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울어보라
여태껏 무엇을 보았느냐
자네가 내게 삿대질을 하든 발길질을 하든 닿을 일이 무엇이나 있겠는가
제 것은 없어 두곤 누구를 탓하려 이곳에 왔느뇨
아무리 탄성을 내지르고 철문을 긁어대도
핏가에 소문만 무성하지 그림자는 어딜 갔겠나
심장마저 도려내어 산산이 파편적일 와중에
느낄 만한 피부는 남겨라도 놓았었는지
알아도 몰라도 대답은 하지를 말라
짐승의 아가리에선 울릴 소리가 없다
두 발로 선 것만이 깊이 차오른 울림을 뱉을 여지가 있나니
앞뒷발 난장을 쳐도 위를 치켜보며는 나타날 일이나 있으리오
굽히었을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