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행하며 이동하는 무리가 있다하였네
기적을 일으키는 성인(聖人)들은 갈림길을 마주하였네
그 갈림길은 성인들에게 하나의 시련을 쥐어주니.
성인들은 마주 앉아 각자 기적이 행해져야 할 길에 대해 의논을 하였네
첫 번째 길은 역병의 길이네
병의 공포와 고통이 밤새워 마을의 사람들을 고통의 끝으로 몰아가니. 이 길은 계속된 고통만을 줄 지옥이랴.
두 번째 길은 전쟁의 길이네
영원한 전쟁으로 서로를 증오하며, 남녀노소 가리지 아니하고 서로 살육만을 즐기니. 이 길은 지상의 평화만을 거두어간 지옥이랴.
세 번째 길은 기근의 길이네
존재하지 않을 식량에 끝 없는 배고품으로 인육을 탐하여 서로를 잡아먹기에 바쁘니. 이 길은 존엄성을 포기한 자들의 야만 지옥이랴.
마지막 길은 죽음의 길이네
단 한 명도 차별없이 죽어나가기만 하여 횡량하기만 하니. 이 길은 아무 것도 없는 무의 지옥이랴.
이 넷의 갈림길에서 성인들은 각자 기적이 행해져야할한가지의 길에 대해서 서로 의논만을 하였네
어느 길에 기적이 행해져야 하는가?
그 긴 논제 끝에 한 성인이 말을 하였네
그리곤 모든 성인들이 말하길
우린 그 어떠한 길도 택할 수 없다.
우리의 기적으론 단 하나의 길조차도 개척할 수 없느라
허나 기적의 행차는 계속될 것이니라
그리곤 하나 둘 성인들은 갈림길에서 일어나 기적을 행차했던 길을 되돌아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