러하였다.


"후우....."


여기까지 오기까지 여간 쉽지 않았었다.

그래서 더욱 더 이 싸움은 패배해선 안 됐다.

그의 아내, 그의 자식들, 그리고 길드원들까지..

모두의 희생이 그를 여기까지 보내주었다.

그들의 희생이 그의 등을 밀어주었다.

하지만 그의 몸은 그의 생각보다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상태로 그가 확실히 마신을 처리할 수 있는 건 정제된 파극염을 사용한 자폭 뿐이었다.


파극염. 그것은 원래 시바 신이나 아수라 마왕에게 영혼을 팔아야 쓸 수 있는 일종의 신의 힘이었다.

하지만 그걸 알게 된 그는 악신에게 영혼을 파는 게 부정적으로 보여서 그 파극염을 시전자의 영혼을 불태워 터지는 폭탄처럼 정제했다.

하지만 정제된 파극염이라 해도 영혼에 무리가 가는 술법인 것은 분명해 그는 최후의 카드로 남겨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오랫동안 쓸 때만을 기다린 기술이 시전되는 때 였다.


'내 영혼을 모두 불태워서라도 마신 네 녀석을 마지막 저승 길 동무로 삼아 주겠다.'


그리고 그는 마신의 배를 두 팔로 속박하는 형태로 잡았다.


"뭐, 뭐하는 짓거리야?! 나와 같이 자폭할 셈이냐? 이, 이거 놓아라!"


마신은 그를 떼어내려고 했지만, 그것은 절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마신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사내의 몸은 점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우웅-


"아, 아.. 안돼!!"


마신이 유희를 끝내기 싫은 듯 소리치고 몸부림쳤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점점 빛이 났고, 그의 몸이 점점 금이 가더니, 이내 폭탄처럼 터졌다.


"안.. 돼.."


그리고 이 대폭발을 정통으로 맞은 마신의 영체는 폭발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그 후 일어난 일에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폭으로 인해 죽은 줄 알았지만 자신이 살아있었고 또한 벚꽃이 있는 어느 봄날의 화창한 날씨의 공간에 그가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 공간은 자신이 죽기 5년전 가족과 함께왔던 소풍날의 풍경이라는 것을.


"아빠아~"


그리고 그때의 가족들을 모습과,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때의 그 풍경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오구오구~수연이 아빠 품에 안기고 싶었어?"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어느 맑은 음성이 들려왔다.


"이곳은 내가 만든 아공간이다."


그러자 그는 그 맑은 음성의 정체를 물었다.


"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러자 그 맑은 음성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의 질문에 답했다.


"나는 우주신 코스모스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너에게 기회를 전달하려고 왔지."


그러자 그가 말했다.


"마신의 강림 때 성좌를 포함한 모든 신이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뭐가 어떻게 된 겁니까?"


그러자 코스모스가 답했다.


"절대 영역의 있는 나 같은 신들은 정말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답이 됐나?"


그러자 코스모스가 그에게 물어보았다.


"자네, 인생을 다시 한번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받아들이겠는가?"


기회. 지금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


"네, 하겠습니다. 그렇다는 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자 그의 질문에 코스모스가 대답했다.


"그렇다. 허나 그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 것 처럼 묻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