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대학생은 방송통신대학의 영문법의 기초를 틀어낸다

청년 시절에 두들겨 맞아 배우던 필사의 영어를 떠올린다

따라 적음만 매일을 반복하던 그때의 것이라도 다시 해본다


다시 늙어 굳어버린 머리는 어린아이처럼 빨아들이지 못해

열렬히 외우고 또 외워 그 체계를 통으로 암기하고자

트럭을 몰고 가며 때로 틀던 노래 대신 강의를 듣는다


떠올려보면 후회로 막심한 학생의 시절은 무식했었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그것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중학생이었을 적에는 교사라는 꿈을 꾸었건마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겪어 나는 다만 시험을 준비하는

단 한 사람의 공시생이 되어 노량진에서 머물다가

그마저도 포기하고서 어느 기업에 취직에 지냈더라



무엇을 바랐더냐 무엇을 꿈꾸어 이렇게 살았느냐

내 새끼 키우다 보면 떠오르는 상념들이 깊이

그 아이를 감싸고서 스스로 하고픈 것 할 수 있기를


나는 이제야 공부의 맛을 알아 다 늙은 머리를 붙잡고

겨우겨우 알파벳을 적어내려 완전히 머물지 못하는데

아들은 제 공부하고픈 것 마음껏 할 수 있기만을


운이 좋았는가 아들을 자유로이 키웠더니만

언젠가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여 꿈을 가졌더라

여전히 분방하여 제 배움만을 중시하여라


이래 살아서는 나와 같이 하고픈 일 못할꼬

걱정스런 마음에 뒤따라 대견함이 깊이 차올라

너는 너 하고픈 것 멋대로 하라, 말을 하였다



배움은 끝이 없이 깊이 파고 들어간다

학생 시절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느라

한 번 겪은 적 없는 이 학습이 어찌나 좋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 세월을 거슬러

다시 몇 년을 배움에 내던져 살고 싶었다

자식들은 장성하여 곧 대학에 들어가니


잃어버린 나의 청춘은 머리가 아니어서

배움이야 다시 해볼 만도 하여 기쁘다마는

그 적부터 배워 왔었더라면 어찌나 좋았을까


아내가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면 필체를 눌러

짙게 적어 내리는 알파벳은 곧고 강하다

고등학생이 잃은 꿈을 쉰이 다시 눌러 붙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