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심상을 헤메며
어디도 들이댈 삶도 그토록 맑아 흘러갔던가.
저 한 소녀는
짙틔운 주름을 그려 끌며 걷고
저 바삐 내뛰는 PM도
제 날랜 바람결에 자빠지난.
띠겁게 검은 숫자들에 찡그리는 어머니도
오손히 흥얼대는 벗들도
홍대앞 樂友도, 관악속 學友도.
시퍼런 모랫바람에 새치는 하마스도
하늘넘어 아버지를 구하는 유다도.
지상 만 유물에 맹종하는 그들도
같을 것을 두고 이상을 보는 다른 그들도.
모두 어느 길을 그린듯이 걸어가는 꼴에,
나 홀로 이 시야에 갇히어 살핀 세상을 믿으려니
그저 섬찟할 까닭에 할 말도 없어지는 것이다.
다만 두려워 모두 괼 까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