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서 흐르는 피

딱지를 긁어내리는 쇳조각

습관을 따라 격자로 파인 살갗

머리를 울리는 우울함

코로 나오는 눈물

빠질듯 뻑뻑한 눈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

창 밖으로 뛰어내리지 않고

약을 술과 함께 삼키지도 못하는 비겁함

자제할 수 없는 자괴, 자해, 자폐

이부자리에 누워 천장이 무너지길 바라는 삶

가로수의 가지에 목을 매다는 상상,

헐거운 가로등이 깔아 뭉게는 상상,

괴질에 걸려 고통스러워 하는 상상,

약관의 사내와 종심의 선생이 다르다고 한들

묫자리에 들어 제를 지낸 후에는

다를것이 무엇인가

18년동안 힘들었으니 이제 편해져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