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보 냈다.


별 볼 일 없는 하루에

초라한 골목길 어두운 가로등 아래서

황홀한 반짝임 받은 마른 손바닥을 건넸다.


나는

가위를 내야할까

바위를 내야할까


평소처럼 

너를 이겨 먹으려 해야 할까

아니면 이번 한 번 져 주어야 하나


그러다

문득


너는 이미 보 냈구나.

이미 너는 나를 보냈구나.


나는 똑같이 생긴 손바닥을 펼치며

아득한 눈물 쓰리게 참아내며


너에게 안녕이라 말하겠노라

이젠 진짜 안녕으로 너를 보내겠노라


그래서 나는 보 냈다.


너를 보냈다.