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전쟁이 끝났다. 우생학과 우월주의로 무장한 정부군 테러리스트들은 패배했고, 그들의 터무니없는 사상도 역사가 되기 시작했다. 승리한 반란군은 긴 탄압에서 벗어나 정부군들을 처분했다. 가장 먼저 그들의 우두머리가 목이 베였고, 그 다음으로 간부, 그리고 가장 가까운 협력자들도 뒤이어 목이 달아났다. 곧이어 한 여자가 처형장으로 끌려 나왔다. 이전까지의 그 어떤 정부군과 달리 추례하지도 않았고, 옷도 당장 놀러 나가는 것처럼 말끔하게 입고 있었다. 지휘관이 물었다.


"이 여자는 뭔가?"


병사가 말했다.


"협력자입니다. 주요 협력자들은 이미 끝냈고, 다음으로 가담자와 방관자 차례입니다."


"방관자까지 죽여야 할 이유가 있나?"


"악의 평범성입니다. 정부에 대해 저항할 수도 있었지만 침묵하고 따른 자들을 살려둘 수는 없잖습니까."


다른 병사가 말했다.


"이 여자는 군인도 아니고, 직접적으로 선전한 적도 없으며, 총 한번 잡아본 적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편에 붙어 혜택이란 혜택은 모두 받았죠."


"잠시만, 멈춰라."


지휘관의 명령에 병사들이 멈추자, 여자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몸부림을 쳤다. 지휘관은 그녀의 입에 물린 재갈을 벗겼다.


"할 말이 있으면 말해 봐."


여자는 조용히 웃었다.


"너희들이라면?! 너희들이라면 어쩔거지?"


지휘관은 의문을 표했다.


"맞아. 난 방관했다… 그들의 죄를 알고도 가만히 있었지. 그래서? 내가 반항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일까? 아니,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혜택? 그래, 전부 다 받았지. 그래서 너희라면! 너희라면 그게 불의라는 것을 알고 저항할 것인가? 가만히 있기만 하면 돈도, 직장도 모두 준다고 하는데… 너희는 저항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